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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부품 인증제 2년’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김정규 기자  |  kjk74@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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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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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부품 인증제 2년’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유통부품 4개, 그마저도 수입차만...수리비 인한 취지 ‘무색’

유관업계 힘겨루기에 시장 활성화 지지부진...실패론 ‘솔솔’

   
 

자동차 대체부품 인증제가 시행 2년이 돼가는 지금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대체부품은 BMW5와 벤츠CLA의 좌·우 펜더 총 4개로, 국내 시장 점유율이 높은 국산은 전무하다.

자동차부품 산업 활성화와 수리비 감소에 따른 자동차보험료 인하 효과를 기대했던 정부 정책이 2년여 기간 동안 초라한 성적표를 거두자 업계 내에서는 ‘인증제 실패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완성차와 보험사, 대형 부품사들과의 구조적 역학 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제도 시행이 애꿎은 중소부품사에게 기대감만 안기고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 쟁점사안 제자리 걸음...기대효과 ‘제로’

2014년 말 기준 자동차 등록대수가 2000만대를 넘어서면서 수리비도 끝 모를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김현아 새누리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4년 우리 국민이 낸 자동차 수리비는 5조2777억원에 달한다. 특히 수입차 수리비는 1년 전보다 15.4%나 뛴 1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동차 수리비를 끌어올리는 주요 원인은 값비싼 부품비가 지목되고 있다. 국산차 수리비 가운데 부품가격 비중은 42.6%를 차지하고 수입차는 59.8%에 달한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 1월 범퍼 등 수리가 잦은 자동차 부품을 교체할 때 자동차 제조업체가 생산하는 순정품과 품질은 비슷하면서도 값은 절반 수준인 대체부품을 사용하는 자동차 대체부품 인증제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보험업계는 대체부품을 활용해 사고에 따른 자동차 수리비와 보험금으로 나가는 돈이 줄어들면 현재 80% 초반인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4~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손해율이 개선되면 그만큼 가입자가 부담하는 보험료가 내려가는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런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문제는 간단했다. 수리점에 유통되는 대체부품 자체가 거의 없어서다. 대체부품이라는 소비자 선택권은 제도적으로 보장됐지만 어디에서도 구입할 수 없을뿐더러 제도 활성화에 핵심인 ‘디자인권 완화’, ‘보험상품 개발’, ‘대기업과의 상생모델 구축’ 등 각종 대안들이 줄줄이 규제에 묶여 그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권 제한, 보험특약 출시가 난맥상 풀 듯”

탈출구를 찾으려는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25일 국회에서도 대체부품 인증제의 난맥상을 풀고자 업계와 전문가들이 모였다.

이날 홍승준 창원문성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차량수리 시 다빈도 수리 교체부품 비중이 대부분이라는 점을 들어 “소비자들이 과연 10년, 15년된 차량을 보유하면서 값비싼 순정품(OEM 부품)만 선호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대체부품 활성화의 전제로 제작사 디자인 특허권 침해 여부, 정비사가 대체부품을 소비자에게 권유 할 의지 유무, 자동차보험사가 대체부품 상품을 출시할 의지 등을 꼽았다.

이어 대체부품 소비가 활성화되면 소비자 효용이 높아진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제작사 독점시장인 프랑스의 OEM 부품가격이 대체부품 시장이 활성화된 이탈리아, 벨기에보다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체부품 활성화의 핵심 쟁점인 ‘디자인 특허’와 관련해서도 “미국은 시장자율경쟁 통한 소비자 권익이 제조사 특허권보다 우선한다는 판례를 내놓은 바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도 대안으로 자동차보험 상품을 통한 인증부품 사용 확대 방안도 제시했다. 이상돈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 팀장은 “자동차보험에서 자동차부품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지만 대체부품 인증제도의 대상이 되는 부품 수의 부족 등 한계가 많다”며 “인증부품의 범위가 충분하지 않은 시점에서는 보험사가 인증부품 사용 소비자·정비사에게 일정 금액의 현금을 보상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도 일선 현장의 위기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정부 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 많은 논의는 오가고 있지만 실효성 있는 대안 제시는 전무하다는 게 업계의 생각이다. ‘대체부품 인증제 실패론’이 대두되는 이유다.

업계는 우리나라의 위계적 산업구조에 따른 한계가 향후 이같은 상황을 기정사실화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체부품 활성화를 막고 있는 디자인권이나 보험 문제가 대기업의 이익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어 기업에게 막연히 상생모델을 위한 대안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회에서 디자인권 관련 특허에 효력을 제한하는 법안이 잇달아 발의되고 있지만 완성차제작사의 물밑 로비가 거센 만큼 실제 법안이 통과되기 전까지는 어떤 실효성 있는 대책도 강구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완성차, 특허청 반대 입장 고수...“관련법 통과가 해법”

   
 

하지만 아직까지 완성차 업계의 태도에는 변함이 없다. 다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자동차 수리비를 줄이자는 목표에는 대승적으로 동의하나 수입원인 순정부품 판매가 줄어드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자인보호법 관련 주관부처인 특허청이 관련 법안 통과에 반대의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도 문제를 어렵게 하고 있다. 특허청은 현행법상 대체부품에만 디자인권의 제한을 푸는 것은 다른 업계와 형평성에 위배된다는 점을 반대의 이유로 들고 있다.

현재 완성차업체는 특정차 모델 개별 부품 하나하나에 대해 다른 업체가 모방하지 못하도록 특허청에 디자인권을 등록해 놓고 있으며 특허출원 건수는 제도 시행 이전보다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완성차의 부품 디자인권 특허가 늘어난 것은 대체부품으로 인한 디자인 침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중론이다.

국내 자동차부품은 디자인보호법 상품에 대한 디자인보호권을 등록하면 20년간 다른 회사에서 유사한 디자인을 가진 상품을 출시할 수 없다. 자동차 대체부품의 경우 순정부품과 디자인이 똑같아야 되기 때문에 사실상 디자인보호권이 등록되면 대체부품을 만들 수가 없게 된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이른바 로비력에서 국내 대형 완성차 제조사와 보험사가 너무 차이가 나는 현실에서 완성차와 특허권을 쥐고 있는 특허청에서 부품업계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계속 디자인권에 제한을 둔다면 사실상 ‘대체부품 인증제도’는 사실상 실패라고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며 “결국 남은 것은 관련법 통과로 숨통을 트는 것 밖에는 없다”고 자조섞인 목소리를 내놨다.

한편 해법으로 제시되는 디자인권 해결을 위한 국회 차원의 문제 제기는 계속되고 있다. 이미 19대 국회에서 폐기된 대체부품 디자인권 관련 개정안이 20대 국회 들어서도 재발의 되고 있는 것. 법적 해결 없이는 이 문제를 풀수 없다는데 대한 반증으로 풀이된다.

현재 완성차 제작사에서 제작된 자동차 원형을 복원하거나 부품을 교환 또는 수리하는 등 정비목적으로 사용되는 대체부품에 대해 제작사의 디자인권 효력 기한을 제한하는 배제하는 법안이 연이어 발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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