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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I브리프<8>] 주차, 이제는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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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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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경아 한국교통연구원 부연구위원

   
 

우리나라 자동차 등록대수가 2천만대를 넘어선 지도 2년이 흘렀다. 국민 2.4명당 1대꼴로, 1990년 기준 인구 12.6명당 1대에 비하면 약 5배에 달하는 증가수준을 보이고 있다. 1가구당 자가용 승용차 대수는 0.85대에 이르는 등 자동차가 생활필수품이 된지도 오래이다.

자동차 증가에 따라 자연스레 주차수요도 늘어나게 되지만, 우리나라 주차여건은 그리 양호하지 못한 상황이다. 양적으로는 연평균 10.2% 증가율을 보이며 지속적으로 주차면이 확충되고 있지만, 늘어나는 자동차 대수를 충족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토지가격 상승으로 공공주도로 주차장을 공급하기에도 버거운 실정이다.

주차공간이 부족해 주택가와 상업시설 주변지역은 불법 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주민 간 갈등의 골이 깊어져 가고 있다. 불법 주정차 단속업무는 경찰과 지자체로 이원화돼 있는데, 지자체에서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인력 부족과 민원을 의식하는 민선지방자치제도 하에서 강력한 불법 주정차 단속은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편, 주차수요를 근본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주차장 설치상한제나 요금정책 등을 적용할 수 있으나, 실질적인 수요관리 효과는 매우 제한적이다. 도심지역으로 집중하는 주차수요를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도심지내 건축물의 부설주차장을 일정 비율 이하로 제한하는 제도인 주차장 설치상한제의 경우는 대상지 선정기준이 모호해 도심지를 중심으로 협소한 지역에 선정돼 효과가 크지 않다. 또한 업종별로 이해관계가 달라 제도 시행에 따른 민원에 시달리기도 한다. 공영주차장 요금의 경우, 획일적인 요금제도 운영으로 요금조정을 통한 수요관리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주차수요 관리를 위해 시간대별 요금을 차등화하고, 이용시간에 제약을 두는 등 탄력적 주차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는 선진 사례에 비하면 현재 우리나라 공영주차장의 요금정책은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다.

시설적 측면에서도 몇 가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자가용 승용차 중 중형차의 비중이 53%를 넘어서면서 주차구획 크기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주차장에서 이른 바 ‘문콕’ 등 차량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신문과 뉴스에서 보도되고 있다.

한편, 주차장에서 강도 살인과 같은 강력범죄가 발생하고 있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주차시설을 위한 제도적인 보완책 마련도 필요한 시점이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차장의 양적인 확충과 질적 개선, 주차정책의 실효성 강화 등을 목적으로 다양한 정책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주차장법 등 중앙정부에서 관리하고 있는 제도의 개선과 함께 지자체 단위에서 선진 주차정책 시행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우선, 사회경제적 여건 변화를 반영해 기존 관련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건축물 부설주차장 설치기준과 주차장 구조설비기준은 1990년대 자가용 승용차가 보편화되던 시기에 제정됐던 것으로 그 이후 자동차 등록대수의 비약적인 증가와 대형화 추세를 반영하지 못했다. 건축물 부설주차장 설치기준은 실제 주차수요에 맞도록 전반적인 상향조정과 함께 시설물 유형에 따라 세분화된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식산업센터(구 아파트형 공장)와 같이 새로운 형태의 시설물에 대한 설치기준을 추가하는 등의 제도 개선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주차장 구조설비 기준은 중·대형 자가용 승용차의 비율과 차량 재원 등을 감안해 현행보다 주차구획 크기와 높이를 확장하고자 하는 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제도적 개선으로 주차이용 편의가 증진될 것이지만, 주차공간의 증가는 건축비용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서 비용적 측면에서 면밀한 검토를 거친 후 제도가 시행돼야 할 것이다.

주차장에서 발생하는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시설기준을 강화하고, 범죄예방설계기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범죄예방 시설기준으로서 CCTV, 비상벨 등 범죄예방시설 기준을 개선하는 한편, 이 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공중이용시설 건축물로 전면 확대하고 주차장 방범인증제 및 주차장 셉테드(CPTED) 가이드라인 마련 등 새로운 개념의 범죄예방제도 도입정책이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할 것이다.

주차수요관리를 위한 제도인 주차장 설치 상한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주차장법에서 명시돼 있는 주차장 설치 상한제 대상지역 선정기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현행 제도에서는 자동차 교통이 혼잡한 상업 및 준주거지역, 교통혼잡 특별관리구역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데, 이 기준이 실제 주차수요가 과집중되는 지역과 일치하고 있지 않으며, 교통혼잡 특별관리구역의 경우, 실제 지정된 사례가 거의 없다. 따라서 교통혼잡 특별관리구역 지정기준을 현실화해 주차수요 관리가 필요한 지역을 대상지역에 포함시키되, 지자체 조례에서 대중교통 접근성이 선정기준에 검토될 수 있도록 구체화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공영주차장 요금의 개선 등 주차요금관리 정책과 관련해 서울시에서는 1998년 이래로 고정돼 있는 주차요금을 현실화하고 주차급지를 조정하는 등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지자체 주도의 주차요금 관리정책은 공영주차장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전체 주차장의 약 10% 내외의 시설에만 직접 적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공영주차장의 요금변화를 기점으로 인근 민영주차장 운영에도 영향을 주게 되므로, 주차요금관리제도의 변화는 전체 주차산업에 대해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주차행태 변화 유도를 통한 주차수요관리를 위해 시간대별 요금차등화 및 최대이용시간 제한 등의 다양한 방안이 강구돼야 하며, 무인 요금징수가 가능하도록 주차요금 할인제도 단순화 방안 등이 반드시 검토돼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차와 관련해 심각하게 체감되는 문제는 불법 주정차 문제이다. 불법 주정차에는 지자체 민원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생활불편 민원대상이다. 불법 주정차 단속을 위해 무인단속카메라 또는 단속카메라 장착 차량 등 첨단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나, 불법 주정차를 근절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현재 공공부문에 의존하는 불법 주정차 단속제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개선이 요구된다. 필요하다면, 일본이나 영국과 같이 불법 주정차 단속업무를 민간에 위탁하는 방안도 사회적 논의를 거쳐 도입해 볼 필요가 있다.

자동차는 경제발전을 지원해 온 핵심 수단이자 국민의 삶의 질을 바꾸는 필수 수단이다. 주차 공간은 자동차를 이용하기 위해서 반드시 마련돼야 할 필수적인 공간이다. 그동안 우리는 자동차를 소유하는데 치중했다면, 이제는 자동차를 어느 공간에 어떠한 방식으로 머물게 하느냐에도 관심을 기울일 때이다. 우리나라의 주차여건이 선진국을 넘어서 세계에서 배우고자 하는 수준으로 올라서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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