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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복지재단-교통신문 2016 공동기획] 행복3安(안전-안심-안전)캠페인 <운전자 건강>
박종욱 기자  |  pjw2cj@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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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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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뇌전증 등 운전규제 기준 모호

美國에선 무증상 기간 따라 운전 허용
전문적 연구와 사회적 인식 개선 시급
장기 약물복용 시에는 의사와 상의를

지난 여름 부산에서 발생한 한 교통사고 가해자인 운전자가 뇌전증 발작에 의해 기억이 없었다고 주장해 뇌전증과 관련한 논란이 한바탕 벌어졌다.

뇌전증, 흔히 발작증세라 불리는 질환을 가진 환자의 경우 기본적으로 도로교통법에서 운전면허 결격사유로 운전면허를 받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뇌전증’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간질과 같은 말로, 뇌의 구조적인 문제나 전기적·대사적 이상으로 경련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일시적, 돌발적으로 발생하며 평상시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증상을 지닌 환자는 운전면허를 취득하지 못하게 하고 있음에도 이미 운전면허를 취득한 사람이 뇌전증을 앓게 된다면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 쉽게 생각하기에는 누구도 예기치 못하는 상황에서 운전자가 돌발적인 발작을 일으켜 순식간에 교통사고의 위험 속으로 빠져들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이같은 점을 감안해 운전면허 당국은 면허취득 단계 및 이후 갱신 단계에서 응시자 또는 면허갱신자가 스스로 질병·신체에 관한 신고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관계자들은 ‘뇌전증 병력이 있는 사람이라도 운전면허를 취득하려 하거나 갱신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신의 병력을 숨기기 위해 신고서 작성 때 그와 같은 사실을 숨기면 사실상 이를 골라낼 방법이 없다’고 지적한다.

그런데 이 문제에 관한 외국의 자료와 대처방법을 한번 살펴보자.

최근 대한뇌전학회가 내놓은 ‘미국에서의 교통사고로 사망에 이르게 하는 질환 비교’ 통계를 보면, 뇌전증 발작으로 인한 사망 교통사고 비율은 0.2%로 나타났다. 반면 당뇨병은 0.3%, 심혈관질환이나 고혈압은 4.1%, 알콜 과다 섭취 등 술과 관련된 요인으로는 31%가, 또 25세 미만 젊은 운전자 요인으로 24%로 조사됐다. 뇌전증으로 인한 사망 교통사고 요인은 실상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비슷한 통계로 ‘치명적인 교통사고의 원인 질환’으로는 뇌전증 발병률이 8.6%였고, 당뇨병이 1.88%, 고혈압을 포함한 심혈관 질환이 3.74%인 반면 알콜중독 72.4%, 25세 이하 운전자 28.08% 등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를 보면 뇌전증 자체가 다른 질환에 비해 특별히 위험하다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이 가능해진다.

또 학회가 함께 밝힌 벨기에 자료에서는 ‘사회적으로 용납 가능한 위험도’에서 뇌전증은 기준선인 지수 3이하인 1.8 수준이었고, 저녁 10시 이후 운전자나 ‘합법적 수준의 음주자’가 지수 2로 나타났다. 반면 75세 이상 노인은 3.1, 25세 이하 여자 3.2, 25세 이하 남자가 7로 각각 나타났다. 이 통계에서도 뇌전증은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다는 조사결과를 포함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 제대로 된 조사 통계가 없고, 관련 연구도 사실상 전무한 상태에서 일단 뇌전증 환자에게는 운전면허를 발급해선 안된다는 원칙만 강조돼 법으로 이를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많은 주들이 각자의 기준에 따라 뇌전증 환자라 해도 일정기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 운전을 허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앨라바마에서는 6개월, 텍사스에서는 3개월, 뉴욕은 1년, 콜로라도나 델라웨어 등에서는 기간 규정이 없고 의사의 결정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뇌전증 등 운전에 부적합한 질환과 관련해서는 더욱 세밀한 제한근거와 기준을 확립해 부당한 운전면허 취득 제한 또는 운전 제한에 따른 피해를 예방하는 것은 물론 이로 인해 발생할지도 모를 교통사고 위험까지 대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마찬가지로 운전면허 결격사유 상 정신질환자 역시 뇌전증 환자 수준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더불어 정신질환자나 뇌전증 병력자는 자신의 질환을 적극적으로 숨기려 하다가는 더 큰 불행이 초래될 수 있다는 자각을 해야 한다. 또한 일반인의 이들을 보는 시선도 달라져야 한다. 이들을 백안시 하는 한 이들에게 스스로 자신의 병력을 밝히기를 요구하는 것은 애당초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사회적 시선의 개선과 함께 병력자라도 치료 정도에 따라 운전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있을 때 가능하므로 이를 위한 논의와 연구, 객관적 기준 마련과 사회적 합의 등이 적극 검토, 추진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뇌전증 등 명백한 증상에 의해 질환으로 분류돼 운전 또는 면허취득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도 안전운전을 위협할만한 비정상적 건강상태에 대한 운전 제한의 필요성도 자주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약물 복용상태에서의 운전이나 과로로 인한 체력 저하 등 신체적 부조화가 꼽힌다. 이 경우는 실제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나 위험요소는 매우 높으나 법적으로 별다른 규제가 없고, 운전자의 자의적 판단에 운전여부가 결정되기에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감기약을 며칠 계속 복용한 40대 운전자의 경우 실제 운전능력은 70대의 수준’이라고 단적으로 지적한다. 신체 기능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거나 시력이나 청력 등 일부 신체 기능이 크게 저하돼 정상적으로 운전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른다는 것이다.

특히 장기 투약 등으로 특정 약물에 중독 상태에 있는 경우는 신체 기능 일부가 현저히 저하돼 절대 운전불가인 상태에 놓일 수 있다. 또 평소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가벼운 질환 등으로 약물을 복용하게 되면 어딘지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갖게 될 수 있는데 이런 경우를 포함해 약물로 인해 운전 여부가 조금이라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면 반드시 약사와 상의해 운전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건강이 나빠져 운전에 지장이 초래되는 가장 흔한 경우는 수면 부족이다. 수면 부족에는 과도한 음주나 과로, 신경과민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겠으나 공통적으로 일과시간에 잠이 찾아오는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즉 운전대를 잡고 있는 시간에 잠이 쏟아질 수 있다는 것이므로 매우 위험한 상황을 예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졸음운전은 달리 회피할만한 방법이 없고 적당한 휴식과 수면만이 해법이므로 운전중 졸음이 찾아올만한 환경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교통안전과 관련한 운전자의 건강 문제를 종합하면, 정신적 질환 등에 관한 사항은 의학적 판단을 고려한 규제와 조절 등 사회적 기준의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으나, 그밖의 과로나 수면 부족으로 인한 졸음운전 등의 문제는 운전자 개인의 자기관리가 대응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평소 규칙적인 일과를 유지하며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교통안전을 실현하는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약물 섭취에 관한 문제 등은 의사나 약사의 도움을 받아 안전운전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결론은 역시 건강이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영혼이 깃들듯 안전운전 또한 건강을 통해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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