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렌터카업체에 ‘바캉스특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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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렌터카업체에 ‘바캉스특수’ 없다
  • 곽재옥 기자 jokwak@gyotongn.com
  • 승인 201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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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카셰어링에 떠밀려 경영난 가중
‘무료 딜리버리’ 등 무리한 서비스 불가피

유난히 뜨거운 바캉스 시즌의 한가운데 있지만 중소 렌터카업체들은 한 해 대목인 바캉스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과거처럼 고객맞이 이벤트 등을 실시하는 업체들도 내륙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롯데렌탈, AJ렌터카, SK네트웍스 등 렌터카 대기업 3사는 일찍부터 올 여름 휴가철을 겨냥해 대여료 할인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전방위적 홍보와 마케팅을 펼쳐 왔다. 하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중소업체 가운데는 제주지역의 제주스타렌터카가 캐릭터 부채 지급 등 이벤트를 벌이고 있는 정도다.

이와 관련해 렌터카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성수기에 대비해 중소사업자들이 이런저런 이벤트성 사업을 준비하느라 전화 받을 시간도 없이 분주했다”며 “하지만 요즘은 그런 분위기가 전혀 감지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과거 중소업체들은 여름 성수기 기간 동안 젊은 고객 취향에 맞춰 노래를 담은 CD·USB 또는 튜브를 무료로 대여하거나 내비 업데이트, 물티슈 증정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서비스로 손님들을 맞이했다. 하지만 지난 5~6년 사이 이러한 이벤트성 사업들이 점차 줄어들면서 최근에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강서구에서 렌터카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예전에는 차량정비, 오일교환, 노후차 교체 등 바캉스 시즌에 앞서 미리 대비하곤 했지만 최근에는 실내등 점검, 옥스선·충전기 무상대여 등 평상시에도 제공하는 소소한 서비스를 제외하면 바캉스라고 해서 특별히 준비할 수 있는 형편이 못된다”고 말했다.

중소 렌터카업체들이 이처럼 바캉스 수송대책에 소극적인 데는 불과 몇 년 사이 이용객들이 급격하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매출 저하로 경영난을 겪다 보니 부가서비스에 쏟아 부을 자금여력이 없는 것이다.

서초구에서 렌터카업체를 운영하는 B씨는 “사업을 처음 시작한 4~5년 전만해도 젊은층 이용객들이 3~4일 기간 승합차를 빌리기 위해 짐을 싸들고 와서 대기하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며 “하지만 요즘은 이러한 수요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져 사업자들은 생활비를 충당하고 직원을 유지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일단 다수 렌터카 수요가 대기업으로 몰리는 ‘쏠림 현상’이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 렌터카업체 시장의 46.4%를 점유하고 있는 대기업 3사가 치열하게 저가 전략을 펼치다 보니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업체들이 가격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구조가 됐다.

또한 최근 1~2년 급격하게 늘어난 카셰어링도 이들 중소업체들의 경영난을 부추기고 있다. 현재 카셰어링의 주중 가동률이 30%에 그치는 반면 1~3일에 걸친 주말 이용률이 높아 차량 한 대를 여럿이 나눠 쓰는 카셰어링 본연의 기능을 떠나 렌터카 기능을 대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렌터카업계 관계자는 “외부환경으로 인해 경영난이 계속 가중되다 보니 중소업체들로서는 무료 딜리버리 서비스 등 무리수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중소업체들의 수익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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