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현대차 구세주로 또 오른 ‘G80’과 ‘그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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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현대차 구세주로 또 오른 ‘G80’과 ‘그랜저’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6.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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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실적 부진 털 수 있는 신차로 주목
▲ 7월에 출시되는 제네시스 G80

내수 실적 부진 털 수 있는 신차로 주목

“인기 차종 기대감 높아 전망은 밝은 편”

상반기 내수 시장에서 부진을 겪었던 현대자동차가 하반기에 볼륨 차종을 앞세워 실적 반등을 노린다.

24일 현대차에 따르면 다음 달 7일 제네시스 브랜드가 ‘DH제네시스’ 후속으로 ‘G80’ 모델을 내놓는 데 이어, 현대차 브랜드는 오는 11월 완전 변경된 6세대 신형 ‘그랜저(프로젝트명 IG)’를 선보인다.

이들 두 차종 모두 국내에서 한 해 수 만대씩 팔려 나가는 볼륨 모델이다. 그간 국산차와 수입차를 망라해 대형 세단 세그먼트와 준대형 세단 세그먼트에서 각각 판매 1위 자리를 지키며 현대차 내수 실적을 견인했다.

G80의 경우 원래 계획대로 출시 일정이 잡힌 것이지만, 그랜저는 당초 내년 상반기 출시될 예정이었다. 그랜저 출시가 앞당겨진 것은 올해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내수 판매 실적 때문이다.

현대차는 승용차와 상용차를 망라해 지난 5월까지 국내에서 28만1154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27만3277대) 대비 2.9% 증가했다.

수치만 봤을 때는 내수 시장 부진이란 표현을 무색케 하지만, 개별 차종 실적 등을 세세하게 들여다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우선 5월까지 실적은 일부 차종이 견인한 것으로 주요 주력 차종이 판매 부진에 빠져 있다. 올해 들어 현대차 최고 베스트셀링 차종은 소형 트럭 ‘포터’로 5월까지 전년 대비 7.2% 증가한 4만4696대가 시장에서 팔렸다. 포터는 5월에만 9597대가 팔리는 등 매달 7000대 이상씩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제네시스 ‘EQ900’도 1만4089대가 팔리며 초대형 럭셔리 세단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이전 모델인 ‘에쿠스’가 지난해 같은 기간 3065대가 팔린 것과 비교하면 5배에 육박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연속 1만대 이상 판매되는 등 준중형 세단 세그먼트 최강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아반떼’도 올해 들어 1월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7000~8000대씩 팔리며 5월까지 판매고가 전년 대비 21.7% 증가한 3만9811대를 기록했다.

이밖에 레저차량(RV) 부문에서 각각 전년 대비 12.9%와 40.7% 실적이 증가한 싼타페(3만2209대)와 맥스크루즈(4750대)가 실적을 견인했고, 대형트럭이 전년 대비 24.1% 늘어난 9374대 팔렸다.

반면 국내 중형 세단 세그먼트를 이끌고 있는 ‘쏘나타’는 전년 대비 12.1% 줄어든 3만5780대 판매에 그쳤고, 준대형 세단 ‘그랜저’는 31.0% 감소한 2만3776대 판매에 머물렀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독립한 이후 현대차 브랜드 플래그십 세단 모델이 된 ‘아슬란’은 전년 대비 79.0% 급감한 937대가 판매됐다. 아슬란은 특히 1월(266대)을 제외하고는 매달 100대 판매에 그치고 있는데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올해 판매량이 2000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아슬란 출시 당시 매년 2만대에서 2만2000대 정도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이는 단 한 번도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

소형 스포츠다목적차량(SUV) 세그먼트를 리드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투싼’도 판매가 전년 대비 0.4% 빠진 2만5192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밖에 특정 소비자를 타깃으로 ‘PYL(프리미엄 유니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차종으로 내세우고 있는 ‘벨로스터’ ‘i30’ ‘i40’은 차종별로 20~40%대 감소세를 보이며 5개월 동안 누적 판매량이 1천대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그나마 상반기에 선전하며 잘 팔리고 있는 차종조차 하반기도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각 세그먼트에서 올해 새로 출시된 경쟁사 모델에 대한 시장 반응이 좋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들 신차가 시장에 안착하게 되는 7월 이후 현대차 주요 차종 판매가 더욱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대차 내부적으로도 위기의식이 팽배해졌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소상공인(포터)과 회장님(EQ900) 빼고는 찾는 사람이 없다’거나 ‘상용차 회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기도 했다.

노조 또한 최근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차종을 근거로 책임을 물으며 회사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경쟁사 대비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이유로 마땅히 내놓을 신차가 없다는 점을 꼽는 분위기다. 업계 또한 현대차가 특히 세단 부문에서 신차를 내놓지 못한 것이 올해 상반기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고 봤다.

실제 국내에서 디젤 차량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사회적으로 확산되면서 세단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도 현대차 세단 부문은 오히려 전년 대비 19.3% 실적이 감소했다.

결국 현대차가 하반기 G80 출시는 물론 그랜저 조기 출시를 결정한 것에는 이런 배경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두 차종 이외에도 하반기에 준중형 해치백 차종인 ‘i30’ 3세대 모델을 내놓는 등 RV 보다는 세단 부문에 집중해 신차를 쏟아낼 계획이다.

아울러 신형 그랜저를 앞세워 연말 법인차 수요를 끌어 오는 것은 물론, 기존 그랜저를 구입한 소비자가 1년 뒤 신형 모델로 바꿀 수 있는 ‘스마트 익스체인지’ 프로그램을 선보여 신차가 나올 때까지 고객 이탈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를 앞세워 공격적인 판촉에 나서고 있는 경쟁사와 비교하면 사실상 현대차 내수 부진 위기는 6월 이후 하반기에 더욱 가시화될 수 있다”며 “출시 예정인 G80과 그랜저가 워낙 기존에도 인기가 높았지만 신차에 대한 소비자 기대감도 큰 만큼 두 차종이 현대차 하반기 실적을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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