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관광택시, 10차로 강남대로 좌우 ‘요금차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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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관광택시, 10차로 강남대로 좌우 ‘요금차 1만원’
  • 곽재옥 기자 jokwak@gyotongn.com
  • 승인 201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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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비례 ‘A·B·C’ 3개 구간 분할…구간 안팎 ‘불균형’

기상악화 시 기사손해 증가…고급인력 이탈 우려

외국인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택시들의 ‘바가지요금’이 연일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정작 정식 외국인관광택시는 ‘불합리한 요금’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로 8년째 외국인관광택시를 운행하고 있는 A씨는 “외국인관광택시 요금제도는 얼핏 합리적이어 보일지 모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불합리한 부분 투성이”이라며 “관광을 활성화할 목적으로 서울시 지원하에 운영되는 제도지만 택시를 업으로 먹고 사는 기사들 입장에서는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서울시내 일반택시의 요금이 미터기를 통해 시간·거리병산제로 운영되고 있는 것과 달리 인천국제공항과 서울 시내를 오가는 외국인관광택시(인터내셔널택시)는 구간요금제를 채택하고 있다. 서울지역을 A, B, C 3개 구역으로 나눠 ▲중형택시 ▲모범·대형택시별로 정해진 요금을 징수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만들어진 요금체계가 실질적인 운행 상황과 상당 부분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일반적인 택시와 마찬가지로 순수하게 영업을 통해 수익을 올려야 하는 외국인관광택시 기사들로서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일례로 외국인 승객이 중형 외국인관광택시를 이용해 인천공항에서 더K서울호텔(양재동 소재)까지 이동하는 경우와 호텔프라임(방배동 소재)까지 이동하는 경우 현행 요금은 6만5000원으로 동일하다. 두 곳 다 B구간인 서초구에 해당해 요금이 동일하지만 둘 사이의 간 거리는 8~9km로 일반 택시를 이용하면 약 25분, 약 1만원이 더 소요된다.

반면 인천공항에서 코아텔쉐르빌(서초동 소재)까지 중형택시로 이동하는 외국인 승객의 경우 요금이 6만5000원이지만 바로 옆 대로를 건너 보리호텔(역삼동 소재)을 이용할 경우 요금이 7만5000원이다. 10차로 강남대로를 사이에 두고 서초구인 서초동은 B구간, 강남구인 역삼동은 C구간에 속해 각기 다른 요금이 매겨지는 것이다.

외국인관광택시 기사 B씨는 “몇 해 전 폭우로 영종대교가 잠겼을 때 인천공항에서 서울까지 3~6시간이 소요되는 천재지변이 생겼을 때 외국인관광택시는 규정상 구간요금을 받는데 일반 택시는 미터기요금 곧이곧대로 30여만원을 받아내는 사례도 많았다”며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어정쩡하게 선을 그어 요금을 매기는 현재의 요금체계하에서는 기사뿐 아니라 승객 입장에서도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을 관광도시로 발전시키자는 전략의 일환으로 지난 2009년 정식 출범한 외국인관광택시는 요금시비와 자가용 영업 근절을 위해 새로운 요금제도를 개발·적용했으며, 이후 7년째 요금변동 없이 운영되고 있다. 외국인관광택시 기사는 영어·일어·중국어 등 2~3개의 외국어 회화가 가능한 사람 중에서 선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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