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권영선 대한상운(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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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권영선 대한상운(주) 회장
  • 곽재옥 기자 jokwak@gyotongn.com
  • 승인 201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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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고동락 50년 ‘그때를 기억합니다’

시대를 앞선 업계 선두주자
“아무리 어려워도 정직하면 삽니다”

1960년대 업계 ‘입문’·1970년대 직영화 ‘앞장’
“LPG 및 브리사·포니가 업계 이익 가져다 줘”
사양산업으로 가는 택시…호황기로의 회귀 고민

 

권영선 대한상운(주) 회장이 택시업계에 발을 들인 것은 1969년의 일이다. 고향인 충북 음성에서 장사와 트럭 일을 하며 열심을 돈을 모아 택시회사에 투자했던 것을 인연으로 본격적으로 택시회사를 인수·경영하기로 마음먹고 가족을 이끌고 서울행을 택했다.

“당시만 해도 버스업보다 택시업이 괜찮았습니다. 개인택시 숫자가 미미했고, 회사택시는 모두 지입제로 운영되던 시절이다 보니 사장들로서는 일이 편했어요. 그러다가 택시회사가 직영화한 게 1970년대 중반부터였어요.”

1976년 버스·택시를 아우르는 운수사업 경영개선대책을 통해 정부는 이전보다 강력하게 직영화를 유도했지만 지입제에다 영세한 업계 현실상 쉽지 않은 일이었다. 초창기 65대로 시작한 대한상운은 그럼에도 가장 앞서 전체 차량 직영화를 이룬 선두주자다. 이후 다른 회사들도 뒤를 따라 하나둘 직영화에 동참했다.

택시업의 성업은 이 시절 LPG의 도입과 브리사·포니의 등장이 한몫했다. 휘발유 대비 LPG의 유류비 차이는 대당 8000원 정도에 달했고, 거기다 연비가 좋은 소형세단을 이용하니 운송원가가 크게 낮아졌다. 대한상운은 앞장서 LPG 부탄가스를 도입하고, 브리사를 운행해 경영이익을 봤다.

서울시내 땅값이 평당 2~3만원 하던 1980년대에는 대한상운을 필두로 한 택시회사들은 정부의 ‘차고지 법인화’ 정책으로 부동산 이익을 보기도 했다. 또한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전후로는 ‘2배 증차’의 수혜가 주어진 수범업체제도로 몸집을 키웠다. 대한상운이 면허가 84대에서 250여대로 늘어난 것도 이때 2회 연속 수범업체에 선정되면서다.

“정직하고 올바르면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느낍니다. 정부가 시키는 대로 하는 모습이 다른 사람들 눈에는 이상하게도 보였을 겁니다. 하지만 법을 어기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재미가 좋았던 시절에도 골프나 값비싼 양주는 하지 않았어요. 아침 일찍 회사에 나와 휘휘 둘러보면 그게 운동이고, 소주도 술이긴 매한가지 아닙니까.”

대한상운이 지속적으로 업계의 발전을 이끌 수 있었던 원동력은 시대를 넘어서는 앞선 사고다. 택시업이 호황을 누리던 1980년대 권 회장은 그 이익을 운수종사자들과 나누고자 회사돈 1000원씩을 보태 ‘의무 저축’을 이끌었고, ‘택시는 서비스업’이라는 마인드로 가장 먼저 제복을 도입했다. 이후 택시 브랜드화를 위해 독자적인 디자인으로 의장등록한 회사로도 대한상운이 유일하다.

이처럼 새로운 그의 아이디어는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그의 고민은 2000년대 이후 사양 산업으로 후퇴하고 있는 택시업을 다시 과거로 회귀시키기 위한 방법을 찾는 일이다. 그래서 도넛형 LPG통을 도입해 공항택시의 짐칸을 확보하는 등 시험을 계속하고 있다.

“아이디어를 내서 100% 성공한다면 좋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러시아에서 많이 나는 CNG를 직접 들여오기 위해 연구도 많이 했지만 몇 억 손해만 보고 실현하지 못했습니다. 이걸 최근 일본이 시도한다는 기사를 보니 아이디어도 상업성, 타이밍이 맞아야 한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듭니다.”

마지막으로 과거부터 오늘날까지 택시업계에 몸담고 있는 동안 업계의 소식을 전하는 가장 오래되고 독보적인 전문지가 ‘교통신문’이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1968년 박성열 사장 시절부터 1986년 취임한 김일환 회장 시절에 이르기까지 교통신문의 역사를 가까이서 지켜본 장본인이다.

“과거 교통신문은 교통업계 소식을 다루는 유일한 신문이었어요. 반포동에 사옥을 짓고 인쇄소, 출판사까지 직접 운영할 정도로 성장해 일간지로의 전환을 고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운수업계와 마찬가지로 IMF 고비를 힘겹게 넘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데 교통신문이 변함없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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