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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 풀린 화물운송시장…탈선 ‘위험징후’ 수습안 고심
이재인 기자  |  koderi@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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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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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 풀린 화물운송시장…탈선 ‘위험징후’ 수습안 고심

‘정부 개편안·화물연대 사태’ 이후 후속대책 ‘강경일색’

   
 

‘경기침체를 회복하는 길은 규제완화 밖에 없다’라고 공언한 박근혜 정부의 정책기조에 맞춰 규제완화를 골자로 한 ‘창조경제’ 광풍이 불어 닥친 지 2년이 지난 가운데, 약 27조원대(통계청 9월 기준) 규모의 국내 화물운송시장의 열기는 여전하다.

운송업이 물류산업 전체 매출의 약 84%를 차지하고 있는데다, 주요 운송수단인 화물차를 이용한 도로수송에 의존도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에는 1.5t 미만 집배송 택배차량(배 번호판)에 대해 수급조절제를 폐지하고 신규허가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수위를 완화하고, 가맹사업을 개편한 (가칭)물류네트워크사업의 허가기준을 하향 조정하면서 IT 기반 스타트업의 신규 진입을 승인하면서 향배를 더욱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선진화 대책으로 내놓은 정부 개편안이 언제·어떻게 적용·시행될지 알려지지 않은 채, 최근 발생한 화물연대 사태를 반영하듯, 정부는 현재의 ‘허가제’를 일단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과 일관성 부재에 따른 불신이 야기되면서 시장에서의 질타와 비판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8월 정부, “저를 믿어주세요”

“자가용 화물차 약 1만 3000대는 영업용으로 전환되고, 물동량 증가에 따라 연간 약 5000대가 증가할 것이다. 택배차량 신규 공급 등 일자리가 창출되고, 혁신기업의 시장진입과 IT 기반 물류 스타트업의 활발한 청년 창업을 유도하여 물류산업 육성을 통한 신성장 동력 창출로 이어질 것이다”

지난 8월 30일, 국토교통부가 개편안을 통해 전망한 화물운송시장의 밑그림이다.

택배업계의 경우 택배차량의 신규허가·증차로 일자리 창출은 물론, 물류·유통시장 내 경쟁이 촉진되어 대국민 서비스 수준이 향상될 것이며, 제조·유통업계 또한 화물운송시장에 대한 진입장벽 해소로 융복합형 혁신기업의 출현과 육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란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특히 “시장내 이해관계자간 양보와 협조 속에서 대승적 차원에서의 합의를 거쳐 마련하는 선례를 남기고, 향후 물류산업 발전을 위한 상생의 기반을 조성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면서 그간의 과정을 평가했다.

▲10월 ‘개편안 브레이크?’…‘일방통행 강행군?’

1년여 전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이 논의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개편안에 대한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정부 발표 직후 9월과 10월에는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 사태를 빚어 이슈를 낳기도 했다.

파업 배경을 보면, 정부 개편안은 사업용 화물차의 증차 규제를 완화해 오히려 화물운전자인 지입차주의 생활고를 가중시킨다는 것과, 정부 합의사항인 표준운임제가 폐기됐다는 게 단초가 됐다.

10일 총파업에 앞서 화물연대는 보고서를 통해 “화물 노동자의 경제 상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건 물동량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오히려 화물차 공급은 증가하고 있다”면서 “5t 이상 화물차는 현재 8000대(2014년 기준) 늘어난 반면, 대내외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수출입 물동량 감소와 차량 공급 과잉 현상은 갈수록 더 심각해 질 것”이라며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의 폐기를 촉구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정당성이 없는 집단행동으로 규정하고, 화물연대 측의 운송방해 및 차량 파손, 주요 물류거점 점거 등의 행위에 대해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면서 집단운송거부 차량에 대해서는 유가보조금 지급 정지 등의 강경책을 가동했다.

또한 “법인 운송업체의 일방적 지입계약 해지 방지를 위해 상호 합의시에 계약해지를 허용, 계약해지로 인한 대폐차시 지입차주 동의 여부 확인(본인 직접확인)을 강화하고 미동의시에는 신고 수리를 거부함과 동시에 지입전문회사 시장 퇴출을 위해 운송사업자의 최소운송의무 준수기준을 점진적으로 강화(현행 20%)할 예정”이라면서 원안대로 개편안이 추진됨을 예고했다.

화물연대는 정부 개편안의 재조정을 피력했지만, 국토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엇박자가 드러났다.

▲규제완화 끝? 고삐 조이나?

