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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I 브리프<1> 스마트 교통정책으로 자율주행시대를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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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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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표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

   
 

얼마 전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결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승패보다 인공지능(AI)의 실현이다. 사실 AI가 우리 생활에 나온 지는 오래되어 이미 의료, 재난구조, 자동차공장 등에서 적용되고 있다.

교통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운전자를 대신하여 자동차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지하면서 목적지까지 주행하는 자율주행시대가 오고 있다. 자율주행의 기술수준 5단계 중 Levels 1~2는 이미 상용화되어 고급차종에 적용되고 있으며, Level 3은 실제 도로에서 시험 중에 있다고 한다. 2015년 EU에서 제시한 자율주행 스마트 시스템에 의하면 2025년까지 Level 3~4 일부 기술이, 2030년까지 완전한 Levels 4~5가 가능하다고 한다.

자율주행시대가 현실화되면 교통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이다. 교통전문가들이 자율주행기술을 ‘파괴적 기술(Disruptive Technology)’로 표현하는 이유이다. 자율주행이 교통 분야에 미치는 주요한 사항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자동차산업의 재편 가능성이다. 자율주행차(AV)는 간단히 말해 차체와 카메라, 레이다, 각종 센서, S/W, 통신기술 등의 결합체이다. 즉 자동차 몸체가 아니라 IT 관련 H/W 및 S/W가 핵심이다. 그래서 자동차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위협받는다. 현재 구글, 애플, 바이두 등 IT 업계뿐만 아니라 우버, 리프트, 집카 등 택시 및 공유기업이 자체 AV 시장판로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자동차설계도 변화 가능성도 크다. 지금은 자동차의 조향과 브레이크 및 페달 장착은 운전자 점용과 함께 필수 설계조건이다. 하지만 구글의 AV 설계 문의에 대해 ‘시스템, 즉 AI를 운전자로 고려할 수 있다’는 미국 연방교통부의 답변은 AV는 운전자가 아닌 시스템과 연계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둘째는 기존 자동차시장의 변혁을 가져올 차량공유경제이다. 어쩌면 차량공유는 진화되는 AV의 가장 큰 모델이 될 것이다. 즉 기존 개인수단의 역할 변화를 이끌어 카셰어링, 우버 택시, 렌터카 등도 저렴하고 안전한 무인차 공유로 전환되며, 개인과 대중교통수단의 구분도 모호할 수 있다. 현재 서비스 중인 집카, 우버가 AV나 무인차로 바뀌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이다.

셋째는 교통량의 변화 가능성이다. 앞에서 언급한 차량공유는 교통량 감소와 직결된다. 2015년 OECD의 보고서에 의하면, 하루 기준 동일한 이동성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약 10%의 차량만으로도 가능하다고 한다. 물론 다른 의견도 있다. 공유로 인한 교통량의 감소는 차량 기대수명의 감소를 의미한다. 왜냐면, AV가 개인소유가 아닌 수요형 공유차량이기에 이용률 증가는 폐차↔신차 전환율을 높여 차량판매량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AV가 어떤 기능과 역할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넷째는 도로 및 시설 설계와 유지관리에도 변화가 올 것이다. AV의 가장 큰 기능은 안전이며, AV가 증가할수록 안전하고 안정적인 교통류로 주행함을 의미한다. 이는 제한된 도로인프라의 용량 증대와 직결된다. OECD 보고서는 차도 공간의 약 20%가 감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차장의 감소도 빼놓을 수 없다. 주차는 전체 시간 중 95%를 소비할 정도인데 주차하는 시간과 공간, 나아가 교통흐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더불어 AV의 안전하고 안정적인 주행은 기존 도로안전 시설물의 설계수준 및 설치요건을 완화시켜 줄 것이다. 반면, AV의 정확한 센싱을 위해 포장, 차선도색, 노면 및 교통표시 등에 높은 수준의 유지관리를 위해서 협력형 ITS 기반의 디지털인프라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 우리에게는 교통정책의 향후 추진방향이 중요하다. 첫째 자율주행시스템 상용화 로드맵이 필요하다. 여기서 상용화는 분명하고 냉철해야 한다. 단순히 언론이나 민간에서 말하는 ‘자동차만의 시험성공’의 개념은 아니며, 실제 상용화를 위해선 도로인프라와 연계한 ‘시스템’ 차원에서 법제도와 사회적 수용성 등 ‘기반인프라’가 뒷받침되어 추진돼야 한다. AV가 기존 차량의 100% 대체는 요원한 일이며, 자율주행의 기술수준 또는 세부서비스가 기존 자동차와 어떻게 혼재하면서 연착륙하느냐가 중요하다. 로드맵은 중장기적(~2030)으로 ‘시스템’과 ‘기반인프라’를 연계시켜 종합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둘째 상용화 추진 전략이다. 자율주행기술은 승용차뿐만 아니라 화물차, 버스 등에도 당연히 적용되며, 지역과 도시의 교통체계에 맞는 기능과 역할에 따라 추진 전략이 다를 수 있다. 2015년에 발표한 EU의 자율주행차 상용화 로드맵에서는 분야를 크게 차량과 도시환경으로 나누고 전자는 승용차와 상업용차로, 후자는 로봇카(공유차량)와 대중교통으로 구분하고 있다. OECD가 제시한 ‘일부 기술이라도 폭넓게 도입하려는 점진적 추진과 완벽한 기술을 특정 구간․지역에 도입·확산시키려는 혁신적 추진’ 전략은 우리에게도 시사 하는 바가 크다.

