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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음주운전 단속기준 도입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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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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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수박사의 교통안전노트>

최근 경찰청은 음주운전 단속기준을 혈중알콜농도 0.05%에서 0.03%로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국민의 찬반의견을 수렴한다고 발표했다. 살인행위나 다름없는 음주운전의 폐해를 감안할 때 국민 다수가 찬성할 것으로 본다.

2011년 제7차 국가교통안전기본계획(2012~2016년) 수립 당시 음주운전 단속기준을 0.03%로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을 때 국민 다수가 찬성 의견을 냈다. 얼마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남녀 5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국민 10명 중 7명은 음주운전 단속기준 강화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운전의 폐해를 잘 알고 있는 국민정서가 설문에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지난 해 음주운전자 때문에 583명이 사망했다. 2014년 대비 1.5%가 줄어든 수치이긴 해도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수의 12.6%를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국가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단속기준은 아직까지 0.05%가 대세다.

그러나 이웃나라인 중국은 0.02%, 러시아와 일본은 0.03%이다. 심지어 0.01%를 적용하는 국가도 있다. 전문가들은 음주운전 단속기준을 0.03%로 낮출 경우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를 300명가량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은 음주운전 단속기준을 강화하여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대폭 줄인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일본 정부가 2002년 음주운전 단속기준을 혈중알콜농도 0.05%에서 0.03%로 낮추자 1,200여명을 초과하던 음주운전 사망자수는 그 해 1,000명을 넘지 않았고 2009년부터는 300명을 밑돌고 있다. 10년 만에 음주운전 사망자수를 80% 가까이 떨어트린 셈이다. 현재 일본은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음주운전 사망자 비율이 약 6%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최근 5년간 사고통계를 보면 음주운전은 혈중알콜농도가 0.05% 안 되어도 단속기준을 넘었을 때보다 치사율이 무척 높게 나타나고, 재범률이 42%에 이를 정도로 상습 음주운전자도 많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음주운전 사고와 재범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실효적인 단속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음주운전 단속기준을 강화하더라도 방식은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먼저 도로교통법상 단속기준을 일괄적으로 0.03%로 낮출 수도 있지만 업종과 연령별로 더 강화된 기준을 따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단속기준이 우리와 같이 0.05%인 프랑스, 호주, 오스트리아 등도 사업용 자동차 운전자에게는 0.01% 또는 0.02%를 기준으로 정하고 있다. 사업용 자동차가 비사업용 자동차에 비해 주행거리가 3.64배 더 길고, 사고가 나면 다수의 인명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아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21세 이하의 운전자 또는 운전경력 1~2년 이하의 초보운전자에게도 유사한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운전면허를 바로 취득한 젊은 운전자들이 렌터카를 음주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사고를 야기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미국은 주마다 다르긴 해도 대개 0.08%를 단속기준으로 정하고 있는 반면, 21세 운전자에게는 0.02%를 적용하고 있다. 호주, 오스트리아, 그리스, 네덜란드, 스페인 등도 음주단속기준이 0.05%이지만 청소년과 초보운전자에게는 0.01% 또는 0.02%를 적용하고 있다.

현재와 같이 혈중알콜농도 0.05% 미만으로 적발된 운전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도 타당하지 않다. 혈중알콜농도 0.049%도 엄연한 음주운전이다. 측정기의 기계적 오차인 0.005%를 감안한다면 실제로는 0.054%일 수도 있다. 이러한 운전자를 그냥 방면했을 때 어느 정도 마시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조금씩 대담해지고 음주운전 상습범으로 변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형사처벌 대상인 혈중알콜농도 단속기준을 0.03%로 낮추지는 못하더라도 0.05% 미만 음주운전자에게 수치별로 차등해 범칙금과 벌점을 부과한다면 한 모금의 술도 용납이 안 된다는 점이 각인될 것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벌점 등 처분기준은 0.03%가 아니라 0.01% 또는 0.02%로 낮춰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도로교통법상 혈중알콜농도 수치에 따라 벌금 액수를 달리하는 것과 동일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단속기준을 다양하게 적용하는 방법과 더불어 음주운전을 사전에 예방하고 상습 음주운전자를 퇴출시킬 수 있는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를 폭 넓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경우 음주시동잠금장치를 1회 적발 시에는 1년, 2회 적발 시에는 2년 동안 장착하도록 강제하고 있는 사례는 충분히 벤치마킹할 가치가 있다. 운수업체 등의 각종 평가에 이 장비를 활용하는 경우에는 가점을 부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일본의 혼다는 음주운전자가 운전을 하려고 할 경우 엔진시동을 제한하는 스마트키를 개발했다고 한다. 기존방식과 달리 공간적 제약이 없고 정확성이 3배 이상 향상되었을 뿐만 아니라 차량외부에서 측정이 가능하게 되는 등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의 기술수준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1962년 이래 54년째 시행되고 있는 음주운전 단속기준을 강화함으로써 앞으로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객원논설위원-교통안전공단 미래교통전략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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