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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림이법’ 시행 1년 달라진 것 없다
김정규 기자  |  kjk74@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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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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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셔틀버스 관리정책 둘러싼 ‘갑론을박’

   
 

어린이 통학차량 사고 늘어...지입차 등 구조적 문제 해결 나서야

셔틀연대, “전용차량등록제‘ 주장...학원연합회, 신고의무화 등 건의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기준을 강화한 일명 ‘세림이법(통학버스 안전운행관련 법령)’ 시행 2년이 돼가는 지금에도 통학차량 관리 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어린이 통학차량 사고가 늘어 올해만 70명이 넘는 어린이가 숨지거나 다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관련법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지입차, 공공관리제, 운전기사 노동조건 개선 등 구조적 문제점에 대한 제도 개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버스업계 내에서조차 소외되고 있는 어린이 통학차량(셔틀버스)정책에 대한 소리를 들어보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짚어봤다.

서울지역의 대표적인 셔틀버스 운행 중 다수를 차지하는 분야가 학원통학차량이다. 이 차량들 가운데 사업용 버스 유형인 전세버스와 유사하게 운영되고 있는 통학버스의 경우 차량의 소유 여부에 따라 시설, 차주 등 관련 주체가 다양하지만 그 중 운전기사가 소유하면서 직접 운전하는 지입차주 형식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셔틀버스 전체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 따르면, 운행 중인 셔틀버스 대부분인 77.4%가 자가용 버스이고, 영업용은 22.6%에 그치고 있다. 한국학원총연합회가 발표한 현황도 전국 8만여 학원이 운영 중에 있는 어린이 통학버스 차량 약 10만여대 중 ‘학원장 소유의 차량’은 약 10%, 지입차는 약 70%, 전세버스는 약 20%정도라고 밝히고 있다. 결국 셔틀버스 전체 비중을 볼 때 어린이 안전을 책임지는 정책의 핵심은 지입차와 전세버스 제도 개선에 달려 있다고 봐도 무방한 셈이다.

“차량 공동소유제 실효성 없다”

셔틀버스 기사들도 ‘세림이법’ 시행 이후 불거진 문제점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서울노동권익센터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서울 셔틀버스 기사의 87.5%가 어린이집, 유치원 통학버스의 전속성을 높이기 위해 차량 지분을 공동 소유하도록 하고 있는 제도에 대해서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고 매우 부정적인 대답을 내놨다. 반면 시설과 ‘차량 공동소유제’와 ‘전용차량등록제’ 중 어떤 제도가 더 필요한 지를 묻는 물음에는 응답자의 93.5%가 전용차량등록제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앞서 정부는 2013년 청주 어린이집 운전기사(지입차주) 부주의로 3세 아동(세림이) 사고발생 이후 대통령 지시로 국무조정실 주관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관리 대책’을 수립했다. 이에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지난해 7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 시행규칙’을 통해 자가용 유상운송 허가요건 중 소유요건 완화, 유상운송용 자가용자동차의 차령조건 규정 등의 내용을 공표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셔틀버스노동자들의 대표조직인 ‘전국셔틀버스노동자연대’는 정부의 제도 개선 방침에 대해 ‘전용차량등록제’가 대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개별사업권과 관련해 ‘어린이․학생 통학 및 등․하원 전용’이라는 제한적 업무범위의 유상운송 허용이라는 점이 공동소유 시 허용하는 유상운송 범위와 다르지 않다는 게 주장의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동소유제에는 규제하지 않아도 되는 내용들이 ‘전용차량등록제’에서는 굳이 규제해야 하는 것인지 납득할 만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고 정부가 그저 ‘안된다’라고 일관하고 있는데, 이는 권위주의적 행정의 전형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정부는 전용차량등록제는 개별사업권 형태로 추진될 경우 어린이 통학안전을 담보하기 어렵고, 어린이 안전과 서비스 수준 등을 고려할 때 사업용 버스 등 다른 운송분야와 마찬가지로 일정한 요건(차량대수, 차고지 등) 하에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정면허, 공공관리제 도입이 대안”

한국학원총연합회 또한 규제중심의 제도개선 방안 보다는 법령을 보완해 제도권으로 흡수하고 철저한 안전교육을 실시해 지입차를 어린이통학버스로만 활용하자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정부의 제도개선 방안과 입장차를 나타내고 있다.

연합회는 현 자가용 지입차량을 어린이 통학차량으로만 운용하도록 한정면허를 주어 양성화하고, 학원과 체육시설은 전세버스를 사용토록 법 적용의 형평성을 제고할 것을 정책 대안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전문기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어린이 통학버스 안전강화를 위한 방안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정부안대로라면 현재 약 70%를 차지하는 7만명 가량의 지입차 기사들을 해고할 수밖에 없어 실업률이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공동소유제 도입 시 학원장 명의를 도용한 가정 편법운행의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현 규정이 지입차와 전세버스에 대해 오로지 부정적인 측면만을 내세운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보다는 현실을 외면하겠다는 것으로 비춰져 아쉽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모든 어린이 통학․통원용 자동차를 신고대상에 포함해 규제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통학버스 신고를 의무화하고, 학교나 시설단위에서 운영하고 있는 통학버스를 공공에서 관리하는 방식과 통학버스 공공관리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 해당자격 취득자만이 통학버스를 운전하게 하고 시설 사업자에게 운전자 자격 확인 의무를 부과하는 통학버스 운전자 자격제 도입도 학원업계 위주로 제안되고 있다.

셔틀기사, ‘자가용 유상운송 허가제’ 선호

한편 일선 업계에서는 관련 규제의 적용대상인 셔틀버스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 역시 어린이, 학생의 안전 통학을 위해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서울노동권익센터가 서울시 셔틀버스 기사의 노동환경과 근로실태를 파악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노동실태는 매우 열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기시간을 포함해 평일 근무시간이 12.15시간으로, 대기시간을 포함하더라도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하는 비율이 74%에 달했다. 평균 휴식시간은 3.91시간으로, 그마저도 별도의 공간이 없어 조사 응답자의 91.9%가 차량 내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학차량의 차령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운전 중인 버스의 규모(인승)은 15인승 이하라고 응답한 비율이 71.3%에 달했다. 셔틀버스 연식과 관련해서는 60.7%가 2001~2005년 사이에 생산된 차량을 가장 많이 운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 15.6%는 2006~2010년 생산된 차량을 운행하고 있으며, 2000년 이전 생산돼 15년 이상 된 차량을 운전하고 있는 경우도 11%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5인승 승합차의 경우 2005년 안전과 배기가스 기준이 강화되면서 현대차 그레이스, 기아차 봉고3, 쌍용차 이스타나 등 국내에서 생산된 15인승 승합차가 단종된 상태로, 현재 운행 중인 단종차량에 대한 지원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12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현재 13세 미만 어린이 통학버스는 출시된 지 9년 이하의 차량을 이용하도록 돼 있지만 2018년 12월 31일까지 법 적용이 유예된 상태이며, 이후에는 9년 이하 차량으로 제한을 두되 안전검사를 통과하면 11년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규칙을 개정한 상태로 이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외에도 셔틀버스 기사들은 어린이 안전과 사고 예방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대안에 대해서는 1순위로 ‘자가용 유상운송 허가제 시행’을 높게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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