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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위한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인가
김정규 기자  |  kjk74@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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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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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동반성장이라는 말이 협력이 아닌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 영세업체가 같이 성장하자는 의미는 이미 퇴색한지 오래라는 볼멘소리가 여러 업계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자동차관리업계는 줄곧 그 말을 달고 살아 왔다. 이번에는 폐차 업계다.

자동차관리법상 해체재활용업계로 불리는 폐차 업계도 이제 대기업의 시장 공략에 직면하게 됐다고 아우성이다. 관련 ‘자원순환법 개정안’이 발의 되면서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이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입법 발의하면서다. 개정안은 정부가 정한 자동차분야 법정 목표 재활용률 95%를 달성하기 위해 제조사가 자사의 폐차를 회수하고 재활용을 책임지게 하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도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완성차 제조사 또는 수입업체라는 대기업에게 독점권을 주는 법안이라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개정안 통과될 경우 폐차업자가 자율적으로 차량 소유자와 거래해오던 폐차를 제조사가 100% 회수하게 되면서 중소 폐차업자의 설자리가 없어지면 다수의 폐차업체가 도산할 수밖에 없거나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대기업이 직접적으로 폐차 물량을 소화할 수 없는 만큼 전국 폐차 물량을 회수한 다음 100여개 폐차장에 나눠줄 것이고 폐차 재활용 비용도 강압적으로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번 법안이 대부분 업체가 준수하는 자동차관리법과도 상충된다는 입장이다. 현행법은 폐차량의 매집 권한을 해체재활용사업자에 한정하고 있다. 이에 해체재활용업계를 동반성장을 위한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놓고 관련법 개정으로 대기업 진입에 유리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기본 생각이다.

또 다시 소통의 부재다. 업계는 의견수렴 없는 일방통행 입법 추진에 불만이다. 갈등은 ‘옳고 그름’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불통에 기인한다. 그리고 불통은 불필요한 오해만 양산한다. 업계는 법안 자체의 취지보다는 대기업에 일감을 몰아주는 법안으로 보는 것이 이를 말하고 있다.

규모가 다른 업계 간 갈등도 결국은 ‘밥그릇’ 투쟁이다. 해체재활용업계의 목소리를 밥그릇을 사수하려는 우려로 볼 수도 있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상호 간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위해 다수의 동의를 구해야 함에도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은 왜 청취하지 못했는지 아쉽다.

이익이 걸린 쟁점에 대한 합의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힘의 균형에서 찾기보다는 소통을 위한 기회의 균형에서 해답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마주볼 기회가 잦다 보면 논의의 시각이 새로워질 수도 있고 갈등에 대한 사회적 비용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EPR제도의 취지는 순수하게 보면 책임있는 자원순환으로 환경을 고려하고 국민 이익을 도모하자는 것이지 업계 간 이익을 위한 제도는 아닐 것이다. 이제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았다. 양자 간 전향적 자세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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