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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광역 2층 버스 타보니(上)
이승한 기자  |  nyus449@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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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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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앉아가서 편하다” vs. “안전이 불안하다”

   
 

“앉아가서 편하다” vs. “안전이 불안하다”

탑승객 반응 ‘호불호’ 엇갈려

확대 보급 실효성 도마 위에

지난 1일 퇴근 무렵 잠실역 버스 정거장. 멀리서 빨간색 경기도 광역버스 한 대가 서서히 다가왔다. 여타 버스와 다른 2층 버스다. 경기도 대성리와 잠실을 오가는 8002번 노선은 지난해 말부터 2층 버스 1대를 노선에 투입해 운영하고 있다.

퇴근 시간대가 가까워지자 제법 긴 줄을 서야했다. 노약자석으로 마련된 1층은 이미 자리가 다 들어찼다. 승객들이 차량 앞뒤에 마련된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갔다. 가파른 계단이었지만, 생각만큼 위험하지 않았다. 차량이 이동 중이었다면 주의하지 않을 경우 넘어져 다치는 사고가 생길 수는 있어 보였다. 다행히 정거장에 길게 늘어선 버스 행렬 때문에 승객이 모두 계단을 오를 때까지 차는 출발하지 않았다.

1층과 2층 모두 불편할 만큼 공간이 좁거나 높이가 낮지 않았다. 키가 180cm를 넘기는 사람은 허리를 조금 구부려야 할 것 같았지만, 입석이 없는 관계로 문제가 되지는 않아 보였다.

좌석 자체는 불편하지 않았다. 머리를 받쳐주지 못할 만큼 등받이가 낮지 않았다. 다만 좌석 앞뒤 간격이 좁은 건 불편했다. 여름이야 큰 문제가 없지만, 두꺼운 옷을 입은 겨울이나 짐을 많이 들고 탔을 때는 안쪽 좌석 탑승객이 쉽게 드나들지 못할 것 같다.

   
 

잠실역을 출발해 다음 정거장인 잠실롯데월드 정거장에서 또 한 무리 승객이 탔다. 이내 2층이 몇 군데 좌석을 빼고는 사람으로 가득 찼다. 입석 승객은 없었다.

정체를 반복하던 구간을 빠져나와 올림픽대로에 올라서자 조금 속도가 붙었다. 차체 높이가 일반 버스보다 1미터 이상 높아 고속에서는 위험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곡선 구간이 많지 않아서인지 2층 승차감은 나쁘지 않았다. 승객들은 저마다 휴대폰을 쳐다보거나 잠이 들어 있었다.

경유 구간을 지나 창현초등학교 정거장에 들어서자 승객들이 내리기 시작했다. 사전에 자리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복도 쪽 좌석에 앉아 있던 승객이 주행 중에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줘야 했다.

2층 승객의 승하차 시간을 고려해서였는지, 일반 버스 보다 정거장 체류 시간이 길다고 느껴졌다.

2층 버스가 일반 버스보다 운행 시간이 느리다는 지적이 생각났다. 얼른 스마트폰을 꺼내 실시간 버스 정보 앱을 열었다. 정말로 2층 버스 다음에 배차된 버스가 한 정거장 뒤에 서 있었다. 보통 출퇴근 시간에는 배차 간격이 3~4 정거장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운행 시간이 늦어지는 건 분명해 보였다.

7일에는 시청 앞에서 또 다른 2층 버스에 올랐다. 이번에는 시청과 김포한강신도시를 오가는 8601번 노선이다. 지난해 10월 사상 첫 운행이 시작된 노선으로, 현재 가장 많은 4대의 2층 버스가 운행 중이다.

이번에는 퇴근 시간대를 비켜 오후 4시쯤 탔다. 시청에서만 6명이 탔는데, 1층 6명과 2층 7명을 합해 13명 정도가 탑승해 있었다. 출퇴근 시간대 보다는 한결 한산하고 여유로웠다.

