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고속철도 8월 개통 사실상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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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고속철도 8월 개통 사실상 무산"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6.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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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현터널, 긴급차량 진출입로 만들어야"
 

감사원, 건설사업 추진실태 감사결과 공개

‘안전관리체계 승인’까지 최소 2~3월 소요

국내 최장의 철도터널인 율현터널에 긴급차량이 진·출입할 수 있는 통로가 설치돼 있지 않아 안전사고에 취약하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또 개통 일자를 미리 정해놓고 일자를 맞추기 위해 종합시험운행 등 안전기준의 만족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안전관리체계를 검사‧승인하도록 개통계획을 수립해 안전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열차를 운행하게 될 우려도 감사보고서에서 지적됐다.

감사원은 지난 주 수도권고속철도 건설사업 추진실태에 대한 감사를 벌여 12건의 문제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예고했던 8월 개통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감사는 지난 2월18일부터 3월 4일까지 예비조사, 3월 21일부터 4월 18일까지 실지감사로 진행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수도권고속철도 실시 계획에 따라 서울 강남 수서역에서 경기도 평택 지제역까지 연결하는 50.3㎞ 구간에 율현터널을 건설하고 있다.

율현터널은 국내에서 가장 긴 철도터널로, 남단 종점인 지제역사만 지상에 있고, 북단 종점인 수서역사를 포함한 대부분의 구간은 지하에 있다.

그러다보니 화재 등의 사고발생 시 긴급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 구간은 지상에 있는 지제역사가 유일해 사고에 대한 대응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특히 터널 중간중간에 긴급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 통로인 '경사갱'을 설치하지 않았고 터널 북측 수서역 인근에서 사고가 나면 긴급차량이 지제역으로 진입해 사고지점에 도착하는 데에만 4시간이 소요된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구체적인 대안으로 공사 과정에 기중기나 레미콘 차량 등이 진출입할 수 있도록 만든 작업구 12개 가운데 4개를 긴급차량 진출입로로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사고 발생시 승객들이 지하 터널에서 안전하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설치한 18개의 수직구에 연결송수관을 설치해 화재 발생 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특히 수도권고속철도 개통계획 수립이 부적정하다고 지적했다.

국토부가 개통계획을 수립할 때는 종합시험운행 등 안전기준의 만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교통안전공단의 안전관리체계 검사‧승인을 받아야 하나, 8월 개통 일정에 맞추기 위해 종합시험운행이 4월 20일~8월 10일임에도 안전관리체계 신청‧승인은 그 이전인 3월에 시작해 7월까지 진행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이런 이유로 감사원은 종합시험운행 등 안전기준의 만족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안전관리체계를 형식적으로 검사‧승인한 후 수도권고속철도가 운행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종합시험운행이 현재 시공상의 문제점 등으로 중단된 상태에 있고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8월 개통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게 관계기관의 분석이다.

통상적인 검사‧승인에 소요되는 기간이 2~3개월 가량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 시험운행을 마친다는 전제를 해도 검사‧승인을 종료한 이후 개통이 가능하므로 개통은 11월 이후에라야 가능하다. 이 점은 철도시설공단도 확인하고 있고, 개통 일자를 12월로 늦추는 방안을 잠정적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힌편 감사원은 또 강남구 삼성역에서 경기도 동탄역까지 운행하는 39.5㎞ 구간에 대한 광역급행철도 기본 계획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광역급행철도 열차가 수도권고속철도 열차와 함께 율현터널을 이용할 수 있도록 광역급행철도 기본 계획을 고시했다.

그렇지만 국토부는 광역철도차량과 고속철도차량 사이의 배차 간격을 1분으로 지나치게 짧게 설정했고, 열차의 잦은 운행으로 터널 내 압력이 높아져 광역철도차량이 터널을 통과할 때 출입문과 창문이 파손될 위험이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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