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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택시의 시작, ‘카카오택시 블랙’ 리포트
곽재옥 기자  |  jokwak@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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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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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절은 ‘의전 수준’, 예약 개념은 ‘아직’

   
 

신속함·친절함·안락함 ‘굿’…비싼 비용은 감안해야

아직 초기단계 콜 적어…예약기능 확보 등 난제 많아

지난달 28일 서울시 인가를 완료한 고급택시가 지난 3일 드디어 영업을 개시했다. 법인택시 16개사 97대의 차량으로 서비스가 시작된 가운데 고객들의 이용후기가 웹상의 블로그 등을 통해 하나둘 소개되고 있다. 한국스마트카드가 출자한 운영법인 ‘하이엔’이 기사 모집과 교육을 담당하고, ‘카카오’가 호출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는 이 고급택시는 ‘카카오택시 블랙’이라는 명칭으로 일반에 홍보되고 있다. 이에 새롭게 선보인 고급택시 탑승후기와 함께 향후 운영상 개선사항을 짚어봤다.

▲‘군자역~홍대입구역’ 탑승 후기=가을 단비가 내리던 지난 8일 오후, 카카오택시 앱에 접속해 ‘군자역 출발, 홍대입구역 도착’ 정보를 입력한 뒤 차량을 호출했다. 호출 절차는 예의 카카오택시와 동일하지만 택시종류를 선택할 때 ‘중형’, ‘대형’, ‘모범’ 이외 고급택시 ‘블랙’이 추가됐다. 또 하나 ‘예약 완료 후 취소하면 8000원의 취소 수수료가 부과됩니다’라는 메시지가 추가돼 더욱 주의를 요한다.

요행히 건대입구역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던 차량이 약 10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의례 검정색일 줄 알았던 고정관념을 깨고 눈앞에 나타난 고급차량은 하얀색 벤츠. 사업용 차량을 뜻하는 노란색 번호판을 빼고는 어느 구석을 봐도 ‘택시’임을 알아볼 수 없었다.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고급택시 서비스는 바로 이때부터 시작됐다. 차가 서고 말끔하게 양복을 차려 입은 중년의 기사가 뒷문께로 다가와 깍듯하게 인사를 건넸다. 이어 뒷문을 열어 주고는 기자가 안전하게 탑승한 것을 확인한 뒤 운전석으로 돌아가 “안전띠를 착용해 주세요”라고 주문했다.

   
 

차내는 미리 승객숫자를 파악해 둔 터였기에 앞좌석을 바짝 당겨놓는 센스가 돋보였다. 미터기, 카드결제기 등 일체의 장비 없이 깔끔했고, 고객을 위한 생수와 취객에 대비한 비닐봉지가 비치돼 있었다.

하이엔이 채택한 고급택시요금은 기본요금(3km) 8000원에 이후요금(시간·거리병산) 70m당 100원. 승객의 부담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기사는 지체되는 구간마다 도로상황과 현재위치, 예상시간 등을 알려 왔다. 이날 계속되는 비와 밀리는 차들로 인해 운행시간과 요금은 예상치를 초과한 1시간 13분, 4만3000원이 나왔다. 결제는 카카오페이 자동결제로 이뤄졌다.

국내 최초로 선보인 택시표시등 없는 고급택시의 첫 인상은 사람이 주는 안락함이었다.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시종 친절함을 잃지 않은 기사는 잃어버린 물건이 없는지, 우산이 소지했는지 여부를 묻고는 마지막 도어 서비스로 인사를 고했다. 특히 우산이 없을 경우 여벌의 우산을 증정할 수도 있다고 해 놀랐는데, 이는 매뉴얼이 아닌 회사별 개별 서비스란다.

▲일반 택시와 무엇이 다른가=이날 기자기 만난 기사는 H택시회사 소속으로, 대학교 실험실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다 내년 정년퇴임을 앞두고 제2의 직업으로 고급택시를 선택했다. 애초 버스기사로의 이직을 준비해 왔으나 우연히 일간지 모집공고를 보고 생각을 바꿨다.

“영업용 차량을 운전하는 건 처음인데 기대가 큽니다. 그동안의 택시와는 다른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자부심이 있어요. 요금이 비싸다는 우려가 있긴 하지만 일반 택시와 달리 심야할증이나 시계외할증이 없어 2~3명이 함께 이용하면 부담이 덜합니다. 앞으로 홍보만 활발하게 이뤄진다면 이용률은 그만큼 올라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고급택시를 운행 중인 200여명 기사 가운데는 절반 이상이 택시운행 경험이 없는 업계 신입이다. 면대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까닭에 선발과정에서는 고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를 보는 자질 평가가 3분의 1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재난응급구조, 서울시 지리, 안전운전 체험(상주 교통안전교육센터) 등 기본 교육과정으로 이뤄진다.

고급택시의 차별성은 유사시 더욱 빛을 발한다. 교육과정에서 눈에 띄는 커리큘럼은 단연 재난응급구조. 현재 활동 중인 기사 전원이 미국 협회가 발행하는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또 늦은 시각 골목길 헤드라이트 비춰주기, 비 오는 날 우산 씌워주기 등 생각지도 못한 세심한 부분까지 서비스 매뉴얼에 포함돼 있다.

▲향후 개선할 사항은=출시 일주일 정도가 지난 현재 고급택시 호출건수는 예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이 다수 기사들의 의견이다. 실제 대부분 회사들은 하루 20건의 호출을 받아야 원만한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아직은 호출건수와 영업수입 모두 기대치의 30~40% 수준. 다만 ‘불금’ 도심에서의 호출건수가 기대건수를 웃돌아 향후 보편화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고급택시가 성공으로 가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우선 철저한 ‘예약제’를 예고했지만 기존 앱택시와 마찬가지로 즉시 호출 방식을 취하고 있어 개선이 요구된다. 사전 영업타깃으로 정했던 의전 용도, 법인 장기계약 등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콜센터를 설치하거나 앱상에서 예약기능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

또한 현재 고급택시 전량이 수입차에 의존하고 있어 사고나 고장 시 수리·정비 문제가 향후 골칫거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체 정비소를 갖춘 택시회사라고 하더라도 실수를 우려해 섣불리 부품 교체나 수리를 자유롭게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특히 향후 운행대수가 늘어나게 되면 항간에 일고 있는 외제차 보험 개편 논란이 공제조합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커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그런가 하면 앞서 알려진 ‘사납금 없는 월급제’는 현실과 차이가 있어 차후 분란의 소지를 안고 있다. 언론에 공개된 고급택시기사의 고정급여는 300만원 정도. 하지만 실제 이중 일부 급여는 영업수익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식이어서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도 전에 현재 택시시장과 같은 기사이탈이 야기되지는 않을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한편 한국스마트카드가 최초 4억원을 출자한 (주)하이엔은 이후 새로운 투자논의와 함께 지배구조 재편이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연말 수요를 위한 증차에 대비해 기사 선발과 교육을 연중 진행하고 있다.

정은경 (주)하이엔 부장은 “보다 차별화된 고급택시 서비스 제공을 위해 현재 각 분야 참여업체들과 지속적으로 프로세스 등을 논의하는 중”이라며 “지금은 시범서비스 단계로, 여기서 나오는 고객과 기사의 다양한 요구사항과 개선사항을 파악해 향후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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