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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경미사고, 공동협의체 구성 통한 협력체계 구축 ‘시급’
김정규 기자  |  kjk74@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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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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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비, 대인배상금 급증에도 유관기관별 협력체계 ‘태부족’

구체적 개념 일원화 ‘필요’...사회적동의 없어 제도 안정화 ‘요원’

최근 교통사고 사망자와 중상자수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경상피해자 비율은 2012년 90%를 돌파, 2014년 99.3%에 도달해 경미사고 감소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경미사고는 과도한 수리비용 청구 및 불필요한 치료와 입원을 조장하고 있어 일반 보험가입자의 보험료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경미한 자동차사고에 대한 사고 심도를 명확히 판단할 개념 정리 및 수리기준 마련으로 과장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정착과 환경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금융당국과 손보업계도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올해 안으로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미사고 기준을 정립함으로써 자동차 수리비와 자동차보험 시장 정상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계획이다.

사회적 손실비용 나날이 ‘증가세’

현재 국내에서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과 도로교통법에서도 교통사고에 대한 정의만 정립돼 있을 뿐 경미사고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정립돼 있지 않다. 보험업계에서는 수리비가 50만원 미만인 사고, 차량 스크래치만 있는 사고 등 상해등급 8등급 이하를 경미사고로 규정하는 수준이다. 경찰청도 사고 자체가 경미해 피해자가 발생하기 어려운 유형의 사고로 규정하고 있어 대체적으로 경미사고에 대한 개념 자체가 유관부처마다 다르고 포괄적 개념 정리에 그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4년 대인보상 한도가 최저(80만원)인 상해 12~14급자들에 대한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액은 1조3321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대인배상 지급액 중 42.7%에 이르는 수치다. 지급인원 134만6647명으로 전체 대인배상 보험금 지급자 가운데 85.7%에 달한다.

한편 경미한 사고로 인한 대물피해 지급액도 업계의 손해율 악화로 인한 보험료 인상요인이 되고 있다. 자동차수리비 지급보험금은 2013년 기준 5조1189억원에 달한다. 이 중 자동차 부품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45.8%(2조3460억원)에 해당한다. 특히 자동차사고 수리작업 항목 중 범퍼커버교체율은 71.9%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통사고가 나면 10건 중 7건은 범퍼를 바꾼다는 뜻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11년 82.3%에서 2015년 88%(추정)까지 올라갔다. 자동차보험 영업손실액은 같은 기간 4070억원에서 1조1100억원(추정)으로 급증했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경미한 사고로 범퍼가 살짝 긁히기만 해도 부품 교체 요구가 가능하다 보니 수리비가 늘어나게 되고 이는 보험사의 손해율 하락과 전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며 “운전자안전과 상관없는 부품 교환이 줄어든다면 최종적으로 보험료 인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리기준 가이드라인’ 마련 추진

경미사고에 대한 사회적 손실비용이 증가하자 정부와 보험업계도 제도적 기준 마련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에 금융감독원이 경미사고 수리기준 가이드라인 마련을 추진 중 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미사고 시 수리기준을 담은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작업에 착수한 것. 경미사고 수리기준 규범화는 금융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고가 차량 관련 자동차보험 합리화 방안’의 일환으로, 그동안 무분별하게 진행됐던 부품 교체 요구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취지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개정 초안은 대략 마무리된 상황이지만, 아직 내부 검토와 금융위원회·규제개혁위원회, 업계 등 관련기관 등과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사전 규정변경예고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7월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적용 부품은 교환빈도가 가장 높은 범퍼커버만 해당된다. 그러나 시장 정착 상황 등에 따라 펜더나 도어 등 다른 외장부품으로 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다. 또 경미사고 수리 기준 이 시행되면 피해자나 정비업체의 과도한 요구에 따른 무분별한 부품 교체 관행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험처리 대상 구분, 기준 정의 모호

현재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경미사고는 보험처리 대상에 따라 구분이 다른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대인담보에서는 차량 간 접촉은 있었으나 운전자나 탑승자가 상해를 입었다고 볼 수 있는 충격량이 없어서 대인배상책임이 발생하지 않은 사고를 인적상해 배제대상 경미사고로 정의하고 있다. 대물담보에서는 부품을 교환하지 않고 판금, 도장의 수리가 가능한 사고를 경미사고로 규정하고 있어서다.

또 관련 업계별로 정의된 경미사고 판단 기준이 모호한 점도 사회적 비용을 가중시키고 있다. 상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는 충격량은 어느 정도인지, 부품을 교환하지 않고 수리가 가능한 파손은 어느 정도까지인지에 대한 기초 정의가 없는 상태이다 보니 경미사고를 명확히 정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경미사고 구분의 기준으로 활용하던 수리비의 많고 적음은 차량의 연식, 차종, 신차가격, 배기량 등이 다양해져 판단기준으로 적합하지 않아진 현실도 구체적 기준정립 연구가 필요한 이유가 되고 있다.

경미사고에 대한 유관기관별 협력체계 부족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현재는 인적상해 발생여부와 관련한 경미사고는 경찰청에서 지침을 마련해 일명 나이롱환자에 대응하고 있고, 부품교환여부와 관련한 경미사고는 금융감독원에서 주관하고 있다. 자동차사고환자 입․통원 가이드라인의 경우는 국토교통부 주관 하에 마련됐다.

이처럼 경미한 사고와 관련된 분야별 관계 기관들이 각각 독립된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수준과 업무처리 방법 등이 다양해 종합적 대응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를 통합하기 위해 국토부, 금융감독원, 경찰청, 하계, 손해보험업계, 의료업계, 정비업계, 소비자단체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통한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현재는 이해관계에 따라 이와 같은 경미사고 기준 논의에 의료업계나 정비업계가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국형 사고감정 프로그램 일원화”

교통사고 발생 시 사용하는 기관별 사고감정 프로그램에 대한 통일성 및 한국형 소프트웨어 개발도 요구된다. 해외와 달리 경미사고에 대한 유관업계 및 소비자 사이의 사회적 동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일관된 기준 적용을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현재 교통사고 감정의뢰가 증가하면서 경찰청은 ‘마디모 프로그램’을, 보험업계 자동차기술연구소는 ‘WITKit 소프트웨어’ 도입해 경미사고를 판단하고 있는데, 이들 모두 여전히 감정결과에 의한 상해진단과 관련해 실효성과 적합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국내 현실에 적합한 반복적 실험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저속 충돌실험을 통해 충격량을 분석, 체계화한 위험도 예측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손보업계 한 보험연구원은 “경미사고 처리 기준을 적용함에 있어서 소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제도의 안정적인 개선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관연 이슈들을 논의하고 해결할 수 있는 공동협의체의 구성이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제도의 균형과 합리적인 정책운영도 가능해 진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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