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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배출가스 저감사업, “실효성 떨어진다”
이승한 기자  |  nyus449@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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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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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PF 장착 놓고 일선 업계 “손해 적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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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F 장착 놓고 일선 업계 “손해 적지 않아”

출력․연비 저하에 의무 사용에 대한 부담 커

조기 폐차 확대 … 신차 구매 지원 대안으로

#1. 안산에서 2.5톤 화물트럭을 운전하는 남모(52)씨는 지난해 정부․지자체 보조금을 받아 ‘배출가스 저감장치(DPF)’를 차에 장착한 뒤로 눈에 띄게 떨어진 성능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엔진 출력이 DPF 장착 전보다 저하돼 주행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연비도 안 좋아져 경제적으로 손실이 크다는 게 남씨 주장이다.

남씨는 “짐을 싣고 언덕길을 올라갈 때 가속페달을 밟아도 시원찮게 움직이는 것 같고, 차에 열이 많이 나 에어컨을 계속 켜다보니 기름도 많이 먹는다”며 “요새는 DPF 장치를 아예 떼버리고 운행하는 데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2. 시흥 사는 2,5톤 화물트럭 운전자 김모(49)씨도 지난해 DPF를 장착했는데, 주로 실어 나르던 물품 관련 업계 불황에 일감이 떨어지자 운반 화물 종류를 바꾸려다 생각지도 못한 문제에 직면했다.

바꿀 화물에 맞게 좀 더 큰 차로 바꿔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장착한 DPF와 정부․지자체 보조금 차액을 반환해야 한다. 큰돈 아니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사실상 폐차가 불가능하고, 중고차로 팔려 해도 절차가 복잡한데다 DPF 장착 차량 시세가 너무 떨어져 이래저래 손해라는 생각이 깊어졌다.

김씨는 “정부가 하도 규제를 한다고 하니 화물차주 입장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고 장치를 달았는데, 오히려 혹 하나 더 붙인 느낌”이라고 말했다.

 

정부 ‘운행경유차 배출가스 저감사업’이 화물업계에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대와 달리 환경 개선 효과가 크지 않다며 정책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운행경유차 배출가스 저감사업은 정부․지자체가 일정 보조금을 노후 경유차 소유자에게 지급해 ‘DPF 장착’ ‘저공해 엔진 개조’ ‘조기 폐차’ 등을 이끌어 내려는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이후 강화된 환경 규제에 발맞춰 운송수단에서 비롯되는 공해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사회적으로 높아지면서 나온 지원책이다.

특히 지난 4일 환경부와 수도권 지자체가 2005년 이전 등록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 지역을 확대하고, 규제 또한 강화하기로 하면서 배출가스 저감사업에 대한 업계 관심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화물업계는 DPF 장착이나 조기 폐차 지원이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실현 불가능한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DPF 장착의 경우 현재 차량 한 대에 지급되는 정부․지자체 보조금이 296만3000원으로, 이를 제외하고 차량 소유자가 33만원을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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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DPF를 장착한 차량에 대한 불만이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 상당수 DPF 장착 차량 소유자가 엔진 출력 및 연비 저하 현상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더해 주기적으로 필터 청소나 교체와 같은 정비․관리에 나서야 하는 것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DPF를 2년 동안 의무 장착해야 하고, 이 기간 차량 개조나 대․폐차가 거의 불가능한 점도 걸림돌이다.

화물업계 관계자는 “화주 요구 따라 연중무휴 전국으로 운행해야 하는 사업 특성상 화물차 상태를 최적 조건으로 맞춰야 하는데, DPF 등을 추가하면 차체 부담이 가중돼 사업자가 꺼리는 경향이 크다”며 “특히 2년 동안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제한 때문에 화물운송사업 허가를 양도·양수하는데 핸디캡이 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DPF를 아예 떼버리고 운행하거나, 편법으로 장치 작동을 중지시키고 운행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10년 이상 오래된 일부 경유차 가운데 아예 DPF 장치를 달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서울시는 수도권에 등록된 노후 경유차 가운데 22만대 정도가 DPF를 달 수 없는 것으로 추정했다.

