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잇단 악재에 ‘경고등’ 켜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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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잇단 악재에 ‘경고등’ 켜져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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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비리에 신차 기본사양 차별 논란
▲ 지난해 8월 차세대 더 뉴 스파크가 출시된 이후 당시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이 창원공장을 방문해 생산시설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직원비리에 신차 기본사양 차별 논란

생산 차종 축소 가능성도 최근 제기돼

한국GM이 최근 안팎으로 구설수에 시달리고 있다. 신차 사양 차별 논란에 연이은 직원 비리 문제까지 터지면서 ‘잘 나가던 내수 시장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천지검 특수부가 지난 5월 말부터 지난달 말까지 연이어 한국GM 노조 전․현직 간부를 비롯해 한국GM 전 노사부문 부사장과 노사협력팀 상무를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 이들은 명절이나 체육대회 행사 때 직원에게 나눠줄 선물세트․사은품 납품 업체 선정 과정에서 특정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한 일부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회사와 노조가 절차와 규정을 무시하고 ‘뒷돈’ 거래를 통해 노조 간부 친인척 또는 협력업체 직원 등을 채용했다는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현재 납품비리 사건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는데, 노사가 채용에서도 비리를 저지른 혐의가 파악되면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한국GM은 문제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지난달 24일 불미스러운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고, 향후 회사와 관련된 어떠한 불법행위나 관행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은 “올해 초 최고경영자로 부임한 이후 지속적으로 사내 규정과 윤리 준수 중요성을 강조해왔는데, 모든 임직원은 어떤 부적절한 관행이나 부정행위도 용납 받을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한다”며 “직원 개개인 그릇된 행동이 조직 전체에 부정적인 상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내수 판매가 늘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판매 성장세를 지속해 나가기 위해 직원 역량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직원 비리에 앞서 지난 4월 말 출시돼 내수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신형 말리부가 논란에 휩싸였다. 국내 판매 모델과 북미 지역에서 판매되는 모델에 각각 장착된 사양이 달라 문제가 된 것.

대상은 신형 말리부에 장착된 자동변속기와 에어백. 내수 판매 모델에는 6단 자동변속기와 2세대 디파워드 에어백(8개)이 기본 채택됐지만, 북미 지역 판매 모델에는 8단 자동변속기와 4세대 어드밴스드 에어백(10개)이 달렸다.

당연히 변속감과 주행성능은 물론 안전성에 있어서 내수 판매 모델이 뒤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GM은 각 지역 소비자 요구에 충족하는 사양과 가격 등을 고려하고 지역 도로나 환경 등을 반영하다보면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에어백의 경우 북미 지역은 대부분 중형차 이상에 4세대를 의무 장착하도록 법제화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시장 일각에서 윤리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한국 시장과 소비자를 차별했다는 비난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고 있다.

지난달 16일에 열린 ‘임금 및 단체 협약’ 10차 교섭에서는 회사가 캡티바 후속 모델을 한국이 아닌 다른 국가 생산시설에서 만들어 팔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미 전기차 ‘볼트’와 기타 하이브리드 차종을 해외 생산․도입하겠다고 했고, 올란도 등도 국내 보다는 해외에서 생산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물량이 많지 않아 국내생산이 효율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노조는 국내 생산 물량을 축소하면 시설 폐쇄와 인력 감축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국내 생산 차종 축소 논란은 이미 지난해 준대형 세단 임팔라가 출시될 때부터 줄기차게 제기됐다. 당시 한국GM 경영진이 판매 추이를 지켜본 후 국내생산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디트로이트 공장 생산분을 수입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그러자 한국GM이 쉐보레 브랜드 유럽 철수로 군산공장 물량 축소에 나선 데 이어 생산 차종까지 줄임으로써 글로벌 GM 하청업체가 됐고, 향후 GM 모델을 수입하는 한국법인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관련해 고남권 금속노조 한국GM 지부장은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사측에 “미래 지속 발전을 위해 8조원을 제품 개발 등에 투자하겠다고 회사가 밝혔지만, 이에 대해 명확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아 불신이 커지고 있다”며 “회사가 진정한 미래발전을 위해 물량을 확보하고 생산시설 가동률을 높여 이익을 창출하도록 노력해야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잇달아 제기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한국GM이 보다 선제적이면서 명확하게 대응하지 못할 경우 머지않아 내수 시장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봤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 봤을 때는 타당성이나 효용성을 따져 보다 이익이 되는 쪽으로 결정하는 것이 당연할 수 있다”며 “다만 한국GM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생산 기반을 갖고 있고, 2만 명 가까운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국내 최대 외국계 투자회사라는 점을 감안해 정서적인 측면에서 국내 시장을 바라볼 수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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