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9.7% 증가할 사이 24.2% 감소
르노삼성차 ‘SM6’ 비중 높이며 인기
자가용․가솔린․디젤서 쏘나타 앞질러
쏘나타는 법인․택시 수요로 체면치레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쏘나타’가 독주하던 국산 중형세단 내수 시장이 지난해 큰 변화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시장 볼륨이 소폭 상승한 가운데, 신차 판매가 늘면서 기존 쏘나타 점유율이 크게 하락했다. ‘자가용’과 ‘가솔린’ 등 세부 항목 판매량에선 일부 차종이 오히려 쏘나타 실적을 앞서기까지 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중형세단은 모두 22만7351대로, 전년도인 2015년(20만7307대) 대비 9.7% 증가했다.
중형세단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띄었지만 그간 시장을 지배해왔던 쏘나타 판매는 크게 감소했다. 쏘나타는 지난해 구형(2693대)과 신형(7만9510대)을 합해 모두 8만2203대가 판매됐다. 2015년(10만8438대) 보다 24.2% 줄었다.
판매가 줄면서 시장 점유율도 하락했다. 지난해 중형세단 시장에서 차지하는 쏘나타 비중은 36.2%로 2015년(52.3%)과 비교해 16.1%포인트 빠졌다.
쏘나타가 빠진 자리는 르노삼성차 ‘SM6’이 채웠다. 지난해 1월 공식 출시된 SM6은 5만7478대가 팔리면서 출시 첫 해 중형세단 2위 자리를 차지했다. 기존 SM5 실적(6366대)을 합한 르노삼성차 전체 중형세단 판매 실적은 6만3844대로 기아차를 앞선다.
만년 2위였던 기아차 ‘K5’는 아예 3위로 내려앉으며 체면을 제대로 구겼다. 2015년(5만8619대) 보다 23.9% 줄어든 4만4637대가 팔렸다. 다만 신형 모델로 한정할 경우 2015년(3만5198대) 대비 26.8% 증가한 것은 불행 중 다행으로 꼽을 수 있다.
지난해 신차가 나온 한국GM ‘말리부’는 구형(4253대)과 신형(3만2414대)을 합해 3만6667대가 팔렸다. 2015년(1만6384대) 대비 판매가 123.8% 증가했다.
전체 판매 순위는 쏘나타-SM6-K5-말리부-SM5 순이었지만, 세부 항목별로는 순위가 달라진다.
우선 판매량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자가용 목적 판매는 쏘나타가 SM6에게 수위 자리를 내줬다. 자가용 판매량은 SM6이 5만431대로 가장 많았다. SM6 자가용 판매 비중은 87.7%에 이른다.
반면 택시나 법인용 목적으로 팔리는 차가 많은 쏘나타와 K5는 자가용 판매량이 각각 3만5023대와 2만1493대에 그쳤다. 말리부의 경우 2만9206대로 K5를 앞섰다. 쏘나타는 택시․법인 판매량이 4만7180대에 이르렀다.
쏘나타는 장애인 등 특수 수요 외에도 택시 수요가 많았던 까닭에 액화석유가스(LPG) 모델이 4만139대나 판매됐다. 전체 판매량의 48.8%나 된다. LPG 모델 판매는 K5가 1만4423대로 뒤를 이었고, SM6(1만275대)․SM(3058대)․말리부(263대) 순으로 나타났다.
가솔린 모델은 SM6(4만3183대)이 가장 많이 팔렸다. 말리부(3만6194대)가 뒤를 이었고, 쏘나타(3만1478대)․K5(2만2580대)․SM5(3308대) 순으로 판매됐다.
디젤 모델 역시 SM6(4020대) 판매가 가장 많았다. K5(3860대)와 쏘나타(3282대)가 뒤를 이었고, 말리부는 구형 모델만 3대가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하이브리드(HEV) 판매에서는 쏘나타가 7187대로 사실상 유일한 경쟁 상대인 K5(3774대)를 두 배 가까이 앞섰다. 말리부는 207대에 그쳤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쏘나타만 유일하게 117대 판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