셋째 주요 국가교통계획의 반영이다. AV의 영향 즉 자동차산업 및 시장, 교통량, 공유경제, 도로인프라, 관련시설의 설계와 유지관리 등 도로교통에 끼치는 영향은 분명하고 상당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 계획은 어떠한가? 교통분야 최상위 계획인 국가기간교통망계획 2차 수정계획(2001~2020)은 ‘첨단미래차’ 기술만 언급했을 뿐 여전히 인프라 확장 중심이며, 제2차 도로정비기본계획 수정계획(2011~2020)의 국가도로망종합계획과 도로건설·관리계획도 도로의 건설·정비 및 관리 위주이다. 또한, 대중교통기본계획, 교통안전기본계획 등에서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확실한 것은 2020년 내에 AV(Level 3+)가 실제 도로 상에 주행한다는 것이다.

넷째, 효율적인 기술개발과 시험운행이다. 미국, 유럽 등이 추진하는 자율주행기술 개발의 공통점은 승용차는 민간 기업이 주도하고 정부는 화물차의 군집주행, 버스의 무인셔틀, 교통약자의 콘셉트카 등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물류비용감소, 대중교통 효율성 증대, 교통약자보호 등이 공공분야이기 때문이다. 다음, 시험운행은 상용화 전 단계로서 실제 도로주행인 만큼 안전성과 효율성 모두가 중요하다. 교통량, 도로상태, 악천후, 도심지역 등을 반영한 구글의 다양한 시험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마지막으로, 법 제도와 사회적 수용성이다. 이세돌과 알파고 경기에서 AI가 이처럼 세계의 이목을 끄는 이유가 무엇일까? 여기에는 AI를 ‘인간을 도와주는’ 대상에서 ‘인간과 대결하는’ 대상으로 인식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AV는 어떤 대상인가? 앞서 언급했듯이, AV의 최우선 기능은 안전, 즉 교통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적요인을 기술적 도움으로써 막아보자는 것이다.

따라서 AV의 법적 규제도 AV 기술수준(Levels 1~5)보다 우선 인간의 ‘안전’과 ‘편의’를 구분하고, 핵심 ‘안전’ 기능부터 법적 책임을 논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얼마 전, 미국 연방교통부와 자동차제조사는 자동긴급제동(AEB)을 2022년까지 표준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더욱이 연방교통부가 전자안전성제어(ESC)처럼 비상시 시스템 개입기능을 Level 1로 분류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사회적 수용성 역시 이세돌과 알파고 경기에서 찾을 수 있다. 최대 수혜자는 구글이라는데 이의는 없지만, 이면에는 단순히 구글-AI의 우수성보다 구글-AI 운영체가 주는 신뢰감이 더 클 것이다.

최근 구글이 버스와의 충돌사고와 관련해서 처음으로 시스템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수많은 시뮬레이션으로 향후 유사 사고 재발방지 노력 보도에 믿음이 가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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