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교통문제로서 주차에 대한 새로운 인식
상태바
핵심 교통문제로서 주차에 대한 새로운 인식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16.04.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기주 교수의 교통 VIew>

통상 ‘교통문제’라면 혼잡, 사고, 및 교통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가르킨다. 그러나 사실 차를 몰다 보면 이러한 것보다 통행의 마지막 단계에서 일어나는 주차가 가장 시급한 현재가 문제가 아닐 수 없다는 사실에 직면하게 된다.

주차는 통행을 완성하는 마지막 단계로서 지금까지의 통행이 순조로웠다 할지라도 마지막 순간에 주차하기가 쉽지 않으면 전체적인 통행의 질이 손상되고 만다. 그만큼 통행에 말단부에서 일어나는 주차문제는 모두에 있어서 통행의 만족감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단계로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아울러 불법으로 주차된 차량들은 용량을 감소시키는 등의 혼잡을 포함하는 교통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특히 국내에서 방치되어진 교통문제의 사각지점에 있는 분야이다.

요즘도 신문을 보면 여기저기서 주차전쟁, 주차문제, 주차로 인한 살인 및 사망사고 등의 기사를 볼 수 있다. 얼마 전에도 공항철도와 관련해 이용객 대비 주차면수가 현저히 모자란다고 하는 기사가 있었다. 어디 이뿐이랴. 최근에 새로 생긴 신도시에서 저층으로 된 카페거리에 가면 가히 주차난은 정말로 심각하다. 기분좋게 커피를 마시러 온 이용객들은 이내 주차난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차는 60년대 자동차 10만대의 시절에 건축법으로부터 처음 법적인 규정을 거쳐서 70년대말 주차장법이 제정됐고 80년대의 주차장법의 네 차례의 주요 개정을 거쳐 90년대 주차장의 운영정비 개선 및 2000년대의 주차장 운영효율화 및 지자체 이관정책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그간의 주차정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우리 역시 주차와 관련한 기준으로 주차상한제와 주차하한제를 실시했고 주차와 자동차보유를 관련짓는 정책으로는 차고지증명제 등을 시행하려 했었다.

문제는 주차에 대한 인식에 있어 이미 공급은 충분하다는 환상이다. 며칠 전 신문기사에 이런 글을 읽었다. “서울의 주차장 보급률은 127%에 달한다. 그런데도 이렇게 주차하기 어려운 이유는 뭘까. 주차 수요가 집중되는 곳에 정작 주차장이 없어서다. 주차장 보급에 있어 지역 편차가 크다는 얘기다. 지난해 서울시 전체 주차면은 382만면. 이중 아파트와 일반주택·대형 빌딩 부설 주차장이 총 357만면으로, 93.5%를 차지한다. 특히 아파트 부설 주차장이 189만면으로, 전체 주차면의 5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주거지역이나 대형 빌딩 중심으로 주차장이 형성되다 보니 사람이 많이 모이는 방문지나 중소형 건물 밀집 지역은 주차장 부족 현상이 나타난다.”

정확한 지적이다. 소위 주거단지나 대형아파트는 그나마 교통영향평가를 통해서 법적인 주차면수를 확보하고 수요가 반영돼 있으나 교통영향평가를 피하는 중소형 건물중심의 지구는 여지없이 주차장의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또 하나의 함정 또한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소위 주차장 보급률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주차장의 공급이 충분하다는 뜻이 아니다. 주차장 보급률은 소위 말해서 주차장 연면수를 자동차 보급대수로 나눈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 차량 1대가 반드시 주차면 1면만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통상 차량은 집에 있을 때, 직장에 갈 때 또는 쇼핑하러 갈 때 등 다양하다. 즉 차의 용처에 따라 주차면서는 비례적으로 늘어나게 되어 있다. 통상 차가 가는 목적지에 따라서 주차면이 필요하며 선진국에서는 통상 4배 이상은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땅의 크기가 넓은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5~6배까지도 주차장 보급률을 법제화한 경우도 있다.

물론 세상이 바뀌고 있다 이같은 승용차 중심에서 점차적으로 대중교통이 활성화되고 보행과 자전거가 활성화되고 있다. 즉 더 이상의 최대의 주차수요 규정은 하지 않고 또 그와 반대되는 최소주차수요 규정도 일부 선진국에서는 없애는 중이다. 건축물의 조성과 도시개발에 따라 주차는 필수적이지만 이러한 전체적인 교통시책에 따라 지구별로 차별화되는 주차장 정책을 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주차를 활성화시키지 않는 도심지구, 즉 다시 말하면 보행과 친환경에 더 중점을 두는 지구, 여전히 주차 수요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지구 등을 미리 나누어 소위 전체적 교통환경과 수요에 대응하는 주차장의 공급 등 탄력적인 주차정책이 필요하다.

<객원논설위원-아주대학교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