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버스가 고속버스업계에서 전멸했다.
고속버스업계에서 마지막으로 대우버스(로야크루져2)를 보유하고 있던 삼화고속은 지난 25일 현대차로 대차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고속버스 시장은 현대․기아자동차의 독점 시장이 됐다. 고속버스업계는 이미 십 수 년 전부터 기술력 부족, 잔고장, 엔진 결함, 고속버스 전문 판매처 부재 등의 이유로 대우버스의 위기를 예견했다.
A고속사 고위 관계자는 “십 수 년전에는 현대․기아자동차의 버스보다 대우자동차의 버스가 더 잘 나갔다. 특히 승차감 등이 월등히 좋아 운수사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대우그룹이 해체되고 나서 기술이 지속적으로 개발되지 않자 운수사들에게서 서서히 외면받기 시작해 오늘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B고속사 관계자는 “10여년 전 엔진에서 큰 결함이 발생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장거리 노선에서 대우버스를 모두 철수시켰고, 단거리 노선 또는 예비차로 배정했다. 이후 고속사들사이에서 대우버스는 장거리 노선을 뛰지 못하는 버스로 불신이 생겼고, 아직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C고속사 관계자는 “잔고장이 너무 심했다. 가장 쉬운 예로 외관 부식이 심하다. 고속버스는 버스 중 가장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정비팀에서 해결이 안 될 정도로 차체의 부식이 심해 본선에 투입시키지 않고, 예비차로만 보유하고 있었다. 또, 시장점유율에서 대우버스가 거의 0%에 가깝다 보니 각 영업소에 부품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등 문제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대우버스가 고속버스 시장에서 사라지면서 현대․기아자동차의 독점 시대가 열렸다.
고속버스업계는 현대․기아차의 독점 시대에 우려 반, 기대 반의 평가를 내리고 있다.
D고속사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초심을 잃지 않고 잘해주길 바라지만 무엇이든지 독점이 되면 폐해가 일어나기 마련이다”며 “소비자라고 할 수 있는 운수사들이 원하는 버스를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자일대우버스는 고속버스업계의 민원들에 대해 상당수 해결됐다고 밝혔다.
자일대우버스에 따르면 2012년 이전 출고된 버스는 전착도장을 적용하지 않아 일부 차종에서 녹이 발생하는 사례가 있었다.
2012년 이후 뉴 BS급 풀 체인지 모델에 전착도장을 적용했고, FX 모델 전∙후∙측면에 미들 패널 FRP를 적용했다.
프레임 하부 집성품을 전착 도장했고, 각종 도어캐치 류에 아연도금강판을 달아 부식 방지에 힘썼다. 덕분에 2012년 이후 출고된 버스는 녹 발생에 대한 고객 클레임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잔고장에 대해서도 상용차는 운행 빈도가 많고 주행 조건이 거칠어 정비 횟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자일대우버스 뿐 아니라 모든 상용차에서 동일하게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자일대우버스는 주요 부품 정비 횟수를 줄이기 위해 설계를 변경∙개선한 제품을 적용하는 등 다방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형 FXⅡ 모델과 레스타, 뉴 BS시리즈 모델은 구형 모델에서 발생했던 주요 품질 문제를 개선해 품질이 안정화됐다”고 밝혔다.
정규호 기자 jkh@gyotong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