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사이트, 허위매물로 신뢰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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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사이트, 허위매물로 신뢰 잃어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5.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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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매물 절반 이상 ‘의심’, 여과 없는 랜덤 광고노출도 문제

“실태파악도 어려워”...허위매물 기사에 허위매물 광고가 버젓이

“등록절차․규제 등 강화”...매매과정에서 연동해 필터링도 대안

온라인 중고차 시장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현재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중고차 매물의 신뢰도가 심각한 수준에 도달해 있기 때문이다.

가격은 물론 성능·상태 등에서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난 중고차 사이트의 허위매물이 강제적으로 광고에 노출되면서 소비자 피해가 늘어나는 실정이다.

이에 온라인 중고차 사이트 및 모바일 어플에 대한 대대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중고차 매매 사이트 및 어플 등에서 허위매물 광고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차 시장의 특성상 정확한 수치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온라인 매물의 대략 60% 정도가 허위매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절반 이상의 온라인 매물이 의심 받는 것은 허위매물이 횡행한다는 것을 뜻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매매 피해건수는 드러난 것만 459건으로 전년보다 20% 증가했다. 그러나 업계는 중고차 피해 사례를 이보다 높게 예측한다. 소비자 민원이 제기되지 않는 피해 사례가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우선 별다른 검증시스템이 없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중고차 허위매물 실태는 공신력 있는 기관이 전수조사를 하지 않는 한 정확한 실태 파악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이 점이 중고차 사이트 난립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의 허위매물 유형은 대부분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인한 문제다. 절반 이상이 시장 시세에 크게 벗어난 가격임에도 소비자들이 거짓으로 포장된 광고에 속고 있는 게 현실이다. ‘경매가 처분’, ‘급매’ 등 낮은 가격으로 현혹해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은 매년 증가하고 온라인, 모바일 등 구입 루트도 다양해지고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의 시장 변화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는 오프라인 중고차 시장의 신뢰도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줘 전체적으로 시장신뢰 동반하락이라는 부정적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고차 시장의 '신뢰'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온라인 허위매물 실태의 심각성에 비해 정부나 업계 차원의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어 소비자 피해가 증가하는 양상이다.

검증되지 않은 무분별한 온라인 광고시스템도 온라인 허위매물 노출 문제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중고차를 검색하거나 관련 기사 검색 또는 일상적인 인터넷 서핑 시에도 허위매물 사이트가 버젓이 걸려 있지만 속수무책이다.

매체나 사이트의 의도와 상관없이 홈페이지 운영업체가 중고차 사이트의 광고를 의뢰받아 랜덤으로 걸기 때문. 일례로 독자에게 허위매물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는 기사에 허위매물 사이트가 동시에 노출되는 일이 벌어지는 꼴이다.

홈페이지 운영업체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일일이 중고차 사이트의 매물을 검증할 수도 없어 이런 문제에 대한 근본적 대책은 현재로서는 없다. 업계 차원에서 포털이나 중고차 사이트에 자정노력과 더불어 검증시스템을 요구할 수 있는 게 유일한 방지책으로 제시되는 수준이다.

결국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중고차 사이트의 등록절차 및 광고 심의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온라인에서 허위매물을 걸러내거나 사기 사이트를 검증하는 방법은 규제 강화 밖에 없다”며 “무분별한 중고차 쇼핑몰의 난립에 대한 경찰, 지자체, 매매단체를 비롯해 관련 기관의 단속 노력만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소비자 피해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중고차매매 시 서류절차 과정을 온라인 중고차 사이트와 연계하는 시스템 구축방안을 제시한다.

현재 딜러가 정부 전산시스템을 통해 중고차 매입 시 ‘제시신고’를, 매도 시 ‘매도신고’를 하게 되는데, 이 경우 자동차등록원부 상의 소유권 변경 내역, 보험개발원 ‘카히스토리’의 보험가입이나 자동차이력 등을 온라인 매매사이트와 연동해 허위매물을 강제로 ‘필터링’하는 방안이다. 중고차 허위매물 중 ‘이미 팔린 차’에 대한 미끼성 광고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를 미연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최근 중고차 매매 시장의 오프라인 피해 사례가 부각되고 있을 때 온라인 시장의 신뢰와 피해 문제는소리없이 악화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정신적, 경제적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불법 사이트가 더욱 성행하기 전에 온라인 매매업체의 검증 절차를 강화하거나 기존 등록 업체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한 대대적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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