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모터쇼]12일 폐막 부산국제모터쇼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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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모터쇼]12일 폐막 부산국제모터쇼 결산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6.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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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규모 … 미래 위해 정체성 확립해야”
 

“역대 최대 규모 … 미래 위해 정체성 확립해야”

11일간 70만명 관람 … 직전 대회보다 크게 감소

다양한 시도는 긍정 평가, ‘차별화는 부족’ 지적도

제8회 부산국제모터쇼(이하 부산모터쇼)가 12일 막을 내린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다양한 시도가 돋보였다’는 평가와 함께 ‘국내 모터쇼 위상과 수준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업계 일각에서 동시에 나왔다.

이번 부산모터쇼는 명사 초청 강연회(1일)와 언론공개 행사(2일)를 비롯해 공식 개막일인 3일부터 12일까지 대회 기간 동안 표면적으로 별다른 문제없이 원활하게 진행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산모터쇼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는 국내외 25개 완성차 브랜드가 참여해 신차 49종을 포함 232대를 선보였다. 참가업체와 전시면적은 지난 2014년도에 비해 14%, 신차는 40% 이상 각각 늘었다.

 

세계 최초 공개 월드프리미어 5종에 아시아 최초 공개 아시아프리미어 5종이 각각 선보였는데, 이 또한 예년에 비해 늘어난 수치였다.

조직위는 12일 저녁 잠정 집계 결과 이번 부산모터쇼 관람객이 70만명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직전 2014년 대회(115만1300명)에 비해 40% 가까이 줄어든 규모다.

이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지난 2014년도에 비해 연휴일수와 징검다리 휴일이 줄어든 데다 조선해양 부문 경기침체 여파가 적지 않게 영향을 줬다”며 “여기에 보다 합리적인 관람객 집계방식을 적용했고, 해운대 일대 교통체증 문제 등으로 인해 관람객이 줄었다”고 말했다.

 

‘미래의 물결, 감동의 기술’을 슬로건으로 제시한 이번 부산모터쇼 최대 화두는 친환경. 이에 발맞춰 참가 업체 상당수가 최근 세계 자동차 업계 트렌드인 ‘친환경 차량’을 대거 출품해 눈길을 끌었다. 기아차․쉐보레․BMW․렉서스 등이 친환경 신차를 발표했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30여대가 전시됐다.

특히 토요타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 돼 눈길을 끌었고, 르노삼성차와 토요타 1인용 전기차 ‘트위지’와 ‘i-로드’를 비교해 볼 수도 있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에 집중된 자동차 부품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제2전시장에 마련된 부품·용품관도 성과를 거뒀다. 조직위는 코트라와 연계한 부품용품업체 수출상담회는 2일과 3일 양일간 350여건에 이르는 상담을 기록하며 5억4600만 달러(6375억원)의 수출 상담 금액과, 3200만 달러(374억원)에 가까운 계약 추진 금액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국제모터쇼 위상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 자동차업계 핫 이슈를 짚어보자는 취지로 올해 처음 도입된 ‘미디어 갈라디너’는 단순 전야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세계적 명사 강연을 듣는 자리로 업그레이드됐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이밖에 단순 전시회에서 벗어나 부산 지역 관광 인프라를 접목시켜 시내 일원에서 ‘4X4 오프로드 대회 및 시승체험’ ‘전기차 및 신차 시승행사’ ‘키즈 라이딩 스쿨’ 등 행사를 개최한 것에 대해서도 ‘부산만의 차별화된 행사’였다는 긍정적 평가가 많았다.

조직위 관계자는 “올해 처음으로 행사장을 부산 시내 일원으로 확대 배치하고 각종 관광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변신을 시도해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며 “이를 통해 부산모터쇼가 1회성 스쳐가는 행사가 아니라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 상품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게 됐다”고 의미 부여했다.

