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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개인택시는 ‘향긋한 택시’로 변신 중
곽재옥 기자  |  jokwak@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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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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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개인택시, 업계 최초 ‘실내 클리닉’ 추진

   
 

‘일제점검’ 업그레이드…찌든 때·냄새 제거
4년6개월 차량 중점…‘상·중·하’ 등급 매겨
‘살균소독기’ 점검 후 충전소 6곳에 상시 비치
“서울 국한 아쉬워…전국 택시에 확대 기대”

서울개인택시조합이 매년 형식적으로 시행하던 일제점검을 업그레이드해 ‘향기나는 택시’를 목표로 ‘환경개선 실내 클리닉 일제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택시 승객 서비스 개선을 위해 업계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환경개선 작업을 진행하기는 이번이 처음. 이에 이번 사업이 갖는 의미와 조합원들의 반응을 현장에서 취재해 봤다.

▲ ‘불쾌한 냄새’ 운전자는 몰라 = 지난 21일 오후 2시, 복지강남충전소.

‘서울’ 넘버를 단 개인택시 차량들이 연이어 충전소 안으로 들어섰다. 지정된 장소에 차량 한 대가 멈춰 서자 대기하고 있던 조합 직원 3명이 다가가 각각 차량 안팎을 꼼꼼히 점검했다. 점검 결과 차량의 실내 환경상태는 ‘중’. 또 다른 직원이 스마트폰 앱에 해당 차량의 점검결과를 입력하는 사이 곧바로 스팀살균소독이 시작됐다.

“차량 내부에서 냄새가 나는 것을 운전자는 알기 어려워요.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매일 또는 이틀 영업 후 쉬는 날은 꼭 청소를 하는 편인데, 그럼에도 본인은 인지하지 못하는 냄새가 나는 경우가 더러 있죠. 그동안 일제점검에서는 청결 상태를 체크는 했지만 냄새 부분까지 해결하기는 어려웠죠.”

이러는 사이 충전소 한편에서는 아예 차량 앞뒤 좌석을 모두 떼어 시트까지 벗긴 채 전문적인 클리닉 작업이 한창이다. 차주인 박 모 씨(‘나’조)는 7년 전 그랜저를 신차로 뽑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차량 안팎을 청소해 왔다. 그런데 이날 받은 실내 환경상태 등급은 예상 밖으로 ‘상’. 운전석 좌석을 떼어내자 놀랍게도 명태 한 마리가 나왔다.

“새 차를 뽑은 날 고사 지낸 뒤에 누가 넣어둔 모양인데 그게 아직까지 있었네요. 당시에는 그랜저 택시를 모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승객 많이 태우려고 큰맘 먹고 뽑았죠. 술, 담배 안하고 매일 1시간씩 청소하기 때문에 냄새가 나는 줄은 몰랐습니다.”

   
살균소독기

▲ 일회성 아닌 지속 추진 의지 = 올해 서울개인택시조합이 실시하는 일제점검은 예년과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매년 1회 의무적으로 실시되는 ‘개인택시 환경관리실태 일제점검’이 차량 청결상태, 설비유지 등을 확인하는 다분히 형식적인 점검에 그쳤다면, 올해는 특히 차령 4년 6개월 이상 차량에 대한 ‘청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현재 서울개인택시 차량 약 5만대 가운데 차령 4년 6개월 이상은 1만6200대. 조합은 해당 차량들을 냄새 정도에 따라 ‘상’, ‘중’, ‘하’로 나누고, 상태가 양호한 ‘하’와 ‘중’ 차량은 살균소독기를 동원해 무료 클리닉을 실시하고 있다. 또 상태가 가장 좋지 않은 ‘상’ 차량은 조합원이 동의하는 경우 전 좌석을 탈거해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구석구석 세척하고 있다.

이번 시도는 그동안 고질적으로 제기돼 왔던 ‘청결’ 관련 민원을 본격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시대 변화와 함께 택시 이용객들의 요구가 다양해졌고, 택시의 청결 문제는 이제 승차 거부나 불친절 등과 함께 빠짐없이 요구되고 있는 ‘택시 서비스’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조합은 이번 사업을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해 차량별 점검결과를 자체 개발한 ‘환경개선점검’ 앱에 일일이 입력하고 있다. 실내 클리닉에 동의하지 않은 ‘상’ 등급의 차량에 대해서는 소속 조합지부에 알려 후속관리를 요청하고, 현재 6개 충전소에 비치된 살균소독기는 점검 후에도 상시 비치해 조합원들이 수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천정 세차 후와 전

