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교통 2020 어떻게 진행되나<친환경차 상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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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교통 2020 어떻게 진행되나<친환경차 상용화>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6.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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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딘 보급 추세 … 108만대 달성 ‘미지수’
▲ 지난 3월 제주도에서 열린 2016년 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 관람객들이 현대차가 내놓은 아이오닉 전기차(EV)를 구경하고 있다. 아이오닉 EV는 2016년 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에 이름을 올렸다.

‘교통2020’ 어디까지 왔나-친환경차 상용화

더딘 보급 추세 … 108만대 달성 ‘미지수’

20% 성장세에도 목표 미달 가능성 높아

정부 전망치 밑도는 70~80만대 그칠 듯

법제도 개선 등 강력한 장려 정책 급선무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오는 2020년까지 친환경차 108만대를 보급하겠다는 정부 계획은 과연 실현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친환경차 보급에 획기적 전환점이 됐다는 지난해 실적만으로 따졌는데도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물론 비판할 땐 하더라도 고무적인 상황에서 대해서는 분명 긍정적인 평가가 필요해 보인다. 지난해 거둔 친환경차 실적을 두고 한 말이다.

지난해 국내 친환경차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차(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전기차(EV)․수소차(FCV) 등 친환경차 판매는 지난해 11월까지 6만122대로 전년 동기(3만6540대) 대비 6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구매 보조금 혜택을 통해 보급하려고 했던 목표 대수(4만1471대)를 상회한 수치로, 보조금 대상 차종이든 아니든, 전방위적으로 시장에서 소비자로부터 관심을 받은 증거로 삼을 수 있다.

물론 HEV(5만5618대)가 전체 친환경차 판매 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2.5%에 이를 정도로 편중 현상이 심한 것은 문제가 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차 시장이 활성화됐다”는 평가를 부정하는 이는 많지 않다.

판매량이 늘면서 국내 도로 위를 달리는 친환경차 대수도 크게 늘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등록된 각종 하이브리드차는 모두 22만7324대로 직전 해인 2015년 말(17만4620대) 대비 30.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기차는 5712대에서 66.2% 늘어난 9491대에 이르렀다. 전기차는 이미 지난 달(12월) 초반 누적 보급대수 1만대를 돌파한 상태다.

이밖에 최근 친환경차 시장에서 새롭게 관심 대상이 되고 있는 수소차도 지난 2015년 말 29대에서 지난해 11월 70대로 2.5배 가량 증가했다.

친환경차 판매는 올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판매 활성화를 이끌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정부 보조금이 지난해 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판단 근거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주요 친환경차 보급을 위해 지원되는 예산은 모두 3354억원으로, 지난해(2673억원) 대비 25.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전기차 보급 및 충전인프라 구축에 들어가는 예산은 2643억원으로 지난해(2129억원) 대비 24.1%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차 구매 보조금 지원 예산도 지난해(464억원) 보다 13.1% 늘어난 525억원으로 잡혔다. 수소차는 지난해 보다 133.6% 증가한 186억원으로 편성됐다.

환경부는 이를 통해 올해에만 전기차 1만4000대와 하이브리드차 5만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300대 및 수소차 130대 등 친환경차 총 6만4430대 보급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 목표 대비 55.4% 증가한 수치다.

정부가 공격적으로 친환경차 보급을 장려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실적이 목표치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차와 비교해 전기차․수소차 보급이 더딘 실정이다.

당초 지난해 기준 정부의 전기차와 수소차 누적 보급 목표는 각각 1만6000대와 200대였다. 반면 실제 전기차는 1만대 초반, 수소차는 100대에도 이르지 못하는 보급 대수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잡은 올해 누적 보급 목표대수는 전기차가 4만6000대, 수소차가 500대다. 반면 올 한해 보급 목표를 모두 채운다고 해도 전기차는 3만대, 수소차는 200대에 그친다. 이는 목표 대비 65.2%와 40.0% 수준에 불과하다.

오는 2020년까지 정부는 전기차 20만대에 수소차 9000대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전기차는 많아야 10만대를 돌파하고, 수소차는 3000대 선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일부 업계 관계자 판단이다.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하이브리드차 또한 마찬가지다. 2020년 정부 목표를 채우려면 누적 보급대수만 80만대를 상회해야 하는데, 이 또한 성사가 만만치 않다.

보조금 혜택이 있는 차종과 없는 차종 판매량을 모두 합해도 당분간 연간 10만대 이상 판매되기는 힘들 것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그럴 경우 최대치를 합해도 2020년 60만대에 머물 공산이 크다.

결국 이런 전망을 모두 감안할 때 2020년 국내 친환경차 보급 대수는 최대 70~80만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변수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업계는 현재보다 큰 장려 정책이 나오거나 시장 분위기를 완전히 바꿀 계기가 없는 한 정부 목표치를 달성하는 것은 사실상 매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정부 친환경차 보급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국내 보급 환경이 보조금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은 물론, 친환경차 기술력은 물론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전기차는 긴 충전시간과 짧은 주행거리 등 기술적 한계와 비싼 차량 가격 및 배터리 교체비용 부담으로 내연기관 대비 경쟁력 부족으로 차량 보급이 더딘 점이 문제로 지목됐다.

인프라도 짧은 주행거리를 극복할 공공급속충전시설이 장기적인 계획에도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공동주택 충전시설 설치 곤란에 따른 개인 완속충전시설 민간보급 또한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여기에 하루 충전 주행거리 확보를 위한 배터리 기술 확보에도 불구하고 핵심부품 에너지절감 및 효율 최적화 기술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가 많다.

수소차는 세계 최초로 지난 2013년 국내에서 양산에 성공했지만 비싼 차량가격과 가용 충전소 부족 등으로 지자체와 공공기관 위주로만 보급되고 있는 현실이 문제로 꼽혔다. 인프라 역시 30~40억원에 이르는 비싼 충전소 구축비용에 따른 건설비 부담과 보급계획 부재에 따른 투자 회수 불확실성․경제성 미비로 민간 참여가 부족해 구축에 어려움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비교적 잘 나가는 하이브리드차 또한 최근 강화되고 있는 연비 배기규제에 대응한 신기술 개발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차량 주행 시 전기모터와 내연기관이 동시에 사용되는 하이브리드차 특성상 엔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와 유해 배기가스가 여전히 극복돼야할 당면과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현실이다.

사회적 여건과 기술 못지않게 법제 개선도 보다 적극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관련해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친환경차 보급 장려를 위해 추진된 15개 법제 개선 과제 가운데 9건이 완료됐다. 이를 제외하고 향후 ‘전기차 전용 번호판’ ‘전기차 화물운수 사업 신규 허가 및 증차 허용’ ‘이동형 충전기 인식장치 설치 근거 마련’ ‘도시철도채권 매입액 감면 확대’ ‘충전시설 설치 공간 건폐율 면적 제외’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등이 추진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친환경차 시장이 크게 커지면서 국내에 일대 전기를 마련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인프라나 기술․법제 등의 측면에서는 초보 단계에 지나지 않는 수준이란 시각이 우세하다”며 “현 상황에서는 정부가 계획한 2020년 목표 달성이 어려운 만큼 좀 더 강력한 정책을 앞세운 활성화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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