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적자에 수익성도 악화...해마다 낮아져 이제 3%대 진입
중소부품사는 ‘죽을맛’, 고용도 줄어...완성차 계열사만 이익
“산업 공급망 단계 분석해 계열사·비계열사 간 편차 줄여야”
국내외 경제요인에 자동차산업 경기가 주춤하면서 자동차부품사 10곳 중 4곳의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부품사의 14%는 영업적자에 허덕이고 있고, 완성차업체의 계열사와 비계열사 간의 명암도 짙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기아차가 2년 연속 판매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등 지난해부터 이어진 자동차산업 부진에 당분간 부품사들의 경영 악화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산업연구원(KIET) 이항구 선임연구원이 작성한 ‘흔들리는 자동차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자산 총액 120억원 이상으로 외부감사 대상인 자동차부품사 454개사 중 173개사(38.1%)의 2015년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했다. 부품사 전체의 같은 해 매출도 73조8392억원으로, 전년(76조7050억원)에 비해 3.7% 줄었다.
수익성도 악화했다. 전체 부품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2010년 6.62%로 정점을 찍은 이후 5.66%(2011년), 5.27%(2012년), 4.99%(2013년)로 해마다 낮아졌다. 이후에는 아예 3%대로 내려앉아 3.79%(2014년), 3.72%(2015년)를 기록했다. 게다가 2015년 영업적자를 낸 부품사는 65개로, 조사 대상 기업의 14.3%를 차지했다.
반면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업체 계열사의 매출액은 2009년 17조9042억원에서 2015년 36조151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전체 부품사 매출에서 완성차업체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40.2%에서 48.8%로 높아졌다. 일례로 현대차그룹 계열인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5년 영업이익률이 10.06%에 달했다. 같은 기간 비계열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3.06%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특히 일반 중소부품사들의 사정이 나빠졌다. 산업연구원이 매출액 1000억원 미만인 중소기업 29개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2.03%로 지난해 평균 2.06%보다 더 떨어졌다. 고용 역시 2014년 6290명, 2015년 6153명에 이어 지난해 6034명(추정치)으로 감소했다. 2015년 기준으로 29개 기업 가운데 16개 기업이 전년보다 고용을 줄였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부품사 전체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금융위기 때는 선진국 업체들보다 높았지만 이후 하락하면서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자동차부품산업의 구조조정이 대기업 계열사보다 중소기업부터 시작되는 경향이 있어 올해는 시장 상황이 더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열악한 자동차부품사들의 경영 악화를 방지할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자동차산업 공급망을 단계적으로 분석해 구조개편과 경쟁력 강화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