[화물복지재단-교통신문 공동] 교통안전 지상캠페인 ‘교통안전 10대 과제’ <9> 보행자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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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복지재단-교통신문 공동] 교통안전 지상캠페인 ‘교통안전 10대 과제’ <9> 보행자 안전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5.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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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안전의 척도…자동차 속도가 문제
 

스쿨존‧실버존 등 늘려 시설확충을
존 관리체계도 정비해 효용 높여야
운전자의 안전의식이 보행안전 좌우
교통약자 특히 취약해…배려 있어야

교통안전 측면에서 선진국과 후진국을 나누는 중요한 잣대 중 하나로 흔히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비율’을 꼽곤 한다. 운행 중인 자동차가 보행자를 치어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는 가장 저급한 교통문화의 단면으로, 무엇보다 운전자의 안전의식과 직접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교통사고 사망자 수에서 여전히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특히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비율이 높아 교통안전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보행자 교통사고는 어떤 유형이며, 그 원인은 무엇인지, 또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보행자 교통사고는 광화문대로나 서울역 앞 도로와 같은 주간선도로, 즉 차로 수가 많고 자동차 통행량이 많은 도로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고 차로 수가 적은 이면도로나 생활권 주변 도로에서 많이 발생한다.

사고 지점은 주로 ▲보행자가 무단횡단 하기 용이한 곳 ▲보행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곳 ▲횡단시설․보차도 분리시설 등이 없거나 미흡한 곳 ▲주간선도로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아 속도를 서둘러 낮추지 않은채 달릴 수 있는 곳 등으로 요약된다.

주목할 점은, 보행자 사고가 잦은 지점에서의 보행자 무단횡단 행위다. 무단횡단이 잦으면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를 억제하기 위해 보차도 분리를 위한 연석, 가드레일, 팬스 등 안전시설물이 설치되고 있고, 실제 시설이 완료된 곳에서는 무단횡단 보행자 사고 역시 줄어들어 시설 확충의 필요성이 자주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보행자를 위한 안전시설이 잘 구비된 지점에서도 보행자 횡단 교통사고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대부분 운행 중인 자동차의 속도가 원인이다. 속도를 줄이지 않는 한 도로를 횡단하는 보행자의 안전은 보장되기 어렵기 때문에 이와 같은 지점에서는 속도 저감을 위해 흔히 속도제한구역 표지판과 지면 안내표지, 과속방지턱 등이 설치되고 있다.

이와 같은 교통안전시설을 통해 특정지점의 보행 교통사고 감소 또는 예방을 도모하기 위한 노력으로 스쿨존이나 실버존 등의 지정․운영 사례를 들 수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보행자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그것은 보행자․운전자 모두의 무관심 내지는 안전의식 부재로 인한 것이다.

먼저 보행자의 경우를 보자. 보행자의 과실로 인한 보행자 사고는 대부분 무단횡단이 원인이다. 횡단신호가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건너는 행위, 횡단보도가 없지만 무단횡단이 엄격히 금지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뛰어 건너는 행위 등이 주로 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주택가 골목길 등 횡단시설이 불필요하고 보행자 횡단이 잦은 곳에서의 보행자 교통사고는 놀이중인 어린이, 심신이 부자유스러운 노약자, 여기에다 최근에는 휴대폰에 몰입해 자동차의 접근을 인지하지 못한 보행자 등이 교통사고에 자주 노출되고 있다.

이를 종합해보면,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을 알면서도 무리하게 도로를 횡단하다 사고에 이르는 경우를 제외하면 어린이나 노약자 등 교통약자의 교통사고, 또 보행중 휴대폰 사용에 의한 사고가 많다는 점이다.

반대로 운전자의 경우는 사고 발생 행위가 단순하다. 십중팔구 규정 속도를 지키지 않아 보행자 교통사고를 야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편 보행자 교통사고 발생시간은 주로 하루의 일과가 마무리되는 오후 4~6시, 다음으로 해가 진 직후인 오후 6~8시에 사고가 가장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계절로는 보행활동이 빈번한 여름, 봄․가을의 순으로 보행자 사고가 많았다.

