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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I 브리프<5>] 김건영 한국교통연구원 대외협력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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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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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다 뭣이 중한디"

 

   
 

최근 ‘포켓몬Go’라는 스마트폰 게임이 열풍이다. 포켓몬은 주머니 속 괴물이란 뜻인 포켓몬스터의 약어이다. 게임이용자는 몬스터 볼을 이용해 몬스터를 잡아 키우고 다른 몬스터와 대결해 이기면 엄청난 힘을 발휘하도록 설계돼 있다. 1995년 일본에서 처음 제작된 게임으로 TV 프로그램, 영화, 만화로도 영역을 넓혔다. 이 게임이 스마트 폰에 구현된 것이 포켓몬Go이다.

포켓몬Go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이라는 최신 기술을 이용한 게임이다. 다소 생소한 용어인 증강현실은 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이미지를 겹쳐서 절묘하게 하나의 영상으로 보이도록 하는 최첨단 기술이다. 이 기술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가상현실(VR) 등과 함께 최근 전자통신기술의 키워드 중 하나이다.


포켓몬Go는 기본적으로 실제 화면과 구글지도와 GPS를 이용한 위치기반 게임이다. 구글지도와 GPS를 활용할 수 있는 전 세계 어느 지역에서나 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여러 이유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강원도 속초와 일부 지역에서만 게임을 이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최근 흥미로운 기사들이 게재되고 있다. ‘속초행 고속버스 좌석이 매진됐다’, ‘선생님과 학생들이 OOO을 잡으러 운동장을 돌고 있다’, ‘게임 이용자를 위해 항공요금을 할인해준다’, ‘속초행 여행상품들이 출시됐다’, ‘미국 생방송 중 한 직원이 게임에 집중하느라 방송사고가 났다’ 등이 그것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여러 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한 중학생은 게임에 열중하며 길을 건너다가 차에 치였다. 한 운전자는 운전 중에 게임을 하다 나무를 들이받았다. 고속화도로 주행 중 △△△를 잡으러 갑자기 차량을 세워 대형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일부 지역 도로전광판에는 ‘운전에 집중하라’는 경고문도 붙었다. 독일 자동차 운전자 연맹(ADAC)은 보행자 사고확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일본에서는 게임 출시 후 4일 동안 총 36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도쿄의 한 지하철역에서는 포켓몬이 전동차에 출현해 사고가 발생할 뻔했다. 도쿄 메트로는 포켓몬 Go 게임 이용자가 전동차와 충돌하거나 선로 안쪽으로 떨어질 위험이 있다며 게임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게임을 이용하거나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 모두의 생명까지 위협받는 상황이 됐다.

지난 7월에는 실험 중인 테슬라의 자율주행에서 운전자 사망과 전복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구글의 무인차 시험주행에서는 상대운전자의 과실이긴 하지만 2009년 이래 총 17건의 사고가 있었고, 최근의 교통사고에 대해서는 일부 책임을 인정했다.

무인 또는 자율주행으로 인적요인에 의한 교통사고는 향후 상당부분 감소하겠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길 일은 아니다. 구글의 실험에서는 무인차가 6년간 330만km를 주행했는데 17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으니, 즉 19만4118km당 1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4년도 기준으로 3170억7500만km 주행거리에 22만3552건(도로교통공단 경찰DB집계)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141만8354km당 1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구글 무인차가 아직 실험 중에 있어 직접비교에는 한계가 있으나, 구글의 사고 건당 주행거리가 7.3배나 높은 수치이다.

한편 손해보험협회의 집계를 반영한 도로교통공단의 통합DB 기준으로는 2014년에 112만9374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으니 28만752km당 1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계산돼 구글의 교통사고 건수는 1.45배 높다. 테슬라의 자율주행차 실험의 경우, 2억 9000만km 주행 중 1건의 사망교통사고가 있었다. 이 수치는 우리나라의 6658만km 주행 당 사망교통사고(2014년 기준)에 비해 4.36배 안전성이 높다고는 볼 수 있으나, 운전자 사망사고라는 문제는 단순히 수치 비교만으로 쉽게 넘어가기는 어렵다.

한편, TV 예능프로그램에서 헬리캠으로만 알고 있었던 드론이 불과 2~3년 사이에 사람과 화물을 수송할 수 있는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등장했다. 2002년에 개봉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통해서 맛보았던 증강현실 기술은 전투기나 여객기 조종석에 이미 반영이 됐고, 자동차의 스마트윈도를 통해 수많은 정보를 표출할 수 있게 됐다. 실제 도로정보 위에 주변 위험, 장애물, 각종 건물정보 등이 곧 구현될 것이다.

외국의 보건전문가들은 포켓몬Go 게임이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심리적으로 장애를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익하다고 호평했다. 하루에 10km를 걸었다는 후기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은 공존한다. 불과 출시 하루 동안 1억 건의 게임 앱이 다운로드됐다. 그런데 게임으로 인해 교통사고가 발생할 것이라고 과연 상상이나 했을까?

교통부분에서도 최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한 여러가지 도움기술이 나타날 것이다. 예를 들어 증강현실 기술을 반영해 스마트폰 화면으로 유사 시 대피통로를 즉각 안내받을 수도 있다. 또한, 목적지 이외 주변건물정보나 교통상황정보도 볼 수 있다. 보행 중 잘 모르는 길도 금방 인지할 수 있다.

그러나 당장 드러나지 않은 부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드론이 충돌해 건물에 부딪힐지, 드론으로 실어 나르던 화물이 사람 머리로 떨어질지, 무인자동차의 프로그램 오류로 차가 강으로 추락할지, 내비게이션 프로그램만 의존하다 먹통이 돼 교통혼잡이 더 발생할지, 최근 레저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 전동 휠이 보행교통사고의 주원인으로 부상하지는 않을지,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 유아용 전동차 놀이가 어른이 됐을 때 교통규칙을 어기는데 일조하지는 않을는지 걱정이 앞선다.

포켓몬Go 이용자를 비롯해 관련 있는 사람들을 잠재적인 부정요인으로 폄하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눈에 보이고 드러나는 부작용에는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지만, 보이지 않은 부작용으로 엉뚱한 피해를 볼까 하는 걱정과 우려를 강조하고자 함이다. 충분한 고민과 실험을 거듭해 대책을 세웠다 하더라도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정확히 예상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모 TV 연예프로그램의 ‘나만 아니면 돼’가 포켓몬Go 게임의 ‘나만 잡으면 돼’로 연결이 되는 것은 필자만의 앞서나간 우려일까? 점차 기계와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높아가고 있는 현실에서 사람을 중심으로 한, 사람의 생명을 고귀하게 여길 수 있도록 현세대가 노력해야 한다. 수십 년 전 교통안전전문가들이 외친 ‘차보다 사람이다’라는 구호가 왜 아직도 강조돼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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