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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친절 택시기사’ 정해져 있다
곽재옥 기자  |  jokwak@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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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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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도 고개 젓는 ‘불친절’…심해도 너무 심해

업계, “극소수 불친절 기사가 전체 택시에 먹칠”

민원 ‘2위’…처벌기준 애매해 감소폭 가장 낮아

업계 자정노력 ‘불친절 환불제’…“효과 있다”

‘불친절’이 고질적인 택시 민원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공급과잉과 승객감소로 인한 근로여건 악화가 자연히 승객에 대한 불친절로 이어졌고, 그 이미지가 때때로 택시정책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이달 초 ‘불친절 택시’에 대한 첫 처벌사례가 나오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에 ‘택시 불친절’의 현주소와 업계의 자정노력 현황을 들여다봤다.

# 지난 1월 초 승객 A씨 일행 4명은 기분 좋게 술을 마시고 개인택시에 승차했다. A씨는 승차한 택시의 앞좌석 양쪽 창문이 열려 있어 “기사님 추운데 창문 좀 닫아주세요”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택시기사는 “넷이서 술 먹고 술 냄새 나서 열어놨는데 뭐가 춥다고 창문을 닫으라 하냐?”며 쏘아붙였다. 그러더니 이어 “기본요금 가는 거리 택시 타 놓고, 모범택시도 못 탈 사람들이 버스타고 가지 왜 택시를 탔냐?”며 화를 냈다.

A씨는 불쾌한 기분을 참으며 이내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런데 택시기사가 화가 덜 풀렸는지 일행이 들고 탔던 음식이 든 비닐봉지를 차 밖으로 던져버리는 어이없는 행동을 했다. 결국 A씨 일행은 택시기사와 시비가 붙었고 112 신고로 지구대를 방문하게 됐다. 그런데 더욱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으니, 경찰들이 택시기사를 보자마다 “또 왔어? 또 왔어?”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이는 지난 1월 무렵 한 달 간 불친절 민원으로만 무려 4차례나 접수된 ‘불친절 전문’ 택시기사의 사례다. 이렇듯 서울시에 접수되는 택시 불친절 민원 가운데는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사례들이 더러 있다.

120 다산콜센터 등 서울시에 접수되는 택시민원 신고건수는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2014년 2만8056건에서 2015년 2만5104건으로 10.5% 줄어들었다. 세부적으로는 ▲장기정차 여객유치 751→357(52.5%↓) ▲합승 189→133(29.6%↓) ▲사업구역 외 영업 1047→806(23%↓) ▲승차거부 9477→7760건(18.1%↓) ▲부당요금 5121→4928(13.8%↓) ▲도중하차 1404→1275(9.2%↓) ▲불친절 8760→8638건(1.4%↓) 순의 감소폭을 보였다.

   
최근 3년간 택시민원 접수 건수 (서울시 제공)

각종 택시민원이 해마다 눈에 띄게 줄고 있는 가운데 ‘불친절’ 민원의 감소폭이 극히 낮은 이유는 오랫동안 ‘불친절’ 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은 데 원인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특정 행위에 대해 ‘불친절’로 느끼는 데는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처벌기준을 마련하고 판단함에 있어 어려움이 따르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지난 2월 서울시가 반말·욕설·폭언 등 ‘불친절 행위’에 대한 과태료 부과 규정을 사업개선명령에 신설하면서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은 민원 접수 시 해당 사업조합에 의뢰해 서비스 질 개선을 요구하는 정도로 민원 처리 방식이 소극적이었다면 이제 해당 자치구에 행정처분을 의뢰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민원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처벌규정이 만들어졌어도 실제 해당 민원이 처벌로 이어지기까지는 녹록치 않은 게 사실이다. 서울시가 해당 구청에 행정처분을 의뢰할 때도 민원을 입증할 만한 ‘증거자료’가 있어야만 가능한 상황. 이달 초 양천구의 한 법인택시기사가 첫 ‘과태료 10만원’ 처분을 받은 사례에서도 마침 승객이 영수증 요구 시 해당 택시기사가 집어던지듯 준 11개의 영수증 뭉치를 가지고 있어 증거물로 효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반면 앞선 A씨나 이번 행정처분과 같은 불친절 사례는 극히 일부로, 업계에서는 이들 극소수 사례가 부각되면서 전체 택시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거의 모든 택시기사들이 친절을 기본으로 생각하며 근무하고 있는데 어쩌다 있는 불량 택시기사들로 인해 택시업계 전체가 불친절 멍에를 뒤집어쓰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런가 하면 서울법인택시업계에서는 업계가 자정노력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불친절 환불제’ 시행 이후 민원승객의 민원제기 목적이 확연이 갈린다는 뒷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최근 제도 시행에 들어간 J회사 관계자는 “불친절의 경우 일부는 서울시에 일부는 회사에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며 “서울시가 처벌규정을 만든 이후로는 회사를 찾는 민원인 중에는 한눈에 봐도 환불이 목적인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서울시가 이 제도시행 여부를 택시업체 서비스 평가에 반영하기 시작한 이후 제도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서울지역 전체 255개 택시회사 중 불친절 환불제를 시행하는 회사는 지난해 11월 약 29%에서 최근 약 80%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아울러 제도시행에 따른 효과 역시 커지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특히 불친절 민원에 따른 요금환불 시 일부 회사의 경우 이를 회사 측이 지불하고 다수는 해당 기사에게 지불시키고 있는데, 아무래도 실효성은 후자가 크다는 분석이다.

15년 이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O회사 관계자는 “가끔 장난전화로 인해 제도시행에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제도가 자리를 잡았다”며 “그동안 축적된 경험으로 봤을 때 ‘불친절 기사’는 정해져 있어 채용 시부터 아예 인성을 중시하는 쪽으로 채용기준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불친절 민원이 접수되면 여러 사람이 모여 객관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며 “불친절로 판명되는 경우 해당 기사는 환불금을 무는 것은 물론 전체 친절교육 이외 단독으로 수시 친절교육을 받도록 불이익이 따르기 때문에 최근에 와서는 불친절 민원이 2개월에 한두건 정도로 대폭 줄어든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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