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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속도제한장치 조작 ‘무죄’ 판결에 도덕적 해이 ‘우려’
김정규 기자  |  kjk74@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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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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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법원도 “해체 아니다”...용어 해석 두고 ‘공방’

“명백한 불법행위...도로안전 위협, 처벌 근거 애매”

도로 안전을 위협하는 자동차 속도제한 장치 조작에 대해 법원이 연이어 애매한 판결을 내리면서 자칫 자동차점검 및 튜닝 불법행위를 방조할 여지를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자동차 속도제한 장치를 조작해 기존에 설정된 최고속도를 높인 행위에 대해 법원이 개정 이전 관련법에서 규정하는 ‘장치의 해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로 판결했다.

수원지법 형사항소5부(이민수 부장판사)는 자동차관리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노모(53)씨 등 2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노씨는 경기도 고양시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던 지난 2014년 3월∼6월 84차례에 걸쳐 트레일러 등 최고속도가 시속 90㎞로 설정된 차량의 속도제한 장치 데이터를 조작해 시속 110㎞ 등으로 높여주고 차량 소유주로부터 돈을 받았다.

검찰은 노씨 등의 행위가 ‘점검·정비·튜닝이나 폐차 또는 교육·연구가 목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누구든 자동차에서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장치(주행·조종·조향·제동 등)를 해체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한 자동차관리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1심 재판부가 “노씨 등의 행위는 자동차관리법에서 금지하는 해체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하자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자동차관리법에 해체에 관한 정의조항을 두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국립국어원이 ‘해체’를 ‘여러 부속으로 맞춰진 기계 따위가 풀어져 흩어지거나 뜯어서 해침’이라고 풀이하고 있는데 피고인들의 행위는 데이터를 조작한 것이어서 해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체제나 조직 따위가 붕괴하는 것도 해체에 대한 사전적 풀이의 하나’라는 검찰 주장에 대해서도 “속도제한 장치를 체제나 조직으로 볼 수 없고 데이터 조작에 따른 최고속도 변경을 붕괴로 보기도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지난해 개정된 자동차관리법에는 전기·전자장치를 무단으로 해체한 행위를 처벌할 근거가 마련됐지만, 피고인들의 데이터 조작행위 종료일인 2014년 후에 입법됐으므로 피고인들을 처벌하는 근거로 삼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판결에 대해 일각에서는 도로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불법행위에 대해 법원이 ‘용어 해석’에 집중한 나머지 ‘행위 자체의 불법성과 위험성을 놓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화물차 운전자는 “속도제한 장치 조작이 대법원에서마저 ‘무죄’로 판결난다면 지금도 만연한 불법행위를 처벌할 근거를 마련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모든 대형차 운전자가 조작 유혹에 현혹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판결로 도덕적 해이 (속도제한 장치 조작 행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도 “법원이 용어 해석에 집중하다 명백한 불법행위의 본질을 놓칠 수 있어 우려스럽다”며 “다른 법리 해석으로라도 위법행위를 처벌할 근거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자동차관리법은 노씨 등의 행위와 같은 속도제한 장치 조작을 처벌할 수 있도록 지난해 8월 개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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