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교통의 미래<초고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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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교통의 미래<초고속화>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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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000km 캡슐트레인 연구단계로
 

자동차의 초고속도화는 환경적 한계
레일교통의 특성상 초고속화에 이점
화물열차 적용시 철도물류 혁신 기대
연계성, 수요·사회적 합의 수반돼야


교통수단에 있어 속도에 관한 문제는 가장 기초적인 발전지향성을 필요로 했다고 할 수 있다.
1차 산업혁명으로 증기기관이 채택된 교통수단에서 사람들의 경이감은 수단의 힘과 속도에 집중됐다. 이같은 현상은 전기 발명에 의해 이뤄진 2차 산업혁명에서도 유사했다. 교통발전의 요체가 곧 수단의 힘과 속도에 관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3차산업 혁명 이후 나타난 현상은 크게 다른 양상을 보였다. ICT 기술의 개발로 무인화, 정보화가 이뤄지면서 종전까지 교통수단에 핵심적으로 요구됐던 힘과 속도를 전제로 효율성과 편의성이 강조됐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도 교통수단의 속도는 교통산업 측면에서의 경제성을 담보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인정됐다.
전문가들은 이미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서 교통수단의 속도는 오히려 중요성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속도는 이동시간을 최대한 단축시킴으로써 교통수단 이용자들의 시간비용을 극대화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1세기 최고 속도를 자랑하는 항공기의 경우 산업으로써의 경쟁력을 담보할만한 속도는 이미 달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대용량 수요를 감안해야 하는 육상 교통수단에서의 논의와는 뚜렷히 구분된다. 특히 마하에 이르는 속도를 감당할만한 이착륙 인프라와 운행 통제 네트워크의 구축이라는 과제는 항공산업 측면에서 수요를 훨씬 초과하는 과투자가 불가피한 것으로 간주돼 있다.
결국 미래 교통혁명에서 속도는 현실적으로 육상 교통수단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도 자동차와 철도교통의 사정은 크게 구분된다.
 

먼저 자동차의 경우를 들여다보자.
대표적인 육상교통수단인 자동차를 이용한 교통수단은 현재 상용단계에서 시속 120~150km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제한되고 있다. 그 이유는 자가용 승요차의 경우 너무 많은 이용자들에 의해 운행돼 속도를 제한하지 않을 경우 자동차가 운행될 수 있는 공간(도로)에서의 잦은 트러블과 또 트러블로 인한 소통 차질 또는 불능사태가 언제 어디서건 발생될 수 있다는 점이 우선 꼽힌다.
 

이외에도 자동차 교통사고로 인한 엄청난 피해, 과도한 엔진사용으로 인한 자동차 수명저하, 과도한 연료 낭비, 대기오염 우려 등이 더 이상  실제 운행 속도의 증가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물론 청정연료 사용, 나아가 무인자동차 시대가 본격화한다 해도 전자의 운행단계에서의 트러블 문제와 이로 인한 피해 등은 지능형 첨단 도로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로 남는다.
물론 자동차 기술은 이미 그 수준을 크게 뛰어넘었다. 경주용 자동차의 순간 최고속도는 이미 시속 500km를 오르내릴 정도이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한된 공간에서의 문제다.
따라서 대량 여객수송용 자동차나 개인 승용차의 경우 모든 운행여건이 완벽히 구비되는 미래에도 속도제한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배타적 운행경로를 구축해 제한된 틀 속에서 운행하는 교통수단의 경우 아무리 빨리 달려도 외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 그 기술적 진보는 철도교통이기에 가능하다.
철도는 이미 상업운행속도로 시속 300km를 넘나들고 있는데,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시속 1000km를 달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을 통해 소개된 바 있는 아진공 셀프실링 튜브 인프라, 캡슐용 EDS자기부상 하이브리드 등의 기술은 승차간격이 긴 대량수송을 승차간격이 짧은 소량수송으로 수송패턴 자체를 전환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1825년 증기기관차, 1881년 전기철도, 1996년 고속열차 실용화로부터 고속철도 개발 이후까지 이어져온 철도기술의 진보의 산물이다. 이 시스템은 연구단계에서 ‘레일모빌리티 4.0’으로 불리며 상업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원의 분석으로는, 이를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수송수단간 승차권 발권 절차 없이 단순출입으로 환승이 이뤄지게 하는 환승시스템의 구축과 함께 광대역 통신 기반의 고밀도 열차제어 기술, 나아가 열차간 통신 등을 이용한 자율제어시스템의 확립 등이 선행돼야 할 과제로 꼽힌다.
철도교통의 초고속화는 무한궤도-바퀴굴림식 교통수단인 자동차와는 또다른 활용성을 기대할 수 있다. KTX 개통 이후 국내 화물수송 철도의 운행속도가 일정수준 향상되었듯 초고속열차 운행은 화물열차의 속도를 현저히 증진시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단의 속도는 이미 기술적으로 해소돼 문제가 없으나 화물운송의 특성상 상하역 및 체결 문제가 남아 있는데 여기에 자동화기술이 뒷받침돼야 수단의 속도 증진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고속화물열차간 자동 연계·환승체계의 확립도 필연적인 과제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속운행 및 하역시간 단축을 위한 도어기술, AI 및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화물정보 운영·관리기술, AI기반 화물 최적 배치 기술들이 관건이 될 것이다.
 

그러나 교통수단의 초고속화는 이전 개념의 문제들과는 또다른 과제를 안고 있다.
초고속열차는 상대적으로 비싼 이용요금을 수반하게 되는 만큼 이에 걸맞는 수용태세가 수단 운영 전반에 확립돼야 한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지금의 KTX 이용요금의 약 5배 가량 비싼 요금을 치르고 이용하는 초고속열차의 경우 기존 철도노선을 그대로 활용하는 일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노선이 건설돼야 하는데, 이 경우 연계수송 체계와 접근방식 등의 서비스 수준 등이 초고속열차의 수준을 따라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마치 사막 한 가운데 최고급 호텔을 건설하고 이용객을 불러 모으는 것이나 다를 바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초고속화한 교통수단 도입은 이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최고급 수송체계를 새로 도입하는 것이어서 엄청난 인프라 투자를 초래하기 때문에 이를 감당할 경제적 여건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기술 발전과 엄청난 투자로 초고속 열차 운행이 가능해진다 해도 고가의 이용요금으로 수요가 제한될 가능성 역시 반드시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종합하면 초고속열차의 기본개념으로 수요자가 더욱 편안하고 빠르게,  그래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로 운행할 수 있어야 하며, 여기에 공급자는 효율을 높이고 지능화와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되 피해를 절감하는 대응력을 갖춰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유로 4차 교통혁명을 이끌 키워드로 검토되는 수단의 초고속화는 기술적 접근 못지 않게 국가 재정, 지원 체계, 이용자 국민의 동의라고 하는 사회적 합의 등 현실적인 검토가 필연적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교통기술의 발전은 세계적 현상으로 이미 새로운 기술들의 다양한 현실화가 속속 진행되고 있고, 특히 무인자동차의 출현, 우버와 같은 모바일 네트워크를 활용한 서비스 공급,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 등 비석유 연료 사용 확대, 드론 등을 활용한 택배업 확산 등은 이를 증명하고 있다.
따라서 교통수단의 초고속화 기술 역시 향후 더욱 진전될 것이 분명하며, 더욱 다양한 방식과 운영형태로 미래 교통을 이끌게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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