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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센터 첨단 신차 수리 문호는 개방됐지만
이승한 기자  |  nyus449@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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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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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비 정보 의무 제공해도 현실적 장벽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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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 정보 의무 제공해도 현실적 장벽 높아

업계, 난제 많다며 아직은 냉담한 반응 보여

최고급 수입 스포츠카 P브랜드 차주 최완용(35)씨는 지난해 11월 경기도 한 지방도로를 달리다가 차가 갑자기 멈춰서는 상황을 겪었다. 그때 마침 바로 옆에 일반 차량 정비소(이하 카센터)가 눈에 들어왔다. 최씨는 곧장 카센터에 차량 정비를 문의했지만, 카센터 사장으로부터 “무슨 문제인지는 짐작가지만, 차량 정비매뉴얼과 고장진단기와 같은 전용 장비는 물론 부품도 없어 고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

최씨는 “나중에 브랜드 공식 직영 서비스센터(이하 공식 AS센터)에 차를 맡긴 후 카센터에서도 고칠 수 있을 정도 간단한 고장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보증기간도 끝났기 때문에 어차피 공식 AS를 찾을 필요도 없었는데 장비가 없어 수리를 못한다는 게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은희(45)씨는 지난 2009년 푸조 308 컨버터블을 구입해 지금까지 8년을 몰고 있다. 이미 기본적인 무상보증 기간이 끝나 발품 팔아가며 정비․수리 가격이 비싼 공식 AS센터를 찾을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이씨는 항상 공식 AS센터를 고집한다. 사소한 램프 하나를 교체하는 것부터 시작해 엔진오일을 바꿀 때도 그렇단다. 이씨가 이러는 건 ‘신뢰’라는 단 하나 이유 때문이다.

이씨는 “솔직히 여자 입장에서 작고 투박해 보이는 카센터를 찾아 가 정비나 수리를 맡기는 건 꺼려지게 되는 건 사실”이라며 “공식 AS센터의 경우 차를 맡기고 기다리는 동안 차를 마시며 마사지를 받거나 책을 볼 수 있고, 대기 공간 환경도 우수해 좀 번거롭고 비싸더라도 찾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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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3월말 국산차와 수입차를 망라해 완성차 업체가 일반 카센터에 정비 매뉴얼을 제공하고, 자체 고장진단 장비를 구입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만들었다. 그로부터 한 달이 넘어갔지만, 여전히 일선 정비 현장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

정비업계는 실질적인 도움이 아직은 못된다고 했고, 완성차 업체는 어떤 식으로 제도에 대응해야 하는지 내부적으로 결론을 못 내렸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3월 30일 시행에 나선 규정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는 정비업자에게 점검·정비·검사를 위한 기술지도와 교육, 고장진단기와 매뉴얼 등을 제공해야 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 규정 시행 이후 판매되는 신차는 판매일로부터 6개월 안에 온라인교육 등을 통해 일반 자동차정비업자 대상 교육에 나서야 한다.

정비 매뉴얼은 공식 AS센터에 제공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반 정비업자들에게 제공해야 하고, 고장진단 장비도 완성차 업체나 장비 제작업체를 통해 구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제작업체가 고장진단 장비를 개발할 수 있도록 완성차 업체가 관련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

과거 차량과 달리 최근 10년 새 신규 출시되는 차량의 경우 완성차 업체가 개발한 최첨단 기술이 담겨 있어 정비 매뉴얼이나 전용 고장진단 장비가 없으면 아무리 기술이 뛰어난 카센터 업자라고 해도 차량에 쉽게 접근하는 게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사실상 차주가 사소한 고장이나 정비를 맡길 때도 긴 수리 기간과 비싼 비용을 감수해가면서까지 공식 AS센터를 찾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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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번에 일반 정비업체도 국산차든 수입차든 차량을 쉽게 정비․수리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만들어 줌에 따라 완성차 업체가 직영하거나 협력업체로 지정해 둔 공식 AS센터에 집중됐던 차량 정비․수리가 전국적으로 수만 개에 이르는 카센터에서도 가능케 됐다. 이는 궁극적으로 정비나 수리비용 하락을 유도하고, 향후 부품 가격 하락과 함께 보험료 인하 효과까지 거둘 수 있을 것이란 게 정부 판단이다.

