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보험 제작사-소유자 공동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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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보험 제작사-소유자 공동 책임”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7.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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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관련 세미나서 방안 제시
 

자율주행 관련 세미나서 방안 제시

소유자 1차 책임, ‘제도’ 마련 제안

운행 개념 규제․관리 시급해 주장도

“사회 수용 이끌 윤리․법 정비 필요”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자율주행자동차(이하 자율주행차) 사고 발생에 따른 보험 적용 시 제작사와 차량 소유자가 공동 책임을 져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토교통부가 5일 한국교통연구원 교통기술연구소 및 홍익대와 함께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자율주행차 관련 세미나를 개최한 가운데, 주제 발표에 나선 보험업계 관계자가 관련 방안을 제시해 주목을 끌었다.

40여명이 참석한 이날 세미나에서 정부와 학계 전문가가 차례로 자율주행차 ‘운전면허’ ‘법제도’ ‘자동차보험 운영’ ‘윤리․법적 책임’ 등을 주제로 발표하고 이에 대해 토론했다.

이날 기승도 보험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자율주행차 사고 대비 자동차보험 운영구조에 큰 전기가 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 연구원에 따르면 보험업계가 미래 자율주행차 사고 책임보험제도로 현행 차량 소유자가 책임을 전적으로 지는 방안과 제작사․소유자가 공동 책임을 지는 방안, 제작사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는 방안 세 가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 연구원은 이중 제작사․소유자가 공동 책임을 지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물론 1차 책임을 누구에게 묻는가를 놓고는 이견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한 제작자를 1차 사고책임주체로 삼으면 사고원인 규명이 어렵고, 차량 해킹으로 발생하는 문제까지 제작사에게 책임을 묻는 게 올바르냐는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자동차보험 운영 측면에서 적정 보험료 부과방식을 정하는 것이 어려워 보상비용이 추가 발생하고, 무보험사고 피해자 보호를 위한 비용이 확대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기 연구원은 “제작사와 소유자가 사고 책임을 공유하되, 소유자가 1차 책임을 지고 제작사에게는 소프트웨어 결함 등 일부 사고원인에 국한해 추후 구상을 통한 책임을 묻는 방안이 가장 효율적”이라며 “이를 위해 자동차보험은 인간적 운전 특성이 없는 자율주행차에 부합한 상품 개발과 제도 보완이 필요하고, 제조물책임보험은 관련법 개정은 물론 생산물배상책임보험 요율과 약관내용을 일부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중기 홍익대 로봇윤리와 법제연구센터 교수는 자율주행차가 운전면허제도와 자동차관리법에 끼칠 영향에 대해 발표했다.

이 교수는 자율주행차가 완전 상용화되면 일반 자동차에 준한 규제가 마련될 것이라 전제하고, 자동차 제작사가 인간 수준 이상 운전능력을 갖춘 자율주행차를 생산하도록 국가가 감독․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탑승자에 대해서는 현재 보다는 완화된 수준으로, 자율주행차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지식․능력 정도만을 요구하는 운전면허만 취득하면 될 것이라 봤다.

물론 참석자 대다수가 어느 정도까지 탑승자가 자율주행차에 개입해야 하는 지는 여전히 논란이 큰 만큼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교수는 “자율주행차가 인간이 갖고 있는 운행․판단 능력과 다르다는 사실을 근거로 인간에게는 돌발적이거나 어쩔 수 없는 모든 상황을 자율주행차가 미리 판단․대응할 수 있도록 주행 시스템이 개발․입력돼야한다”고 말했다.

김규옥 한국교통연구원 자동차정책센터장은 자율주행차 수용성과 윤리의식을 비롯해 법적 책임에 대해 언급했다.

김 센터장은 지난해 11~12월에 실시한 자체 설문 결과를 근거로 일반인 50% 이상이 자율주행차 이용 의사는 있지만 관련 시스템에 대해서는 고장이나 오류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전성 확보를 위해 정부 차원 평가기술 개발과 안전기준 마련은 물론 도로 디지털 인프라 구축과 운영 혁신 등 운행 환경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율주행차 도로운행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김 센터장은 자율주행차와 비자율주행차가 혼재된 복잡한 교통상황 탓에 사고 발생이나 도로운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로 체계를 개선하고 자율주행 기능․성능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비롯해 도로인프라와 차량 간 정보 신뢰성 구축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센터장은 “자율주행차가 논리적으로 판단해 주행한다고 하더라도 다양한 도로 여건 속에서 교통법규를 위반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만큼 보다 윤리적인 자율주행 프로그램밍을 위해 사회적 합의가 시급하다”며 “사고 원인 규명이 제작사와 운영자․소유자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도로 유지 관리 책임이 있는 도로관리기관 및 통신회사 등으로도 확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법체계 정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제 발표에 이어 황기연 홍익대 부총장 사회로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앞서 발표된 주제를 놓고 참석자간에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토론에는 김윤제(성균관대) 교수, 김일태(금융감독원) 팀장, 김정룡(한양대) 교수, 류준범(도로교통공단) 선임연구원, 문영준(한국교통연구원) 소장, 여화수(카이스트) 교수, 정의경(국토교통부) 과장이 참석했다.

이번 세미나에 대해 이창운 한국교통연구원장은 “완전하지 못한 4차 산업혁명 핵심인 자율주행차와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의미가 컸던 자리”였다고 의미부여했다.

이승호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도 “자율주행차가 가져올 사회적 변화를 미리 알리고 변화 방향을 모색하는 것은 물론, 아직 기술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오해를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세미나는 뜻 깊은 자리였고, 앞으로 이런 세미나가 많이 열려 많은 정보를 정부에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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