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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을 뜨겁게 달군 ‘2층버스’ (上)공공연한 비밀이었던 광역버스 입석 논란
정규호 기자  |  jkh@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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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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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자체의 묵인, 세월호 사고 이후 터져

도입하려 했더니 높이 4m 이하 규제 난관 봉착

 

 

버스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광역버스 입석 관행을 정부가 세월호 침몰 사태 이후 전면 금지시켰다. 그동안 광역버스업계는 출퇴근 시간대 과잉 수요로 여객운수사업법 정원초과 금지 규정을 어겨가며 승객을 입석으로 태웠다. 정부는 수송력 증가를 위해 '2층 버스' 도입을 하나의 대안으로 정했다. 세계의 2층버스 모델을 한국으로 불렀다. 그러나 급하게 2층버스를 도입하려고 했더니 이번엔 국내 도로교통법 즉, 버스 높이가 4m를 넘어선 안 된다는 규정에 부딪혔다. 그리고 현재 2층버스가 현재 수도권 도심을 달리고 있다. 2015년을 뒤흔들었던 2층버스를 결산해 보았다.

 

광역버스 입석 운행은 버스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신도시 건설 등 수도권 팽창으로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급증했다.

수도권 버스회사들은 광역버스 노선을 개발하고, 증차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서울 시내의 교통량 공급이 포화된 것이다.

심지어 강남에서 가까운 양재를 버스로 가는데 40분이나 걸리기도 했다. 서울시는 급기야 경기도 광역버스 증차를 막기에 이르렀다.

증차와 노선 신설을 막자 광역버스회사들은 여객운수사업법에 명시된 정원초과 금지규정을 어겨가면서 승객을 입석으로 태우기 시작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버스에는 승차 정원이 있는데, 그 정원을 넘겨서는 안 된다. 마땅한 해결책을 못 찾던 지자체와 정부는 이를 묵인했다. 광역버스 입석 운행은 이렇게 공공연한 비밀이 돼 갔다.

그리고 지난해 한 사고로 인해 광역버스 입석 운행 논란이 수면위로 올라왔다. 바로 세월호 침몰 사고였다.

세월호 사고 이후 한 언론사가 광역버스 입석 관행을 보도했고, 곪아있던 정원 초과 운행 문제는 터지고 말았다.

경기도는 증차를 허용하면 입석 문제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서울시는 ‘이미 도로가 포화상태다’며 계속해서 맞섰다.

국토교통부까지 나서서 다양한 대안을 내놓았지만 마땅한 해결책은 없었고, 장기적인 대안 뿐이었다.

당시 나온 대안이 환승센터, 증차, 그리고 2층버스였다.

정부는 계획으로만 존재하던 2층버스 도입을 이렇게 현실로 옮겼다.

경기연구원 3년전 2층버스 도입 제언=정부는 과거 2층버스 도입을 검토한 바 있다. 경기개발연구원은 지난 2011년 경기도 광역버스 입석 불법 운행을 막기 위해 2층버스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경기연구원이 지난 2011년 발표한 ‘광역버스 운형효율화 방안: 2층 버스 도입 및 노선개편’을 살펴보면 3개 노선(5100번, 1000번, 7770번)은 경제성 등 도입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료에는 차량가격에 대해서는 정부와 민간이 공동부담하며, 수익자부담원칙에 따라 기존 광역버스 보다 300원 높은 요금이 적합하다고 밝히는 등 광역버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첫째 정부의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촉진을 위한 재정지원 사업에 2층 버스를 포함해야 한다.

2층 버스는 저상이고 대중교통수단을 고급화하는 정책이므로 법률 변경 없이 재정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둘째 2층 버스 도입 시 차량가격에 대한 분담비율은 경제성의 원칙에 따라 정해야 한다.

대중교통 운영자는 일반광역버스 좌석 당 차량가격에 2층 버스의 좌석수를 곱한 금액을 분담하는 것이다.

