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사고, 현황과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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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사고, 현황과 대책
  • 곽재옥 기자 jokwak@gyotongn.com
  • 승인 2017.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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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지장치 50% 장착 시 4100억원 비용절감”

초보운전자가 아니더라도 주차 중 주차사고는 누구나 한두 번 이상 경험하는 흔한 일이다. 물론 급한 성격이 문제일 수도 있겠으나 협소한 주차공간이나 돌발적인 상황이 사고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정부가 올해 상반기 추진을 계획하고 있는 주차구획 확대 방안은 사고율 감소는 물론 자동차보험사와 공제조합의 손해율 감소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기에 즈음해 보험개발원이 내놓은 주차사고 관련 조사결과를 중심으로 주차사고의 현황과 대책을 살펴봤다.

▲27년만에 주차장 폭 확대 추진=주차장, 이면도로, 갓길 등에서 주정차를 하거나 주차장 입·출차 시, 주차장 내 주행 중, 후진주행 시 발생하는 ‘주차사고’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이슈가 되고 있는 이른바 ‘문콕’ 사고의 피해사례도 심심찮게 매스컴을 장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주차사고의 상당 부분은 주차장의 크기가 문제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형차 보급이 증가하면서 차의 크기는 계속해서 커졌지만 우리나라 주차구획 기준은 1990년 소형차를 기준으로 삼은 이후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현재 일반형 주차장(평행주차 외에 적용)의 폭과 길이는 2.3m×5.0m(확장형 주차장은 2.5m×5.1m)다. 교통연구원이 대표 중형차량인 쏘나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큰 불편 없이 주차장에서 차에 타고 내리는 데 필요한 일반 주차장의 주차구획은 지금보다 폭이 131mm 넓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 일본 2.5m, 미국 2.7m, 독일 2.9m, 싱가포르 2.4m로 대부분 우리보다 폭이 넓은 편이다.

이에 정부는 27년간 제한됐던 일반형 주차장(평행주차 외에 적용)의 폭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 주차장 구획 크기를 정한 주차장법 시행규칙을 개정하기 위해 내부 검토 중이며, 일반 주차장 2.3m와 확장형 2.5m의 중간인 2.4m로 100mm를 늘리는 방향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차사고 10대 중 3대 ‘추돌사고’=이러 가운데 최근 보험개발원이 국내 3개 자동차보험사(현대해상·KB손해보험·동부화재)와 공동으로 2012~2014년 자동차보험 차량 물적사고를 조사한 결과가 발표돼 주목된다.

조사 결과, 전체 사고 가운데 주차사고의 비율은 30.2%로 10대 중 3대 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금 지급현황을 보면 자차담보의 27.8%, 대물담보의 31.5%를 차지했고, 물적담보 지급보험금 비중은 25.7%였다. 2014년 기준 전체 사고차량의 평균수리비는 111만5000원인 데 비해 주차사고는 76만5000원으로 낮은 편이었다.

주차사고 현황

주차사고의 충돌대상은 주로 차량이다. 전체 주차사고 중 81.9%가 차대차 사고였으며, 다음으로 차대물(벽·기둥) 11.3%, 차대이륜차 2.2%, 차대인 0.1% 등의 순이었다. 일반적 차량사고는 퇴근시간대(오후 6~8시)가 높은 반면 주차사고는 상대적으로 운전약자의 차량이용률이 높은 오후 2~4시대에 빈도가 높았다.

전체 주차사고 중 현장출동기록 및 현장사진을 통한 상세 피해 형태를 분석한 내용도 주목할 만하다. 자차사고 291건을 샘플링한 결과 후진사고(53.8%)가 전진사고(46.2%)보다 높게 발생했고, 직진 시(38.5%)보다 선회 시(61.5%)의 사고비율이 높았다. 또 주행차량의 손상부위는 운전석 기준 좌측보다 우측 비중이 높아 시야확보가 어려운 운전석 반대편 우측후방(23.5%) 사고비율이 가장 높았다.

주차사고 부위

▲주차사고방지장치 장착 대안=이러한 주차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는 일단 주차장 내 또는 후진 시 주의운전 및 서행운전이 요구된다. 아울러 대부분의 주차사고가 운전자의 시야확보가 어려운 후진 중 또는 후방에서 발생하는 만큼 주차사고방지장치를 확대 장착하는 노력도 요구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판매 주인 차량 중 주차사고방지장치가 적용된 모델은 없다. 하지만 해외에는 이미 캐딜락, 인피니티, 토요타 등 고급모델이 적용되고 있다. 이에 자동차제작사가 주차사고방지장치 등 사고방지 효과가 탁월한 자율주행 사고예방장치 개발과 적용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주차사고방지장치(Reverse Autonomous Emergency Braking system)’는 차량 후방의 주차센서로 후진 시 차량 등의 물체를 인지해 충돌 위험상황에서 운전자가 제동장치를 작동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차량을 제동해 충돌을 방지하는 기능을 한다.

실제 보험개발원은 이 장치가 장착된 연구차량(북미 판매 중인 캐딜락 ATS의 Rear Automatic Braking 장착)을 이용해 충돌회피성능을 연구한 결과 주차사고 유형의 87%(차대차사고 86.2%, 차대물사고 88.7%)의 충돌회피 성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2015년 자차·대물 담보 지급보험금 6조2900억원을 기준으로 장착률 50%, 주차사고 비율 30.2%, 후진사고 비율 53.8%, 사고방지 효과 80%를 대입하면 연간 약 410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편 보험개발원은 국제기구인 RCAR(세계자동차기술연구위원회, 20개국 25개기관, 보험업계 자동차연구기관) 기관들과 공동으로 국가별 주차사고 실태조사 및 주차사고방지 안전장치 연구를 추진한 바 있고, 여기서 나온 주차사고방지장치 평가기준이 2016년 9월 서울에서 열린 연례회의에서 RCAR 기준으로 채택됐다.

보험개발원 측은 “(주차사고 예방과 직결되는) 자율주행기술의 발전은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여 자동차보험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며 “이에 보험개발원은 자율차대응TF팀을 신설했으며, 자율주행기술의 사고예방 성능평가, 장치별 사고율 영향도, 보험료에 미츠는 영향 등을 분석해 보험산업이 적기에 대응해 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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