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인기 높은 쌍용차 ‘이스타나’ 신차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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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인기 높은 쌍용차 ‘이스타나’ 신차는 없나요?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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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품질 좋아 중고차 전량 캄보디아로 수출
▲ [사진제공 : 최승훈]

가격․품질 좋아 중고차 전량 캄보디아로 수출

단종된 해당 차급에 대한 ‘신차’ 기대 적잖아

지난 7월 캄보디아로 여행 다녀온 윤문영(서울․33)씨는 앙코르와트를 구경할 당시 현지 가이드가 제공한 승합차에 대한 기억이 여행 다녀온 뒤로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어디선가 많이 본 차라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쌍용자동차 로고가 선명히 찍혀 있는 국산차였기 때문이다.

윤씨는 “앙코르와트가 있는 시엠립에서 한국산 승합차에 대한 인기가 대단하다고 가이드가 말했다”며 “차에 대해선 잘 몰랐지만, 여행 내내 시내는 물론 유명 관광지 일대에서 국산 브랜드 로고가 찍힌 차를 많이 볼 수 있어 반가웠다”고 말했다.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 국산 원 박스 형태 소형 승합차(15인승)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캄보디아 등지에서 수요가 꾸준한데, 주역은 쌍용차 ‘이스타나’다.

원 박스 형태 소형 승합차는 외관이 박스처럼 직사각형인 차량으로, 엔진룸과 객실이 분리돼 있지 않다. 국산차로는 현대차 ‘그레이스’, 기아차 ‘프레지오’, 쌍용차 ‘이스타나’ 등이 대표적이다. 단종 돼 현재는 중고차로만 구할 수 있다.

관세청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해외로 수출된 15인승 이하 중고 소형 승합차(디젤)는 모두 1만2090대에 이르렀다. 금액으로는 7321만8000달러(814억원) 규모다. 전체 중고차 수출 대수(20만9222대)와 수출액(9억7170만7000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5.8%와 7.5%다.

수출 물량은 올해 들어 전년 대비 8~9%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15인승 이하 중고 소형 승합차 수출은 지난 2012년(1만6789대) 이래 2013년(1만6517대)과 2014년(1만3930대)까지 3년 연속 감소 추세다.

캄보디아로 수출된 중고차는 지난해 1만5358대(7742만4000달러)였다. 월 평균 1280대가 팔린 셈이다. 리비아, 요르단, 도미니카에 이어 4위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도 매달 1200~1300대가 꾸준히 팔려나가고 있다.

중고차 수출 업계는 공식적이지는 않지만, 캄보디아로 수출되는 중고차 상당수가 15인승 이하 중고 소형 승합차라고 봤다. 이중 쌍용차 이스타나가 최고 인기 차종으로 꼽힌다.

얼마 전까지 캄보디아로 이스타나를 수출한 최승훈 ASS 대표는 “캄보디아에서 팔리는 국산 소형 승합차는 모두 이스타나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이스타나는 국내에서 중고차로 팔리는 사례가 거의 없어 많이 나갈 때는 한 달에 10대씩 꾸준히 수출됐다”고 말했다.

일본차가 장악하고 있는 캄보디아에서 이스타나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한 몫 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스타나는 쌍용차가 지난 1995년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와 제휴해 만든 차다. 쌍용차와 벤츠는 같은 차를 각각 ‘이스타나’와 ‘MB140’라는 이름을 달고 팔았다. 캄보디아에서 목격되는 차량은 거의 벤츠 마크를 달고 있지만, 이들이 원래는 쌍용차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최승훈 대표는 “국내에서 대우차에 쉐보레 마크를 달아 줬듯이 캄보디아에서도 한국에서 수입된 이스타나를 현지인이 원할 경우 벤츠 마크로 바꿔주는 일이 제법 많다”며 “게다가 쌍용차․벤츠 합작 차량인데다 쌍용차가 OEM 방식으로 생산했던 만큼 브랜드만 다를 뿐 사실상 다 같은 차”라고 말했다.

▲ [사진제공 : 최승훈]

차체 프레임과 엔진 등에 대한 신뢰도가 높고 정비․수리에 필요한 부품 수급이 원활한 점도 인기를 끄는 요소로 꼽혔다. 전륜구동방식이고 전량 수동변속기를 장착한 것이 인기를 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전륜구동방식 차량은 실내가 넓고 주행 안정성이 높다. 또한 연료 소비가 적고 유지․보수비용도 비교적 적게 들어간다.

캄보디아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정우영씨는 “중고차라도 워낙 차량 관리 상태가 좋은데다 벤츠라는 브랜드 파워가 주는 효과가 남달라 이스타나를 찾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며 “수동변속기라 연비가 좋고, 수요가 많아 부품을 비교적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정비․수리도 용이해 만족도 높은 차량”이라고 말했다.

캄보디아에서 이스타나는 관광버스나 단거리를 오가는 셔틀버스 또는 화물 운반용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인기가 높다보니 현지에서 한화로 800~900만원은 줘야 차량 구입이 가능하다.

업계는 향후에도 캄보디아에서 이스타나와 같은 15인승 소형 승합차에 대한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가격과 품질에서 경쟁력 높은 한국산 차량에 대한 인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수요가 꾸준하더라도 공급이 이를 따라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캄보디아 현지에서 원하는 원 박스 형태 15인승 소형 승합차가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차량 안전 관련 법규와 디젤 배출가스 기준이 강화되면서 해당 차량을 내놓던 국내 완성차 업체 세 곳 모두 생산을 중단했다.

현대차는 형태를 달리한 ‘스타렉스’로 명맥을 유지하다 최근 ‘쏠라티’를 내놓으면서 15인승 승합차를 부활시켰다. 반면 기아차와 쌍용차는 소형 승합차 시장에서 완전히 발을 떼고 다목적 차량인 ‘카니발’과 ‘코란도 투리스모’를 대체 차종으로 시장에 내놨다.

쌍용차 관계자는 “국내와 일부 해외 지역에서 15인승 소형 승합차 수요가 제법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법규 문제 등이 있어 섣불리 생산을 고려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오히려 유럽과 같은 전략 수출 지역에서는 수요가 없고, 국내에서도 대체 차량이 다양하게 출시돼 있기 때문에 (생산 재개 등은)현재로썬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복수의 캄보디아 현지 관계자와 국내 중고차 수출업자는 중고 15인승 소형 승합차에 대한 인기를 감안할 때 경쟁력 갖춘 신차가 나오면 국내외에서 제법 규모 있는 수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15인승 소형 승합차에 대한 수요는 현재도 국내외에서 꾸준한 데, 원 박스 형태 소형 승합차가 단종 된 이후로 상당 기간 후속 차종이 나오지 않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며 “얼마 전 출시된 현대차 쏠라티를 기점으로 다시 국산 15인승 소형 승합차 시장이 부활했으면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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