나머지 비용에 대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동일한 비율로 분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셋째 2층 버스 도입을 위해서는 차량 높이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

시내버스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는 2층 버스 차량높이의 세계적인 기준이 4.4m이고, 광역버스는 정해진 경로를 이동하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도로구조물과의 상충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따라서 시내버스로 활용되는 2층 버스의 국제기준에 맞게 4.4m로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계 유수 2층버스 모델 총 출동=정부와 지자체는 영국 등 세계에서 운행되고 있는 모든 2층버스 모델을 검토했다.

가장 먼저 시범 운행에 투입된 버스는 영국 알렉산더 데니스社에서 만든 엔비로 500(Enviro 500) 모델이었다.

기존 40인승 광역버스보다 좌석이 많은 79인승이며, 길이×너비×높이가 12.86×2.55×4.15m다. 가격은 7억원으로 알려졌다.

스웨덴의 볼보 2층버스 ‘B8R’도 검토됐다.

볼보사가 제작한 2층버스는 72인승으로, 길이 13m, 폭 2.5m, 높이 4.15m이며, 1대 가격은 4억5000만 원이다. 내부 1층 높이는 1.82m, 2층은 1.70m다.

스페인 운비(UNVI)社의 2층버스도 검토됐다.

모델명은 ‘어비스(URBIS) 2.5DD’. 운비사는 2층 버스를 전문으로 생산·판매하고 있는 회사로, 유럽, 미국, 아시아, 아프리카 등 19개국에 판매 중이다.

‘어비스 2.5 DD’는 높이 4.0m, 폭 2.5m, 길이 13.0m로 2층 구조를 갖춘 79인승이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승하차용 문이 앞뒤로 따로 2개가 설치돼 있다.

가격은 4억5000만원대였다.

이밖에도 현재 서울시티투어에서 사용 중인 독일제 2층버스, 영국의 코치빌더인 라이트버스(Wrightbus)社, 중국 업체 2곳도 정부에서 검토했지만 탈락하거나 스스로 포기했다.

높이 4m 이하 규제 난관 봉착=정부는 이처럼 2층버스를 도입키 위해 노력했지만 ‘버스 높이는 4m 이하’라는 국내 도로교통법 규제에 부딪혔다.

도로교통법 시행령 22조(운행상의 안전기준)에 따르면 자동차의 높이에 관해 화물자동차는 지상으로부터 높이 4m(통행의 안전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해 고시된 경우는 4.20m), 소형 3륜자동차는 2.5m, 이륜자동차는 2m로 명시하고 있다.

버스만 보자면 길이는 13m, 높이는 4m, 너비는 2.5m 이하여야 한다.

그런데 앞서 정부가 검토한 대부분의 2층버스 높이가 4m 이상이었던 것이다.

실예로 지난해 12월 경기도가 시범 운행했던 영국 알렉산더 데니스 회사의 ‘인바이로500’ 모델와 비교해 볼 때 길이(12.86m)는 충족하지만, 높이(4.15m), 너비(2.55m)는 기준에서 벗어났다.

이를 두고 국토부는 규칙에 맞는 버스를 도입하라는 입장이고, 경기도는 승객들의 편의를 고려해 4m 규정에 예외를 두자고 맞섰다.

국토부는 “기존 도로 시설물이 모두 이 자동차 기준에 맞춰 설계됐기 때문에 2층버스만을 도입하기 위해 이 규칙을 개정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경찰도 “2층버스 도입이 광역버스 입석 금지 문제 때문에 시급한 것은 이해하지만 2층버스만을 위해 다른 규정을 모두 2층버스에 맞출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2층버스 회사 대표는 “대부분의 도로 시설물이 높이 4.5m 이상으로 설치돼 있다. 특히, 노선버스가 다니는 구간에는 시설물이 2층 버스 높이 이상에 설치돼 있고, 2층버스 투입이 검토되고 있는 노선에도 안전상 문제될만한 높이의 시설물이 없다. 특히 국도 이상의 도로는 모든 표지판과 입체교차로의 높이가 4.5m 이상의 높이로 건설되고 있다. 그런데도 현재의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2층 버스를 상시교통수단으로 쓰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며 “현행 4m 규제가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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