 

물론 이런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지역 모터쇼라는 한계를 분명하게 드러냈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게 제기됐다. 특히 시장 규모가 작은 한국에서 그것도 지역 행사였기 때문에 자동차 산업 비전을 제대로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분석이 제법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우선 관람객이 부산모터쇼가 처음으로 열린 지난 2001년(72만7000명) 수준까지 후퇴한 것을 두고 “주최 측이 볼 것 보다는 관람객 수에 너무 집착한 결과”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지정(45․부산)씨는 “주말에 친구들과 행사를 관람하려 했는데, 너무 많은 인파에 밀려 정작 전시물은 제대로 볼 수도 없었다”며 “몰려오는 사람을 마다할 수는 없었겠지만, 좀 더 효율적으로 관람객을 분산시키고, 전시 동선이나 배치 등을 신경 썼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전시물과 행사가 대회 슬로건과 달리 자동차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된 차량은 기존 모델 부분 변경이 대부분이었고, 조직위가 의욕적으로 마련한 야외 행사 또한 모터쇼 취지에 걸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시된 차량만으로는 자율주행과 같은 최신 기술 흐름을 살피기에 부족했고, 친환경차가 30종이나 전시됐지만 최신이라고 보기는 힘들었다”며 “오프로드 체험이나 오토캠핑 행사 역시 모터쇼 본 행사와는 겉도는 느낌이 들게 했다”고 말했다.

 

국내외 다수 업체가 불참한 것도 문제였다. 특히 쌍용차가 지난 2014년에 이어 올해도 참가하지 않은 것을 두고 뒷말이 많이 나왔다. 쌍용차 측이 “전시할 신차가 없었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업계는 2014년 전시 공간 배정 과정에서 불거진 조직위와 갈등이 해결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에 더해 조직위마저 개최 직전까지 공공연하게 “모터쇼 불참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며 앙금을 드러냄으로써 ‘반쪽 행사’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여기에 국내 진출해 있는 혼다․볼보․푸조․시트로엥․피아트․크라이슬러․포르쉐․롤스로이스․람보르기니 등도 홍보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실제 몇몇 브랜드의 경우 해외 본사가 한국법인에 ‘지역 모터쇼에 지나치게 자주 참가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전시 장치물 등에서부터 행사 준비까지 많게는 수십억원이 들어가는 비용이 업체에 큰 부담을 주는 게 사실”이라며 “서울과 부산에서 번갈아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물론 비슷한 시기 인근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열리는 대회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업체 입장에서는 비용 대비 효과를 따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을 보여주는 단순 쇼에 치우치지 않겠다는 취지에 따라 전시 방법 등이 일부 개선됐지만, ‘속빈 전시’라는 지적은 끊이지 않았다. 여전히 브랜드 홍보대사와 레이싱모델이 언론과 일반 관람객들로부터 주목을 끌었고, 개별 부스마다 제공하는 기념품이 흥행몰이 바로미터가 되는 웃지 못 할 상황도 종종 발생했다.

 

업계는 이번 부산모터쇼가 고유 자동차 축제로서 정체성과 위상 확립 기틀을 마련했다는 조직위 평가에 일부 동의하면서도 “완성차 업체별로 한국 시장에 대한 전략이 어떻고, 동남권 지역 소비자를 위한 마케팅이 어떤 것인지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모터쇼와 비교하는 것이 무리고, 협소한 시장 규모 탓에 해외 유수 완성차 업체가 관심을 덜 갖는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며 “이런 한계가 분명하게 드러난 만큼 대회 규모에 매달리기 보다는 뚜렷한 방향을 잡고 특화된 모터쇼로 가꿔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직위도 세계적인 모터쇼가 되기 위해선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며 우회적으로나마 일부 문제에 대해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진학 부산시 산업통상국장은 “이번 행사는 무엇보다 부산모터쇼만의 색깔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행사였고, 그 결과 체험형 모터쇼 시도에 대해 호평을 받았다”며 “성과를 거둔 부분은 더 발전시키고 기타 부족한 부분은 적극 보완해 종합적인 검토를 거친 후 아시아 최고 자동차축제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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