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했던 ‘해치백’ 시장서 실적 반등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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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했던 ‘해치백’ 시장서 실적 반등 노려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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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판매 급감하면서 다양한 신 모델에 관심 집중
 

‘골프’ 판매 급감하면서 다양한 신 모델에 관심 집중

현대차 ‘i30’ 신 모델 당분간 시장 주도 가능성 커져

“과거와 달리 국내에서 해치백 차종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달 7일 현대차 신형 ‘i30’ 출시 행사장에서 현대차 관계자가 던진 말이다.

일부 젊은 층에서나 관심을 보였던 국내 해치백 시장이 변화를 맞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산과 수입을 아울러 다양한 소비층을 아우를 수 있는 성능과 사양을 갖춘 제법 많은 차종이 선보이고 있어서다. 지난해 이후로 국내 해치백 시장이 큰 폭으로 감소한 상태인데, 이들 신차가 시장을 부활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해치백은 뒤 트렁크가 존재하지 않고 뒷좌석과 적재 공간이 합쳐져 있는 차를 말한다. 위 아래로 들어 올리고 내리는 테일게이트 ‘해치’가 있는데, 이를 들어 올리면 적재 공간이 나온다.

국산차와 수입차 모두 최근 나오는 세단 차종 가운데 ‘해치백’을 구분해 내기는 쉽지 않다. 워낙 다양하고 복잡한 디자인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구조를 가졌어도 ‘경차’나 ‘박스카’ 등을 해치백 범주에 넣어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차종에 따라 해치백으로도 볼 수 있거나, 제외시킬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해치백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업계는 대략 국산과 수입을 망라해 2만9000대에서 3만5000대 정도 사이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5년(4000~5000대)과 비교하면 5~7배 늘어난 수치다.

 

원래 해치백은 유럽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인데, 최근 수입차를 중심으로 실용적이면서 합리적인 차량을 선호하는 젊은 구매층이 상대적으로 경제성이 있는 해치백에 관심을 가지면서 국산차 또한 시장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적극적으로 신차를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본격적인 해치백 차종으로는 폭스바겐 ‘골프’를 꼽을 수 있다. 지난해 골프는 국내 시장에 선보인 7개 세부 모델을 모두 합할 경우 9501대나 되는 판매고를 기록하며 국내 해치백 시장을 선도했다.

사실상 국내 시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 모델로 볼 수 있는데, 올해 들어선 폭스바겐 디젤 배출가스 조작 사건으로 일찌감치 시장에서 퇴출되다시피 했다. 정부 제재로 직격탄을 맞은 골프는 지난 8월까지 4217대가 팔리며 전년 동기(7437대) 대비 43.3% 격감했다.

골프에 꾸준히 맞설 수 있었던 유일한 경쟁 모델로는 현대차 i30이 거론된다. 지난 2007년 첫 출시된 이래 이번에 3세대 모델을 내놓으면서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이다. 지난해에는 전년(6660대) 대비 50.6% 급감한 3292대가 판매됐고, 올해 들어서도 8월까지 전년 동기(2339대) 대비 54.5% 줄어든 1064대 판매에 그쳤지만 3세대 모델이 나오면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의 경우 주 경쟁 상대인 골프가 판매 중지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최대 1만5000대까지 판매가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을 정도로 기대가 남다른 상황이다. 전반적으로 해치백 시장이 잔뜩 움츠려든 상태에서 당분간 경쟁 상대를 찾아볼 수 없이 해치백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GM ‘아베오’도 비교적 시장에서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해치백모델 이었지만, 지난해와 올해 들어선 다소 판매가 주춤한 상태다. 지난해의 경우 세단과 해치백을 합해 전년(4018대) 대비 36.4% 감소한 2554대에 그쳤고, 올해 들어선 8월까지 전년 동기(1789대) 대비 55.3% 줄어든 799대에 머물렀다.

 

최근 신형 모델을 출시해 그나마 반등을 노릴 수 있게 된 것은 위안거리로 꼽힌다. 한국GM은 크리스탈 LED 주간주행등을 포함한 고급 사양 적용을 통해 한층 성숙한 디자인으로 새로 태어났으면서도 가격은 오히려 기존 보다 내린 신형 모델로 소형차와 해치백 시장에서 새로운 기준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기아차도 내년에 신형 프라이드 모델을 앞세워 소형차와 해치백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프라이드는 이번에 파리모터쇼에서 5년 만에 풀 체인지된 모델이 세상에 첫 공개된다. 국내 시장에서는 내년 하반기부터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프라이드는 세단 모델 못지않게 해치백도 많이 팔리고 있는 모델이라 국내 해치백 시장에서 제법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전년(8893대) 대비 21.4% 감소한 6987대 판매에 그쳤고, 올해도 8월까지 전년 동기(4728대) 대비 39.2% 감소한 2874대 판매에 머물고 있다.

푸조 또한 최근에 해치백 ‘푸조 208’ 신형 모델을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기존 모델 보다 더욱 스포티해지고 에너지 넘치는 디자인을 담았고,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과 ℓ당 16.7km에 이르는 복합연비가 강점인 차로, 꾸준한 판매를 기록하고 있는 모델이다. 지난해에는 533대가 판매됐는데, 올해는 8월까지 18대 판매에 그치며 크게 실적이 줄었지만, 신 모델에 대한 기대는 큰 편이다.

지난해 전년(2722대) 대비 25.2% 성장한 3409대 판매로 현대차 i30을 제치고 해치백 시장에서 골프에 이어 많이 팔린 ‘BMW 118d’도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꼽힐 수 있다. 이밖에 지난해 기준 1103대가 팔렸지만 올해 디젤 배출가스 조작 여파로 판매가 비교적 큰 편으로 줄어든 아우디 ‘A3스포트백’에 대한 인기도 제법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해치백 시장을 주도했던 수입차가 당분간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장을 이뤄내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지난해 이전 수준 실적 규모를 올리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대차 i30이 어느 정도까지 하반기에 판매 성장을 이뤄내면 오히려 수입차를 제치고 국산차가 해치백 시장을 선도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해치백 인기를 주도 했던 것은 사실상 폭스바겐 골프와 현대차 i30 두 차종인데, 골프가 올해 들어 판매가 급감한데다 언제 다시 판매가 재개될지 조차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당분간 i30 독주 체제가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절대강자가 사라진 틈을 타 그간 제법 좋은 평가를 받았던 다양한 브랜드 차종이 신차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어필할 경우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해치백 판매가 크게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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