특히 국산차의 경우 카센터 등이 여러 루트를 통해 정비 매뉴얼을 입수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수입차는 정보 확보가 완전히 막혀 있었다. 이 때문에 수입차 차주 대부분이 공식 AS센터 이외에는 달리 차를 맡길 방법을 찾지 못했다.

지난해 말 기준 수입차 등록대수는 139만대에 이르렀지만 공식 AS센터는 400곳이 되질 않아 불만이 많이 나왔다. 정비나 수리를 위한 대기시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었는데, 수입차 평균 수리일은 8.8일로 국산차(4.9일)보다 길다.

정비업계는 일단 환영의 뜻을 보였다. 그렇지만 개별 카센터 업자들은 당장 현실화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원인은 완성차 업체가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있어서다.

관련해 복수의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규정을 만들었기 때문에 이를 따른다는 방침은 정해진 상태지만, 아직까지 회사 내부적으로 어떤 정보를 어떻게 공개해야 하는지에 대한 체계가 마련되지 않아 섣불리 접근하기 힘들다”며 “이런저런 이유를 떠나 첨단 기술이 적용된 차량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업체 스스로가 잘 알고 있는 게 당연한데, 이를 카센터와 같은 일선 기술자들이 제대로 소화해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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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적 시선은 일선 카센터에서도 나왔다. 이들 업자들은 설령 완성차 업체로부터 정보를 제공 받는다고 해도 정비․수리할 수 있는 영역이 한정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큰 물량을 확보할 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장비 구입 등에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점을 부담스러워했다.

서울 강서지역에서 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47)씨는 “완성차 업체가 수익이 남는 AS 물량을 카센터 등에 넘기고 싶지 않기 때문에 정보 제공을 꺼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나를 포함해 많은 업자들이 어떤 기술이 적용됐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 숙달이 될지도 걱정이고 잘 해낼 수 있을까도 고민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성북구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는 박인규(43)씨도 “동네 인근에만 완성차 업체 공식 또는 협력 정비업체가 수십 곳에 이른다”며 “고객 응대 서비스 노하우나 인프라 등을 비교하면 어차피 다윗과 골리앗 싸움이나 마찬가지인데, 일부 수입차를 제외하고는 카센터에 정보를 개방한다고 해서 경쟁력을 갖게 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차를 갖고 있는 소비자도 “이런 상황이라면 과연 카센터에 차를 맡길 엄두가 나겠냐”며 우려했다. 이들은 공식 AS센터에서도 차를 정비하거나 수리한 후 하자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카센터가 이런 문제에 직면했을 때 감당을 할 수 있겠는가에 의문을 나타냈다. 많은 소비자가 “결국은 모든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는 만큼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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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자동차 전문가들은 정부 규정이 신차에 한정돼 있어 이미 도로 위를 달리고 있는 수백만 대의 차량은 상관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를 두고 “정부가 지나치게 현실을 외면하고 실효성 없는 제도를 만들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비업계 등은 완성차 업체의 독점적 지위 탓에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비용과 시간적 부담을 경감시켜주겠다는 제도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가 철저한 관리 감독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실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차치하더라도 그간 고질적 문제로 꼽혔던 고가의 정비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선 의미가 크다”며 “정부 차원 체계적이면서 확실한 관리 감독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완성차 업계가 카센터를 자동차 산업 파트너로 인식할 수 있도록 인식을 개선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 관계자는 “규정이 마련되면 경쟁력을 충분히 갖춘 카센터가 이에 대응해 나 설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던 만큼, 당분간은 시장의 움직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추후 업계 입장 등을 듣고 보완 사안이 발견되면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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