 

이상에서 확인해본 보행자 사고유형과 원인을 종합해 분야별로 예방대책을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시설 : 기본적으로 보행안전 시설이 충분히 갖춰져 있을 때 보행 교통사고는 줄어든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보행환경 개선을 위한 시설 확충에 투자가 이어져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보행 교통사고 발생지점을 전문적으로 분석해 핵심 원인을 발굴하고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대책으로, 꾸준히 시설을 정비하고 확충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역시 보차도 경계를 누구나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이를테면, 차도와 보도를 구분하는 흰색 차선이 언제나 확연히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가드레인의 경우 자동차의 보도 침범을 방어하고 보행자의 무단횡단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어 보행자 보호를 위해 적극 권장될만한 시설로 꼽힌다.

이밖에, 보행안전에 입각한 횡단보도 운영, 횡단보도 시설 개선 등도 보행안전에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법․제도 : 관련법에서 이행을 강제화하고 위반 시 법적 구속력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어린이나 고연령층의 보행안전 환경을 우선적으로, 또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스쿨존․실버존의 확대 운영이 권장된다. 여기에는 자동차 속도제한과 관련시설의 설치도 규정하고 있다.

존의 시설수준이나 존에서의 교통행위에 관한 규제 내용이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이를 통합해 확대 운영하는 등 지자체들의 노력이 필수적이다.

반면, 이미 제정돼 운영 중인 스쿨존․실버존의 관리운영 상의 문제점도 해소돼야 한다. 말은 스쿨존․실버존이지만 운전자나 보행자 모두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아무런 규제가 없는 곳은 무용지물이자 오히려 이것이 교통안전을 저해할 수도 있으므로, 지정된 스쿨존․실버존은 지속적으로 관리돼야 한다는 점이 특별히 강조된다.

지역 내 스쿨존․실버존의 양호한 유지관리를 위해서라면 지역단위 기초행정조직과 일선 경찰조직, 교통안전 유관기관, 녹색어머니회나 모범운전자회 등 자생적 교통봉사단체 등이 이에 관한 거버넌스를 구축해 각기 역할을 나눠 이를 자율적으로 성실 이행하는 협동체계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운전자 : 운전자가 보행자 안전을 위해 취해야 할 태도는 기본적으로 속도를 낮추는 것이다. 최소한의 제한속도를 유지하되 보행자가 많은 지점을 운행할 때는 속도를 더욱 낮춰 서행으로 움직이되 더욱 전방의 보행자 동향에 주의를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

더욱 근본적으로는 운전자의 안전의식 고취를 위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신문․방송 등 언론을 통한 교통안전 캠페인, 사업용 자동차 운전자 보수교육이나 도로교통법 위반 벌점 누적자 등을 상대로 한 교정교육 시에도 보행안전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효과적인 대안으로 지적된다.

특히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는 보행자 교통안전을 위한 초보적인 이행요건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는 이론적․선언적 제안이 아니라 구체적 행동으로 나타나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지속반복적인 홍보와 계도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행자 : 보행자 스스로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행동요령을 습득하고 실제 도로 현장에서 이를 이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기본은, 보행자가 보행자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것이다. 자동차란 보행자의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보행자에 접근하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므로 이를 간과하지 않도록 한다.

또한 교통약자 보행 시 교통사고에 있어 야간사고 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교통약자가 야간에 보행활동을 할 때는 가능한 동행자가 안내하도록 하거나 보행자가 자동차의 전조등 불빛에 쉽게 노출될 수 있도록 흰색 등 밝은 의상을 착용하도록 한다.

한편 보행교통 안전요령은 조기에 이뤄질 수록 효과적이므로 이를 위한 유치원․초등학교에서의 교육은 좋은 대안이라 할만하다.

이밖에도 교통유관 산업계에 보행안전을 위한 사회적 캠페인에 동참을 유도, TV등을 통해 보행자 준수사항 등이 일상적으로 반복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시민들의 보행 안전의식 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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