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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화 위기에 놓인 부품인증제
김정규 기자  |  kjk74@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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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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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시행 11개월. 인증부품 총 3종. 향후 인증품목 확대 계획에도 불구하고 부품업계의 반응은 냉랭하다. 자동차 대체부품과 튜닝부품을 정부가 인증해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약속을 한 지 1년이 되가는 지금 대체부품, 튜닝부품인증제의 초라한 성적표다.

야심차게 출발한 양대 인증제는 이제 공염불에 가까운 제도가 된 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인증부품의 희소함이 정부 인증의 엄격함이 낳은 결과물로 보이겠지만 현실은 다르다. 제도 수정안이 발표되고 있음에도 참여 의사를 나타내는 업체는 찾을 길이 없어서다. 원인 분석이 시급해 보이지만 구체적 시행의지는 보이지 않은 채 말만 난무한다.

업계만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대정부 소통 창구의 부재나 업계의 정책 불신이 가져온 결과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굳어진 산업 시스템과 시장 환경을 반영하지 못한 제도에 다소나마 기대를 걸었던 업계는 스스로를 탓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정서가 정상은 아니다. 조급한 정책이 불러온 결과를 고스란히 업계가 받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인증제 관리 허가를 받은 자동차부품협회나 자동차튜닝협회는 나름의 소통 창구 역할을 했다 하겠지만 정부를 향한 외침에 메아리는 없었다. 기존 관행적 역할에 묶인 산하 단체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을 뿐.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은 허무하게도 정부의 성급함에 기인한다. 졸속 시행이라는 말이 벌써부터 나온다. 자동차 수리비를 낮추기 위해 도입한 ‘대체부품’이나, 창조경제의 총아가 되어야 할 ‘튜닝부품’ 시장 활성화를 위한 인증제는 시혜 대상을 향한 추상적인 선언만 있었을 뿐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전무했다.

예민할 수밖에 없는 핵심 유관업계와 사전 조율도 없었다. 제조사와의 디자인권이 그렇고 보험특약도 미지수다. 정부 주최 튜닝행사를 치르면서 튜닝 허용기준에 부적합한 부품이 버젓이 걸려 일반에 공개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뭐가 그리 급했을까. 이 정도 예측 가능한 사니리오에 대한 대비 없이 급하게 제도를 시행해야 할 이유를 어디서 찾아야 할지 의문만 커진다. 관련 업계 간의 의견을 반영한 최소한의 예측을 시행 전 병행했더라면 11개월 후 이런 현장 분위기를 만들지는 않았다.

이제 제도 수정을 위해 시간과 인력의 추가적인 낭비는 피할 수 없게 됐다. 또한 그로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업계의 몫이다. 여전히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원하는 업계로서는 새로운 판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보통 신약을 개발하는데도 3~4년의 임상시험 기간을 필요로 한다. 업계는 정부에게 묻는다. 뭐가 그리 급했기에 구조적으로 불가능했던 정책을 어떠한 임상시험도 없이 시장에 내놓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성과의 압박에 묻힌 정책은 시행 1년, 부작용만 남기고 재활을 기다리고 있다. 남은 것은 염증을 노출한 수술대에 과감히 메스를 들이대는 일이다. 그것만이 더 이상의 공적 인증에 대한 사적 불신의 전염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사문화 위기에 놓인 제도에 생명을 넣을 시기는 지금이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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