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공제)사기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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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공제)사기 현주소
  • 곽재옥 기자 jokwak@gyotongn.com
  • 승인 2016.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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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적발 공조체제·관리시스템 필요”

보험사기 적발금액 역대최고…자동차 비중은 줄어

합의 노린 범죄 많아…전체 보율요율 상승 ‘취약’

공제는 ‘사각지대’…“예방·대책·처벌 전과정 대책 필요”

보험사기 관련 뉴스가 하루가 멀다 하고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최근에는 강력범죄와 연관된 보험사기가 늘고 있는 가운데 사기유형도 다양해졌다. 자동차운수공제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늘어나는 외제차 등으로 인해 사고에 따른 손해배상액은 커지고 있지만 정작 공제사기를 잡아내는 법제도적·시스템적 장치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공제사기의 현주소와 개선방안을 살펴본다.

▲보험사기 현황=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로 적발된 금액은 6549억원으로 전년 대비 552억원(9.2%)이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관련 혐의자는 8만3431명으로 전년 대비 1.1%(954명)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보험사기 중 생명보험·장기손해보험은 49.7%, 자동차보험는 47.2%로 차량 관련 보험사기가 처음으로 뒤로 밀려났다<표 참조>.

 
 

보험사기 적발 규모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 4월 ‘보험사기 척결 특별대책’에 따라 사무장 병원과 보험설계사 등이 브로커 역할을 하는 조직형 보험사기 등에 대해 기획조사를 확대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자동차보험사기가 줄어든 데는 블랙박스·CCTV가 활성화와 함께 지난해 외제차 사고 및 다수인 탑승을 이용한 보험사기 등을 집중 기획조사해 사전 차단하고, 심평원의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심사 및 수사기관과의 공조 강화로 적발 가능성이 줄이든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런데 이와 같은 수치는 빙산의 일각이다. 서울대와 보험연구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적발되지 않은 보험사기 규모는 3~4조원에 이를 것을 추정하고 있다. 최근의 보험사기는 치밀한 계획과 고도의 지능적 방법을 통한 범죄가 늘고 있고, 병원·설계사·정비공장 등 2인 이상의 공범에 의한 조직적 범죄 성향을 보이고 있다.

금감원이 집계한 자동차보험사기 중 일부는 버스, 택시, 화물, 렌터카 등 자동차공제의 사기사례와 중복되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공제조합 단독으로 처리된 공제사기의 규모는 아직 어림짐작도 어려운 상황이다. 금감원 지도·감독하에 있는 손해보험사들과 달리 자동차공제는 국토교통부의 지도·감독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인력·전문성이 떨어져 공제사기를 적발하기 위한 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사업용자동차 노리는 범죄 여전=얼마 전 버스나 택시를 상대로 사고를 위장해 보험금을 가로챈 20대 남성이 경찰에 잡혔다. 그는 버스나 택시에 승차한 뒤 차량이 속도를 줄이거나 멈출 때 머리나 다리를 버스 내 플라스틱이나 택시 내 대시보드 등 차량 내부에 고의로 부딪혀 보험금을 수령하는 식으로 장장 4년 반 동안 보험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흔히 ‘공제차량과 사고가 나면 보상받기 힘들다’는 인식이 일반인들 사이에 깔려 있다. 대표적인 예로 사고가 발생하면 일반보험사의 경우 사고가해자를 대신해 제3자인 보험사가 피해자와 보상협의를 진행하지만 공제는 연합회 소속인 조합원을 대신해 연합회 소속인 공제조합 직원이 보상협의를 진행하는 구조여서 공제직원이 조합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때문에 공제는 보험사기 피해에서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보통 100대 안팎의 택시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법인택시의 경우 사고 시 전체 택시차량의 보험요율이 일괄 상승하기 때문에 사기범들이 이런 점을 악용해 택시기사나 회사와 합의해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 또 택시기사는 개인택시 면허 취득을 위해 무사고 경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오히려 범죄에 취약한 형편이다.

▲공제사기 억제하려면=최근 보험업계는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는 보험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전문인력을 확충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손보업계에 구성된 보험사기특별조사팀(SIU) 전문인력은 현재 300여명으로, 여기에는 전직경찰·의료인·의무기록사·손해사정사·범죄심리학자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소속돼 있다.

또한 금감원은 보험계약자와 사고자 정보를 수록한 보험사기인지시스템(IFAS)을 지난 2001년부터 운영해오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부터는 조직형보험사기 분석기능을 강화하는 등 고도화작업을 꾀했다. 소셜네트워크분석기범도 새롭게 적용해 혐의주체 간 연관성 분석을 보완했다.

그런데 공제조합 사고기록은 이 IFAS에 누락돼 있어 더욱 범죄의 표적이 되기 좋은 상황이다. 현재 공제조합의 경우 이러한 적발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주로 경찰이 사기의심사례를 의뢰할 경우 조사에 착수하는 방식으로 대응이 한정돼 있다. 택시공제조합은 보험금 누수를 막기 위해 업계 최초로 경찰 출신 전문가를 영입해 보험사기 전담팀을 꾸리고 있지만 일일이 수작업으로 분석하다 보니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한편 지난달 29일 열린 ‘공제조합 발전방안을 위한 공청회’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이홍로 글로벌 도시교통안전포험 교통안전연구원장은 “금감원은 IFAS는 물론 보험개발원 종합자료 관리시스템에도 공제조합의 자료는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 “사전 정보공유시스템 구축을 통해 사기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반드시 조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보험사기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보험사기 예방시스템 전면 보강, 보험사기 적발을 위한 상시감시·조사·수사지원 대폭 강화, 보험사기 범죄자에 대한 처벌 강화 등 예방·적발·처벌의 전 과정에 걸쳐 특단의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며 “이러한 대책들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민관협의체를 설립해 단계적인 추진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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