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과 혁신으로 상용차 글로벌 톱5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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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과 혁신으로 상용차 글로벌 톱5 도전”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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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용차 자체 보유 첨단 기술 공개․시연

현대상용차 자체 보유 첨단 기술 공개․시연

올해 10만5천대에서 2020년 23만대 목표

[화성=이승한 기자]대형버스 한 대가 시속 60km로 직선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얼마가지 않아 앞서 서행하고 있던 승용차와 간격이 좁혀졌다. 두 차가 충돌하기 직전 대형버스는 멈칫하더니 이윽고 승용차 바로 앞에서 급정거하며 멈췄다. 대형사고가 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대형버스가 사고를 내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차량에 ‘자동긴급제동장치(AEBS)’가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AEBS는 레이더와 카메라를 이용해 전방 차량과의 추돌 위험을 감지하면 3단계로 차량을 제어할 수 있다.

버스의 경우 제한 속도인 시속 110km 상황에서도 작동이 가능하다. 앞차가 조금이라도 움직이고 있으면 거리를 판단해 차를 강제로 정차시킬 수 있다.

대형버스나 트럭의 경우 국내에서 신차는 내년부터, 이미 도로를 달리고 있는 차는 2018년과 19년에 걸쳐 의무적으로 장착해야 한다.

김장섭 현대자동차 상용 선행전자개발팀 책임연구원은 “얼마 전 강원도 봉평터널에서 발생한 버스와 승용차 추돌 사고는 정체로 서 있던 승용차를 관광버스가 추돌한 것인데, 현재 기술력으로는 아직 멈춰 있는 차의 경우 AEBS가 달렸어도 추돌을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며 “다만 속도를 어느 정도까지 제어할 수 있었을 테니 실제 일어난 인명 피해는 최소화 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현대자동차 상용사업본부(이하 현대상용차)가 자동차 전문기자단 20~30여명을 남양기술연구소로 초청해 현재 상용차 기술력을 설명하고 시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행사에서 현대상용차가 자체 확보했거나 개발 진행 중인 첨단 안전기술과 연구시설 등이 소개됐고, 향후 신차 출시 계획 및 글로벌 판매 전략이 제시됐다.

이날 현대상용차는 AEBS 이외에도 ‘어라운드뷰’ ‘차선이탈경고/방지’ ‘안전거리제어’ ‘ADAS연비제어’ ‘능동조향제어’ ‘차량자세제어’와 같은 첨단 시스템 개발 추이에 대해 설명했다. 이들 기술 상당수는 ‘엑시언트’와 같은 시판 차량에 장착돼 있다.

이밖에 향후 2018년에서 2020년 사이 기술 개발 또는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차량 간 쌍방향 소통(V2X)’ ‘자율주행’ ‘군집주행’ 시스템 개발 동향과 추이도 거론됐다.

김장섭 책임연구원은 “V2X는 지능형 교통시스템 핵심 과제로 국내에서는 올해 법규 초안이 만들어지고 2018년에는 법제화가 될 전망”이라며 “상대 차량에 대한 주행 정보 등을 공유함으로써 교차로와 교량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화물․물류업계 미래 이슈로 떠오른 군집 주행에 대해 김 책임연구원은 “유럽은 실 도로 평가를 지난 4월에 끝냈을 만큼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군집 주행이 법으로 금지돼 있는데다, 차량 통신을 위한 주파수 문제가 걸려 있어 기술 개발이 뒤처지고 있지만 다른 업체에 뒤지지 않기 위해 연구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용차는 이날 행사에서 실제 차량을 시험할 수 있는 대규모 연구시설인 ‘상용장비동’을 공개했다. 시설에는 승차감과 조향성능 개선을 위한 ‘섀시특성’ 시험실과 재현된 다양한 노면 조건에서 무인 가속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는 ‘내구성능’ 시험실, 영하 40도에서 영상 60도까지 지구상 대부분 온도는 물론 시속 100km에 이르는 풍속 조건에서 차량 성능을 점검할 수 있는 ‘환경’ 시험실, 연비 및 엔진 동력을 테스트하는 ‘연비동력’ 시험실 등 4개 시험장이 갖춰져 있다.

각각의 시험장에는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세팅된 각종 장비가 들어선 독립된 셀이 여러 개 갖춰져 있었다. 셀에서는 실차는 물론 엔진 등 부품에 대한 테스트가 진행됐다. ‘엑시언트’ ‘마이티’ ‘유니버스’ ‘쏠라티’ 등이 가혹한 조건에서 시험 받고 있었다.

이춘근 현대상용차 상용실차시험 책임연구원은 “상용장비동에 마련된 연구 장비는 상용차 전문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거나 가장 규모가 큰 시설로, 상용차 전 차종은 물론 군용 차량까지 테스트할 수 있다”며 “올해 말 새로운 상용연구동이 완공되면 현재보다 더욱 고도화된 장비로 각종 차량 테스트를 진행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시설 외에도 상용엔진시험동에서는 자체 개발한 디젤엔진 5종과 압축천연가스(CNG) 2종이 공개됐다. 21인승 프리미엄 버스와 수소연료전지 버스 실물도 자유롭게 확인할 수 있었다. 범용시험장에서는 ‘엑시언트’ ‘쏠라티’ ‘마이티’ 시승행사도 열렸다.

현대상용차가 사상 처음으로 언론에 최 일선 제품 연구 시설을 공개한 것은 그간 축적해 온 자체 기술력과 제품 품질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현대상용차는 글로벌 5위권 브랜드로 도약한 승용 부문에서 거둔 노하우를 바탕으로 상용 부문을 오는 2020년까지 글로벌 5대 브랜드로 육성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상용차연구거점을 전주에서 남양기술연구소로 옮겼고, 연구 조직도 과감히 개편했다.

송재택 현대차 상용기획팀장은 “글로벌 최고 연구시설인 남양기술연구소에서 승용 부문 기술력과 융합을 이루고 본사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에 나섬으로써 상용차가 한층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를 토대로 올해 10만5000대(소형 상용차 제외)를 달성하고 2018년 17만대를 거쳐 2020년 글로벌 23만대 판매 목표를 이뤄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재영 현대차 상용사업본부장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배터리고정식 전기버스와 수소연료전지버스를 의욕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글로벌 판매 확대를 위해서 현지 실정에 맞는 차량을 주기적으로 개발하는 데도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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