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닝단체 '우후죽순' 설립...“이합집산 불과”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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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닝단체 '우후죽순' 설립...“이합집산 불과” 쓴소리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6.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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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현장 “노림수 다 대동소이...눈 가리고 아웅 하는 꼴”

“진흥책 체감 없는데 협회만 생기면 뭐하나...구심점 잃어”

지난해 국토부와 산업부 산하 튜닝사업자 단체의 ‘통합 불발’이 밥그릇 싸움에 불과하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은지 1년 만에 지난 4월 한국자동차튜너협회가 또 다시 법인 인가를 받으면서 일선 현장과 협회 비가입 튜닝사업자들 사이에서 쓴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튜닝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양상을 “정부의 튜닝산업 대한 장밋빛 전망이 만든 이전투구의 결과”라고 보고 있다.

정부가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2020년까지 4조원 규모의 시장규모를 전망하면서 관련 업계가 그에 따른 수혜를 받기 위해 사전 작업을 벌이며 자리 선점에 나섰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한 튜닝산업에 있어 국토부와 산업부로 나뉜 유관부처 간 주도권 싸움이 업계 분열에 한몫하고 있다는 비판도 일고 있는 가운데, 정부부처 합동 튜닝산업 진흥대책이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 협회 난립은 업계 전체에 이로울 게 없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국토부가 인가를 해준 마당에 이런 현상(사업자단체 난립)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시장이 그 언젠가 활성화되면 각각의 이해관계자 모임이 자신들만의 떡고물을 차지하기 위한 협회 설립일 뿐 업계 전체의 발전을 모색하는 행태는 절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4의, 제5의 협회 설립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이 업계 내에서 나오면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부재와 관련 부처의 힘겨루기가 튜닝 시장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튜닝업계는 정부의 규제완화를 골자로 하는 각종 진흥책에도 별다른 경기 체감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튜닝업 한 종사자는 “정부는 과거 잘못된 튜닝문화 개선을 비롯해 규제 완화 조항 확대만이 튜닝산업 활성화의 해법인양 제시하고 있지만 본질은 그게 아니다”며 “일선에서 느끼는 것은 업계의 소리를 아울러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단체와 일관된 일처리를 할 수 있는 독립부처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협회 난립에 대한 비판이다.

이어 “누가 봐도 비슷한 업무를 하고 있는 협회가 자신들만의 이유로 설립 취지를 밝히며 단체를 만들면 튜닝업계를 바라보는 소비자의 시각도 흔들릴 수 있다”고 현 실태를 꼬집었다.

사실 사단법인 인가를 받은 세 개의 튜닝단체는 모두 각각의 설립이유와 전문성을 밝히고 있지만 어느 협회에도 포함되지 않은 튜닝업계 사업자들은 그 유사함을 지적하고 있다.

튜닝부품인증 및 튜닝문화 저변 확대 등을 담당하고 있는 튜닝협회(KATMO)나 튜닝전문인력 양성, 튜닝문화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있는 튜닝산업협회(KATIA), 이번에 생긴 튜닝샵 및 튜닝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사들의 모임인 튜너협회(ATK)는 정관이나 설립 취지가 표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 튜닝업 종사자 및 사업자들을 위한 단체라는 명분 아래 대동소이한 목적과 설립 배경을 갖고 있다.

이번 튜너협회 인가에 대해 국토부와 산업부의 입장차와 산하 양 협회의 의견도 업계 내에서는 입방아에 올랐다. 국토부는 “신생 단체 설립의 거부 이유가 없었다”며 “향후 단체 통합의 가이드라인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비쳤으며, 산업부는 유사단체 설립을 허가하지 않는다는 자신들의 입장과 달리 국토부에 단체 난립의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이다. 기존 양 단체는 인가 부처의 입장을 대변하며 불편한 기색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관련된 모두가 남의 탓만 하기 이전에 업계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며 “튜닝 정책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는 지금은 시장 전체를 관통할 정책 마련과 통합의 자세를 업계 자체 내에서 인정받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결국 이런 모양새가 튜닝시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산에서 튜닝샵을 운영하는 A씨(41)는 “구심점 없이 분열된 모습도 대외적으로 민망한데 우후죽순식 단체 설립은 ‘제 살 깎아먹기’에 불과할 뿐”라며 “현 상황은 그저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집단이 ‘이합집산’하는 꼴로 현 단체들은 그동안 왜 통합을 못했는지 스스로 되물어야 할 것”이라고 싸잡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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