DPF 저공해 효과가 크지 않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내 한 연구기관 조사에 따르면 DPF 장착으로 미세먼지(PM)는 ‘유로6’ 적용 신차에 준하는 저감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질소산화물(Nox)을 줄이지는 못한다. 질소산화물은 공해 최대 주범으로 발생량 30.8%가 자동차에서 비롯된다.

화물업계는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지자체가 효과 떨어지는 배출가스 저감사업에 더해 노후 경유차 단속을 강화함으로써 화물차 소유자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보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 화물자동차운송시장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4년 4분기 기준 카고형 화물차 소유자 톤급별 월평균 순수입은 213만원이고, 같은 기간 680만원이 비용으로 지출됐다. 운행하면 할수록 적자 폭이 커지는 상황인 셈이다.

화물업계 관계자는 “이런 현실에 더해 DPF 장착에 따른 비용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어 정부 배출가스 저감사업을 지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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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폐차 또한 현실성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보험개발원 산정 중고차 평가액 기준으로 현재 수도권 등록 노후 경유차 가운데 2000년 이전 제작 차량은 100%, 2000∼2005년 제작 차량은 85%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노후 경우차 대부분이 최소 7년 이상 된 차량으로 평가액이 워낙 낮아 지원 금액이 크지 않다. 정부․지자체 조기 폐차 지원 기준도 차량 한 대당 160만8000원으로 책정돼 있다. 이는 나온 지 14~15년 지난 2.5톤 이상 중고 중형트럭 가격의 7내지 10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지원금이 다른 차를 사는 데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다,

지자체에 따라 조기 폐차 지원금이 고갈된 경우도 있다. 8월까지 경기도 관내 28개 시 가운데 21곳이 책정 지원금이 부족해 사업을 중단했다. DPF를 장착하면 2년 동안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 보니 화물차 소유자에 따라 폐차를 미루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화물업계는 정부․지자체가 의도한대로 공해를 효과적으로 줄이려면 DPF 장착보다는 조기 폐차 지원금을 좀 더 늘리고, ‘유로6’ 기준이 적용된 신차를 구입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노후 경유차 소유자 상당수가 신차 구매 여력이 충분하지 못한 만큼 구매 자금 저리 지원 같은 과감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5월 감사원은 “환경부가 상대적으로 효과 적은 DPF 부착 사업에 과도하게 투자했고, 효과 높은 조기 폐차 사업에 대한 투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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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해 환경부는 노후 경유차를 조기 폐차하고 신차를 구입할 때 자동차 제작사가 차량가격 일부(30∼120만원)를 할인해 주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전체 인구의 18.6%에 이르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보유한 노후 경유차 10만대에 대해서는 개인 부담 없이 DPF 장착 보조금이 전액 지원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정부 DPF 장착 사업은 애프터마켓 개념이라 신차가 보여주는 효과에는 당연히 미치지 못하는데, 이마저도 정부가 관리․감독을 제대로 안 해 문제”라며 “조기 폐차 지원 또한 자칫 자원 낭비를 유발할 수 있어 효율적인 대안 마련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DPF 장착 사업은 지난 2004년 시범운영을 거쳐 2005년 본격 시행돼 올해로 11년째를 맞이했다. 이 기간 30만대에 대한 조치가 이뤄졌다.

올해는 303억7075만원이 정부 예산으로 책정돼 2만500대까지 DPF 장착을 지원한다. 조기 폐차 정부 예산은 305억5200만원(3만8000대)이다. 지난해에는 DPF 장착에 281억4850만원, 조기 폐차에는 277억2031만원이 각각 책정됐다.

환경부는 DPF 장착과 조기 폐차 등으로 이뤄진 현행 운행경유차 배출가스 저감사업이 현실적으로 가장 합리적이면서 타당한 방법이라는 입장이다. DPF의 경우 장착 후 꾸준히 관리하면 공해 저감 효과 측면에서 문제될 것 없다고도 덧붙였다.

이광성 환경부 교통환경과 주무관은 “DPF 장치도 기계이기 때문에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차주가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노후화를 늦추고 공해 저감 효과도 지속시킬 수 있다”며 “경유차가 친환경차가 아니기 때문에 신차 구입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타당성 차원에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이재인 기자 koderi@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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