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올해 내수 시장서 차급별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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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올해 내수 시장서 차급별 고전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6.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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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단-SUV 일부 차종 국산 경쟁 차종에 밀려
▲ 22일 공식 출시되는 준대형 세단 현대차 6세대 그랜저

세단-SUV 일부 차종 국산 경쟁 차종에 밀려

“신형 모델로 반격해도 회복 어려울 수 있어”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현대자동차 차급별 일부 대표 차종이 내수 시장에서 경쟁 차종에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새 경쟁 브랜드가 상품성 높은 신차를 내놓은 게 소비자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상대적으로 현대차 인기가 떨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까지 현대차는 세단에서 준중형(아반떼)·중형(쏘나타)·준대형(그랜저)·대형(에쿠스/EQ900) 부문, 스포츠다목적차량(SUV)은 준중형(투싼)·중형(산타페) 부문이 시장에서 독보적 우위를 차지해왔다.

이런 상황은 올해 들어 크게 바뀌고 있다. 누적 실적에서 아직은 현대차가 앞선 경우가 대다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마냥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준중형 세단 강자 아반떼는 여전히 경쟁 차종의 추월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전년 대비 1.8% 증가한 7만8253대가 판매돼 기아차 K3(3만268대), 한국GM 크루즈(8732대), 르노삼성차 SM3(7575대)을 크게 앞서고 있다. 경쟁 차종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감소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문제는 현재 추세로는 지난해 전체 실적을 밑돌게 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아반떼는 10만422대가 팔렸다. 이를 뛰어 넘으려면 앞으로 2달 동안 2만3000대가 팔려야 한다. 지난해의 경우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등 판촉 장려에 힘입어 10월부터 12월까지 1만대 이상 판매됐지만, 올해는 남은 두 달 동안 1만대 이상 판매를 장담하기 힘들다. 아반떼 판매량은 10월에 7천대 수준에 그쳤다.

중형 세단 쏘나타는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0월까지 전년 대비 19.2% 줄어든 6만9039대 판매에 그쳤다. 중형 세단은 국내에서 가장 볼륨이 큰 차급에 속해 경쟁이 치열하다. 지금까지는 주로 수입차가 쏘나타에 도전했는데, 올해는 국산차끼리 경쟁이 거세졌다.

포문은 올 초 출시된 르노삼성차 SM6이 열었다. 10월까지 4만5604대가 팔렸는데, 상황 따라 연말까지 6만대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반기 신형 모델이 출시된 한국GM 말리부도 다크호스로 급부상 중이다. 10월까지 2만8355대가 팔렸는데, 연말까지 4만대 판매도 노려볼 수 있다.

두 차종과 경쟁하면서 쏘나타는 최근 4달 동안 월 판매량이 5~6천대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전체 판매량(10만8438대)을 넘어서는 것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고, 8만대 수준에 그쳐 국산차 기준 시장 점유율이 50%에 미치지 못할 것이 확실시 된다. 지난해는 52.3%를 기록했다.

준대형 세단 그랜저는 아예 차급 2위로 떨어졌다. 10월까지 4만3502대가 판매돼 기아차 K7(4만5825대)에 간발 차로 밀렸다. 여기에 한국GM 임팔라(1만375대)와 르노삼성차 SM7(6048대)도 각각 가솔린과 LPG 모델이 잘 팔리면서 선전하고 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오는 22일 공식 출시되는 6세대 신형 모델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게 됐다. 신형 모델은 사전 계약 10일(영업일수 기준) 만에 2만5000대가 팔렸다. 아산공장 생산 능력이 1만대 조금 넘는 수준임을 감안하면 올 연말까지 1만3000~1만6000대 판매가 점쳐진다. 그럴 경우 올해 전체 판매량이 6만대 수준에 이를 수 있다.

신형 그랜저가 출시되면 기아차 K7 판매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 선두자리 탈환도 노려볼 만하다. 물론 지난해 전체 실적(8만7182대)에는 한창 모자란다. 예상 외로 K7에 대한 인기가 어느 정도 지속되고, 임팔라와 SM7 판매가 늘어난다면 상황은 또 달라질 수 있다.

준중형 SUV 투싼은 10월까지 4만6994대 판매돼 경쟁 차종 기아차 스포티지(4만2105대)를 간발 차로 앞서고 있다. 전년 대비로도 1.8% 증가하면서 지난해 전체 실적(5만7411대)을 넘어설 기세다.

물론 차급에서는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다. 우선 한 차급 아래 소형 SUV 부문이 나날이 커지면서 시장 파이를 잠식하고 있다. 지난 2014년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된 소형 SUV 부문은 올해 들어 차종이 더욱 다양화되면서 국산차 기준 10월까지 전년 동기(6만3957대) 대비 28.1% 증가한 8만1950대가 판매됐다.

여기에 중형 SUV 시장까지 규모가 커지고 있어 향후 준중형 부문 입지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소형 SUV 차종을 내놓지 않고 있는 현대차가 투싼 만으로 시장을 지키기에는 어려움이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형 SUV 부문에서는 싼타페가 맞수 기아차 쏘렌토에게 1위 자리를 내준지 오래다. 싼타페는 10월까지 전년 대비 12.4% 감소한 6만2935대가 판매돼 쏘렌토(6만7060대)에 밀리고 있다. 꾸준히 6천대 이상이 팔리고 있는 쏘렌토도 문제지만, 최근 출시돼 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는 르노삼성차 QM6에도 뒤처지고 있다. 9월 출시된 QM6은 10월에 생산·판매가 어느 정도 정상 궤도에 오르면서 4141대가 팔렸다. 싼타페(4027대)를 넘어섰다.

추세가 이어지면 싼타페는 올해 쏘렌토에 수위 자리를 내주게 된다. 그랜저가 준대형 세단 시장을 탈환할 경우 현대차 차종 가운데 유일하게 1위 자리를 빼앗기는 불명예를 안는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현대차가 수입차에 고전을 했어도 워낙 볼륨에서 차이가 나다보니까 시장을 크게 빼앗기는 경향이 덜했는데, 올해는 국산차가 신형 모델을 쏟아내 현대차 아성에 도전하면서 변화가 커졌다”며 “올해 말부터 현대차가 신형 모델로 반격에 나서겠지만 차종이 다변화된 까닭에 예전 수준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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