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블랙 ‘탄력요금제’, 심야승차난 해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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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블랙 ‘탄력요금제’, 심야승차난 해소할까
  • 곽재옥 기자 jokwak@gyotongn.com
  • 승인 2016.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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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시간 동시병산’으로…승객도 요금계산 가능
 
 

‘4배수’ 탄력요금제 도입…승차난 해소 ‘원론적 대안’

“다양한 요금제 도입 바람직…일반택시는 아직”

고급택시 ‘우버블랙(개인택시 고급택시)’이 출범 시 신고했던 요금체계를 최근 변경하고 지난 2일부터 3개월간 시범운행에 들어갔다. 이는 고급택시에 허용된 자율요금제 규정에 따른 것으로, 이로써 현재 운행 중인 고급택시 ‘카카오블랙’, ‘리모블랙’과 별도로 우버의 요금체계가 독자노선을 걷게 됐다.

서울시는 우버플랫폼을 사용하는 고급택시 ‘우버블랙’의 요금변경신고를 지난달 19일자로 수리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바뀐 요금체계하에서는 승객도 요금을 계산할 수 있고, 수요·공급량에 따른 할증제 적용은 심야 승차난을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거리·시간 완전동시병산제’ 도입=현재 카카오블랙과 리모블랙은 기본요금 8000원에 거리요금 71.4m당 100원, 시간요금 20초당 100원으로 계산되는 ‘거리·시간 상호병산제’를 채택하고 있다. 이 경우 주행속도 13km/h 미만에서는 시간요금만, 13km/h 이상에서는 거리요금만 적용되기 때문에 승객이 자체적으로 계산하기 어려운 구조다.

우버가 이번에 도입한 ‘거리·시간 완전동시병산제’는 기본요금 5000원에 77m당 100원, 24초당 100원이 적용되는데, 주행속도와 상관없이 운행 거리와 시간을 각각 계산해 더하기 때문에 영수증에 나오는 시간과 거리를 보고 승객이 직접 요금을 계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5㎞를 10분에 갔을 때 기본요금 5000원에 ‘5㎞’에 해당하는 거리요금 6494원과 ‘10분’에 해당하는 시간 요금 2500원을 더해 총 1만3934원을 내는 방식이다.

두 요금제로 최종요금을 비교하면 10km를 기준으로 볼 때 거의 비슷하거나 시간·거리완전동시병산제가 다소 낮을 것으로 시는 전망하고 있다. 10km 거리를 평균 27km/h 속도로 22분3초만에 갔을 때 종전 요금제로 계산하면 2만3966원, 변경된 요금제로 계산하면 2만3562원이 나온다.

▲‘탄력요금제’ 도입=우버블랙은 이번 요금 변경 시 국내에서는 생소한 ‘탄력요금제(Syrge Pricing)’도 함께 도입했다. 이는 실시간으로 수요와 공급을 분석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지역에 할증을 적용해 해당 지역으로 택시 진입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탄력요금제는 우버서비스를 제공되는 전 세계 도시에 공통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예컨대 서울을 ‘지오펜스(Geofence)라는 여러 개의 가상 구역으로 나눠, 해당 지오펜스 내 수요가 많고 공급이 적어 승객의 대기시간이 길어지면 자동으로 할증비율이 올라간다. 이 할증비율 산정은 5분마다 이뤄지게 된다.

이번 우버블랙의 탄력요금제 할증은 4배수 이내에서 적용된다. 승객이 자신이 속한 지오펜스의 할증요금 적용 여부와 예상요금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고, 승객이 앱상에서 이에 대해 동의 절차를 거쳐야 호출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이러한 탄력요금제는 국내에 거의 처음 도입된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수요·공급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현재 서울시내 주요 도심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심야 택시승차난 해소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연구위원은 “택시수요가 많을 때는 요금을 높게 설정하고, 수요가 없을 때는 낮게 설정하는 등 수요·공급을 맞춘다는 점에서 탄력요금제(Syrge Pricin)는 바람직하다”며 “서비스의 가치를 느끼며 여유 있게 탈 수 있는 이동수단으로써 고급택시의 요금제는 나아가 예약제, 시간대절제 등 보다 다양한 탄력요금제를 도입해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업계, 다양한 탄력요금제 도입 노력=이번 우버블랙의 요금변경과 관련해서는 택시업계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블랙(법인택시 고급택시) 역시 출범 이후 이번 우버의 요금제 변경과 비슷한 새로운 요금체계 도입을 구상하고 있는 터였다.

서울법인택시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낮 시간 택시수요를 창출하거나 심야 승차거부 방지 목적으로도 이러한 탄력요금제는 반드시 필요하고 검토할 가치가 있다”며 “고급택시의 경우 한정적 자원(댓수)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수입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비싼 대가를 지불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는 수요층에 대해 그에 맞는 서비스와 요금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한편 고급택시 이외 일반 택시에 대해서도 꽤 오래 전부터 탄력요금제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지난해에는 서울 법인·개인택시 양 조합이 실시한 ‘택시운임 정책의 합리화 방안에 관한 연구’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업계가 중형택시 5000원, 모범·대형택시 1만원 범위 내 기본요금 인상과 팁(Tip) 개념의 탄력요금제 도입을 서울시에 요청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개인택시업계 관계자는 “고급택시뿐 아니라 일반택시에 있어서도 넘쳐나는 택시를 낮 시간대에 활용하거나 겨울철·금요일 심야 승차난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수요·공급을 조절하는 탄력요금제 도입이 필요하다”며 “확실한 배차를 담보할 수 있는 탄력요금제가 도입되면 택시를 잡기 힘들 때, 추가 서비스를 제공받고 싶을 때 이들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지점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처럼 일반 택시 대상의 탄력요금제 도입은 좀처럼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안 연구위원은 “탄력요금제는 기본적으로 일반 택시에도 적용 가능한 아이디어”라며 “다만 일반 택시의 경우 항상 시민들의 공정성·형평성 문제제기와 원가규제가 존재하기 때문에 실행에 옮기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탄력요금제 적용 시 승객은 호출 전 할증여부를 확인하고 할증률 입력을 통해 호출을 확정한다.
탄력요금제 적용 시 택시기사는 할증이 적용되는 지역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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