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현직 노조 간부 유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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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현직 노조 간부 유서 공개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7.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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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채용비리 사건 관련해 자살

정규직 채용비리 사건 관련해 자살

“수사 잘 마무리되길” 검찰에 바라

검찰 “관련된 수사 대상자 아니다”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지난해 터진 한국GM 정규직 채용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해를 넘겨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 회사 노조 대의원 A(54)씨가 해당 사안을 이유로 지난 5일 인천 부평공장 작업장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관련해 금속노조 한국GM지부(이하 한국GM 노조)가 다음날인 6일 A씨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를 공개했다.

공개된 유서에서 A씨는 ‘확실하지 않은 유언비어와 헛소문 때문에 짜증이 난다’는 심경을 밝히면서 ‘검찰이 현 시점에서 수사를 잘 마무리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A씨는 전날 오전 5시 55분경 인천 한국GM 부평공장 작업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A4용지 2장 분량 유서는 A씨 겉옷 호주머니에서 발견됐다. 숨진 A씨는 20년 넘게 한국GM 노조 간부로 활동해오고 있다.

경찰은 한국GM 부평공장 내부 폐쇄회로 TV를 확보해 A씨 출근 시기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부터 7개월째 한국GM 사측과 노조가 연루된 정규직 채용비리를 수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사 간부 10여 명이 1차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채용 과정에 개입해 한 명당 수천만 원을 받아 챙긴 사실이 밝혀져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숨진 A씨가 한국GM 채용비리와 관련된 수사 대상자가 아니었고 소환 조사를 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한국GM 노조는 검찰 수사가 장기화되고 노조 간부와 대의원은 물론 2012년 이후 입사자 478명 전체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고 있는 것 때문에 상당한 심리적 압박감을 느낀 것 같다는 입장을 보였다.

아울러 장기간 검찰 수사가 조합원들에게 심리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 때문에 결백하다고 해도 어떤 한 사람이 검찰에 의혹을 제기하면 조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조합원 사이에 팽배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그동안 유서 공개를 꺼렸던 유가족은 “직원들 사이에서 고인의 죽음에 대해 뚜렷한 근거 없이 갖가지 추측성 소문이 떠도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며 “고인이 마지막 가는 길에 유가족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죽음을 앞두고 쓴 내용이 있는 그대로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뿐”이라는 입장을 노조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유서 공개에 대해 한국GM 노조는 “검찰수사와 현직 대의원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인해 혼란스러워하는 직원 입장을 고려하고, 유가족 뜻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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