▲ ‘시중비용 절반’ 조합원들 관심↑ = 이번 클리닉 사업은 업계 최초로 진행되는 만큼 다수 조합원들로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조합은 애초 사업을 완료하는 데 약 2달간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충전소 6곳(강남·개화·공릉·노원·신정·용두)이 일평균 100대 이상을 소화할 정도로 참여율이 높아 8월 초면 사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트 아래 찌든 때

특히 등급 ‘상’ 차량에 한해 실시하는 ‘실내 클리닉’은 조합이 전문업체 12곳과 협의해 시중(출장 11만원·매장 20만원 정도)보다 훨씬 싼 8만원(조합지원금 4만원+조합원 부담 4만원)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일단 서비스를 이용한 조합원들의 만족도가 높다. 장시간 비용 부담으로 방치해 뒀던 차내 천정과 시트 깊숙이 스며든 찌든 때와 냄새를 말끔히 털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상’ 등급을 받아 실내 클리닉을 한 이 모 씨(‘나’조)는 “택시는 영업 특성상 담배연기나 매연으로 천정 오염이 심하고, 취객의 구토와 소변으로 시트 깊숙이 찌든 때와 냄새가 배어 있어 일반 세차장에 가도 거부를 당하거나 웃돈을 부르는 경우가 많다”며 “처음으로 차량 내부까지 세차를 하고 나니 내 몸의 묵은 때를 벗겨낸 것처럼 시원하다”고 말했다.

한편 강남충전소에서 만난 다수 조합원들은 조합의 이번 사업이 ‘택시의 공공성’ 측면에서 바람직한 시도라고 입을 모았다. 그중 김 모 씨(‘다’조)는 “시민들을 위한 서비스 개선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택시이용 활성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면서 “이와 같은 사업을 서울뿐 아니라 전국으로 확산하기 위해서는 국토교통부나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인터뷰 - 이연수 서울개인택시조합 이사장

“업계가 해야 할 당연한 일”

   
 

- ‘택시 청결’ 민원을 업계가 자발적으로 해소하고자 하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안다. 이번 사업의 추진 배경은?

▲승객을 모시는 데 청결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생각에서 시작됐다. 이사장직을 맡자마자 이러한 계획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하나하나 준비해 왔다.

물론 대부분의 조합원은 대체로 차량관리를 깨끗하게 잘한다. 다만 1000명 중 1명꼴로 냄새나 심하게 나는 택시가 있는데, 이로 인해 시민들의 ‘청결’ 민원이 심심찮게 이어져 왔다. 그래서 올해 일제점검 시에는 조합이 나서서 택시 내 악취를 뿌리 뽑기로 한 것이다.

-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사업인 데다 ‘실내 클리닉’을 받을 수 있는 조합원과 그렇지 않은 조합원이 나뉘어 불만의 목소리도 있을 것 같다.

▲처음에는 4년 6개월 된 차량 전체에 대해 좌석을 떼고 유료 클리닉을 시행하는 줄 알고 일부 반발의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심각하게 냄새가 나는 차량에 한해 당사자 동의하에 진행한다는 사실을 상세히 알린 뒤로는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좋아한다. 심지어 어떤 조합원들은 차령이 2년 안팎인데도 전액을 지불할 테니 실내 클리닉을 한 번 해달라고 요구해 오는 경우도 있다.

- 취지는 좋지만 한편으로 ‘돈만 들고 티 안나는’ 사업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다. 누가 알아주면 하고 알아주지 않으면 안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우리 조합은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손님을 불쾌하지 않고 상쾌하게 모실 수 있도록 앞으로도 꾸준히 이와 같은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 이번 사업은 서울에 국한되기 아까울 정도로 개인택시 역사상 의미 있는 작업이라는 의견이 많다.

▲그렇지 않아도 연합회에 가서 한 번 자랑하려 한다. 전국 시·도 조합 이사장들이 서울의 환경개선 사업에 다 같이 공감하고 자발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그러면 언젠가는 국민이 모두 ‘개인택시는 향기 나는 택시’라는 인식을 갖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이번 사업은 업계가 해야 할 당연한 일로, 정부나 지자체에 업계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싶지 않다. 다만 이러한 노력이 시민들에게 전해져 진정 ‘칭찬 받는 택시’가 되길 희망한다. 그러면 최저임금에 가까운 수입으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조합원들을 위해 조합이 절실히 요구하고 있는 택시요금 인상 등 현안도 자연스럽게 해결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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