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사 가격-배송전쟁에 택배 물류사 입지 좁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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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사 가격-배송전쟁에 택배 물류사 입지 좁아져
  • 이재인 기자 koderi@gyotongn.com
  • 승인 2016.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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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대전’ 시장선점 기폭제…‘그들만의 리그’에서 택배사 도외시

분초를 앞다툰 배송전에 마진포기 가격을 앞세운 유통사의 저돌적 행보에 택배 물류사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쇼루밍족 등장과 1인 가구 증가세로 전자상거래 매출이 꾸준히 늘면서 배송 차별성을 앞세운 각축전이 온·오프라인 유통 판매사들 사이에서 가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배송전쟁의 도화선을 당긴 대표기업은 쿠팡이다.

이른바 ‘쿠팡맨’으로 불리는 자체 배송 인력을 직접 고용해 반나절 배송(수도권 기준)의 실행 가능성을 입증한 ‘로켓배송’ 서비스로 주목받았고, 경쟁사인 티몬과 위메프 등도 합류해 기존 택배 서비스와의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수를 띠웠다.

합리적인 가격과 신속 배송이 온라인 쇼핑의 최대 강점으로 떠오르면서 그간 택배 물류사로 아웃소싱돼 왔던 배송 관리 업무 주도권이 화주사로 이양된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신흥세력으로 물망에 오른 소셜커머스사들을 제압하기 위한 대형 유통사들의 역공으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전국 단위 시설물과 인력풀, 대규모 자금력과 고정 물동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택배업계를 향한 위협 수위가 상향된 것이다.

이는 전통 강호인 대형마트와 신흥강자로 급부상한 소셜커머스가 마진율을 포기할 정도로 가격경쟁을 유지하고 있으나, 하향 평준화된 가격만으로는 고객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하에 무료배송·시간별 지정배송 등과 같은 배송전으로 대체됐다.

종전 부차적 요인으로 인식됐던 상품배송이 우위를 판가름하는 핵심사안으로 지목되면서 택배업계의 중압감이 가중된 것이다.

택배사들에 따르면 이들 경우 배송물량을 항시 확보하고 있어 배송방법과 물류관리 전반의 다양성 시도가 가능한 반면, 불특정 다수의 화주사를 상대로 공급망이 가동되고 있는데다 수동적으로 주어지는 물량의 유동성 등과 같은 제약적 요소들로 인해 현존 체제를 재정비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마이너스 수출 성장세에 따른 내수시장 과열경쟁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업체들 설명이다.

A물류사 관계자는 “월간 수출액이 14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해외 플랜트 중량물과 컨테이너 수출 물량을 수주하는데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면서 “화주기업체가 내실다지기에 들어간 만큼 3PL 전문물류기업들도 이 흐름을 따라야 하는데, 내수에서는 제조·유통사들의 자가 방식의 물류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어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판매가격에 집중돼 있던 초창기 때와는 달리, 주문발생 단계부터 배송, 사후고객 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독자적 방식으로 전향하는 움직임이 확대되면서 업종별 경계가 모호해졌는데, 이들이 원하는 만큼의 서비스 수준을 맞추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통업계의 배송대전은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화물차량으로 처리돼왔던 상품배송은 이륜차 퀵 서비스 연동방식으로 시범운영 중 이며, 주문 후 1시간 내 퀵 배송 서비스는 수도권과 주요 시·도 광역시로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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