화물운송 실적신고제와 직접운송의무 등 위탁화물의 관리책임과 운수종사자의 준수사항을 이행하지 않은 자에 대한 행정처분 강도가 강화될 전망이다.

또한 사업용 차량 운수사업장에 교통안전관리자를 의무적으로 고용하고, 유해화학물질을 처리하는 운송사와 화물차주는 사전 운행정보(운전자 및 취급품목 등)를 관제센터에 의무 보고하는 방안도 준비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형사고와 미세먼지 관련, 운송수단인 화물차에 대한 검열기준도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먼저 화물운송업 종사자의 법적 책임과 의무를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현행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이하 화물법) 제14조(업무개시 명령)에 의거, 정부가 운송사업자 또는 운수종사자에게 업무개시를 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어겼을 시 내려지는 처벌(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 수위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향 조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햇수로 4년 전 처벌수준으로 회귀한 셈이다.

그간의 경과를 보면, 2013년 5월 22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완화됐던 벌칙이 법 개정 앞전 당시에 적용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로 재조정된 것이다.

지난달 24일 입법 발의된 화물법 일부개정법률안(주승용 의원 대표발의)이 시행되면, 화물법 제14조(업무개시 명령) 제4항과 동법 제33조(준용 규정)와 관련해 운송사업체(법인)와 화물운전자(지입차주) 책임은 무거워지게 된다.

다른 운송사업자나 운송주선사업자로부터 화물운송을 위탁받은 운송사업자와, 운송가맹사업자로부터 화물운송을 위탁받은 운송사업자(운송가맹점인 운송사업자만 해당한다)는, 해당 운송사업자에게 소속된 차량으로 직접 화물을 운송하게 돼 있는데, 이 부분이 지켜지지 않은데서 비롯된 각종 사고와 그에 따른 문제 원인에 대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 9월 27일에는 직접운송 의무제 시행지침 유효기간이 종전 ‘2016년 9월 29일’에서 ‘2019년 9월 29일’까지로 연장된 바 있다.

10월 들어서는 사업체별 검열과 관리감독 수준도 강화됐다.

당시 국토부가 각 시·도에 내린 문서를 보면,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11조의2, 동법 시행령 제21조의5 및 ‘직접운송 의무제 시행지침’에 의거 화물운송시장 내 다단계 구조 개선을 위해 일반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소유 대수가 2대 이상)는 계약한 화물의 일정비율(1차 50%이상·2차 100%)을 직접운송해야 하며, 동법 제47조의2 및 시행규칙 제44조의2에 의거 지입전문회사의 운송기능 회복을 위해 연간 시장평균운송매출액의 20%(2015년 15%) 이상을 운송하도록 의무화했다”면서 “2015년도 하반기 화물운송실적신고 내역 중 직접·최소운송의무 위반으로 의심되는 운송사업자를 상대로 조사·분석하고, 적발시 동법 제19조 및 시행령 제5조 행정절차법에 따라 처분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한편 화물차 운전자의 근무적합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 기준도 강화될 전망이다.

신규검사 중 지각운동요인의 3종에 대한 일부 ‘검사항목·검사방법·측정내용’ 등이 수정되는데, 대표적으로 ‘주의폭검사’는 ‘반응조절검사’로 교체되고, 지각운동요인의 6종에 대한 검사의 판정기준(속도예측·정지거리예측·주의전환·반응조절·변화탐지검사)이 재조정을 앞두고 있다.

아울러 4시간 이상 연속 운전 후 최소 30분 휴게시간(15분 단위 분할 가능), 유해화학물질 운반차량의 경우 2시간 마다 20분 휴식 보장 등과 같은 의무사항이 병행되는 만큼 운송시장에서의 변화가 예고된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양벌제’ 수준의 책무 강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가령 운수종사자에게 연속 운전시간 및 휴게시간을 준수하지 않고 차량을 운행시켰다면, 해당 법인 사업체는 ‘1차 사업 일부정지(30일), 2차 사업 일부정지(60일), 3차 사업 일부정지(90일)’로 처벌되거나, 과징금(일반 180만원, 개별 60만원, 용달 60만원, 화물자동차운송가맹사업 180만원)이 부과된다.

소속 지입차주나 하청 운송사의 화물운전자가 이를 어겼다할지라도 운송을 위탁한 사업체와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는 얘기다.

국토부는 법 개정을 통해, 위수탁제로 운영되는 시장 특성상 마지막 단계에 속해 있는 지입차주 화물운전자의 몫이 줄게 됨은 물론, 과적·졸음운전 등과 같은 안전사고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처벌 수위를 높여 사고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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