잠시 막히는 구간을 벗어나자 도심 구간인데도 속도가 붙었다. 2층의 경우 앉아 있을 때는 문제가 없었지만, 일어났을 때는 조금 심하게 몸이 좌우로 요동을 쳤다. 어차피 입석 없이 운행하는 버스지만, 승하차 하는 순간에는 위험할 수 있어 보였다.

   
 

계단을 내려올 때는 난간을 붙잡아야 했다. 크게 불안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빠르게 주행 중이라 조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행히 1층은 저상 구조라 서 있어도 좌우로 흔들리는 등의 불편함은 덜 했다.

이번에도 스마트폰 실시간 버스 정보 앱을 켰다. 속도가 붙었는데도 바로 한 정거장 뒤에서 같은 노선버스가 따라오고 있었다. 8601번은 다른 노선과 달리 운행 중인 2층 버스가 많아 비교하는 게 가능했다. 같은 시간대에 2층 버스 3대가 운행되고 있었다. 일반 버스의 경우 적게는 5정거장에서 많게는 8정거장까지 간격이 벌어져 있었지만, 2층 버스와 일반 버스는 1~4정거장 사이로 좁혀져 있는 게 확인됐다.

두 번의 시승 과정에서 만난 승객들이 들려준 2층 버스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적어도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만으로는 ‘좋다’ ‘싫다’ 어느 쪽으로도 쏠림 현상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2층 버스에 만족하는 쪽은 출퇴근 시간에 앉아 갈 수 있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8002번 버스에서 만난 최정윤(31)씨는 “아무래도 출퇴근 시간에 만원 버스에서 서서 가다보면 몸이 지쳐버려 힘들 때가 많다”며 “새 차 인데다 앉아서 갈 수 있다는 점에서 2층 버스 타는 것을 선호 한다”고 말했다.

2층 버스 도입 당시 승객 편의사양으로 주목 받았던 USB충전포트나 독서등 또는 무료 와이파이는 사실상 거의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 보였다. 아예 그런 사양이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

반면 2층 버스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인 승객들은 ‘안전’ 문제를 많이 거론했다. 2층 높이가 적응되지 않는다며, 아직 큰 불편 없어도 불안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8601번에 탑승했던 정창용(47)씨는 “가끔 고속으로 달리는 구간에서는 좌우 흔들림이 크게 느껴질 때가 많다”며 “지금이야 시범 노선 운행이지만, 앞으로 운행 노선과 대수가 늘어나 곡선이나 고개처럼 복잡한 도로를 달리는 사례가 많아지면 제법 안전에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혜진(22)씨는 “2층에 사람이 꽉 차 있을 때 탄 적이 있는데, 빠르게 달릴 때 한번 휘청거림을 느끼고는 불안해서 2층으로는 올라가지 않고 있다”며 “2층 버스가 정거장에 다가오면 먼저 1층을 확인해 자리가 있을 경우에만 탄다”고 말했다.

실제 탑승객 반응은 경기도가 인식하고 있는 이용자 만족도와 다소간 차이가 있어 보인다. 경기도가 지난해 11월 25일부터 30일까지 2층 버스 도입 초기 이용 고객 2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73.2%가 2층 버스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한 경우는 5.7%에 그쳤다.

이밖에 ‘향후에도 계속 이용 하겠다’고 답한 이는 93%에 이르렀고, ‘타인에게 추천 하겠다’ 88%에 ‘출퇴근에 기여 한다’는 78%나 됐다.

2층 버스가 도입된 지 1년이 다가오고 있다. 그간 경기도는 시범 운행 노선별로 도로 장애물을 점검하고 각종 안전․편의시설을 보강한 것은 물론, 우수 운전자를 뽑고 안전 교육을 실시하는 등의 대책을 강구했다.

그럼에도 탑승객 호불호가 비교적 분명히 갈리고 있고, 차량 가격이나 안전 문제 역시 끊임없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과연 2층 버스 확대 보급이 수도권 광역버스 노선 입석 금지에 따른 후속 조치로 실효성이 있는가”란 의문이 업계와 시민사회계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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