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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국산차 업체 진단④-르노삼성차
이승한 기자  |  nyus449@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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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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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르노삼성차]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2.0ℓ GDI MR엔진이 장착된 SM6를 작업자가 살펴보고 있다

“車시장 트렌드 주도 전략이 성장 비결”

시장 요구 부응 신차로 성공 견인

올해도 실적 고공 행진 이어질 것

소수 차종 집중 내수․수출 걸림돌

“다변화로 유연성 확보해야” 지적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자동차가 고객 만족시키기 어려운 제품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5000명 직원 모두 나름 열심히 대응하고 있다. 창립 16년 된 회사지만 재기에 성공한 지난해가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올해도 자동차 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지난 달 18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르노삼성자동차 신년 기자간담회. 박동훈 사장은 담담하면서도 자신에 찬 목소리로 지난해 성과와 향후 회사 전략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박 사장은 “최근 몇 년 르노삼성차가 국내 자동차 시장 변화를 주도했던 만큼 어려운 상황을 돌파해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내수(11만1101대)와 수출(14만6244대)을 합해 25만7345대를 판매했다. 전년도인 2015년(22만9081대) 대비 12.3% 늘었다. 역대 최다 연간판매 기록을 세웠던 지난 2010년(27만1479대)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많은 실적이다.

르노삼성차는 내수 시장에서 올해 전년 대비 9% 늘어난 12만대 이상을 판매할 계획이다. 수출은 미국 트럼프 정부 경제 정책이 복병으로 부상했지만, 고정적인 수출 물량이 확보돼 있는 만큼 14만대 이상은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 [사진=르노삼성차] 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이 지난달 18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신년 CEO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목표와 지속가능 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올해 성장을 책임질 카드로는 지난해 돌풍의 주역 SM6과 QM6 두 차종이 꼽혔다. SM6은 출시 1년이 됐는데도 여전히 시장 반응이 좋다. 올해 들어 지난 1월에도 SM6(3529대)과 QM6(2439대)은 전체 르노삼성차 1월 내수 실적(7440대)의 80.2%를 차지했다.

SM6은 자가용 가솔린차를 중심으로 팔리던 추세가 디젤 등으로 다변화되면서 지속적인 수요를 이끌어내고 있다. 여차하면 택시 모델 투입을 통해 판매 기세를 이어나갈 수 있다. QM6 역시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당분간 신차 효과가 클 것이란 분석이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내수 시장에 다양한 신차를 선보인다. 물론 지난해 워낙 걸출한 신인을 시장에 내놔 이를 뛰어 넘을 만한 차종 선보이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크지만, 그렇다고 주목할 만한 차종이 없는 건 아니다.

우선 소형 해치백 ‘클리오’가 상반기 출시되고, 하반기에는 소형 전기차 ‘트위지’가 선보인다. 두 차종 모두 차급별 시장을 선도할 무기라는 게 르노삼성차 설명이다. 여기에 6시리즈 신차 효과가 이어지고, QM3 및 SM3 등 기존 모델에 대한 마케팅도 강화된다.

   
▲ [사진=르노삼성차]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SM6과 QM6

업계는 내수 시장에서 르노삼성차 성장이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6시리즈는 물론 올해 선보일 차종 모두 차급별로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는 상품성과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이런 성장이 역으로 르노삼성차에 부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부 업계 관계자는 ‘기형적 성장’을 최대 걸림돌로 봤다.

르노삼성차가 부진에서 벗어난 것은 지난 2014년부터다. 당시 QM3이 내수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전년 대비 33.3% 증가한 8만3대가 판매됐다. 2015년에도 르노삼성차는 QM3을 앞세워 8만17대를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2년간 QM3은 모두 4만2751대가 판매돼 전체 내수 실적의 26.7%를 차지했다.

문제는 QM3을 제외한 나머지 차종 판매량이 신통치 못했다는 점이다. QM3 제외 2014년 내수 판매량은 6만1812대로 전년도인 2013년(6만27대) 대비 성장세가 3.0%에 그쳤다. 2015년(5만5457대)에는 오히려 전년 대비 10.3% 감소했다.

   
▲ [사진=르노삼성차] 르노삼성차 부산 신호공장 전경

이런 추세는 지난해 더욱 심해졌다. 6시리즈와 QM3을 제외한 나머지 차종 내수 판매량은 전년 대비 56.4% 줄어든 2만4196대에 그쳤다. 실적 부진을 이유로 잘 팔리는 차만 남게 되면 다양한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르노삼성차 또한 이를 의식해 새로운 차종 투입 계획을 내놨지만, 이런저런 장벽에 부딪히고 있다.

우선 꼽히는 게 국내 생산 능력이다. 현재 르노삼성차 부산 신호공장 생산 능력은 연간 30만대로 성장세가 지속되면 곧 한계치에 이르게 된다. 당초 공장 부지를 조성하면서 80만대 수준을 염두에 두긴 했지만, 아직 증설 계획은 나오지 않고 있다. 판매가 안정적으로 30만대 이상을 유지할 것이란 회사 차원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증설 대신 르노삼성차는 ‘선택과 집중’을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잘 만들고 잘 팔 수 있는 차종은 국내에서 만들고, 나머지 차종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를 적절히 활용해 수입․판매한다는 것이다. QM3은 물론 클리오․트위지 도입이 이런 맥락에서 풀이된다.

   
▲ [사진=르노삼성차] 부산 신호공장 생산라인

수입차가 늘어나면 당장 이익은 발생할 수 있어도 장기적이면서 안정적인 판매 전략을 수립하기 힘들다. 실제 QM3 판매가 기대 이상으로 증가한 상황에서 물량 확보가 어려워 제때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자 소형 SUV 시장 판세가 경쟁 차종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클리오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클리오는 유럽 시장에서 큰 인기 끌고 있는 차종이라 향후 한국 시장에서 판매가 늘어날 경우 공급 물량 확보가 문제로 부상할 수 있다.

국내 인증 과정 등에 막혀 수입이 늦춰지거나 아예 좌절되는 문제도 있다. 기아차 카니발 최대 경쟁상대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미니밴 에스파스가 대표적이다. 당초 에스파스는 올해 도입이 예상됐지만, 각종 규정 때문에 시기가 미뤄졌다. 관련해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한시가 급한데도 도입이 올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밖에 의욕적으로 추진됐던 상용차 부문도 ‘데이터기록장치’ 등 국내 규정을 맞춰야 하는 문제에 직면하자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도입이 원점에서 재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사진=르노삼성차] 지난해 12월 열린 르노삼성차 동반성장 아카데미

수출 또한 다변화가 시급하다. 미국 수출 닛산 로그를 위탁 생산하면서 2015년과 2016년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로그가 전체 수출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6.0%에 이르러 문제가 되고 있다. 생산 계약이 끝나는 2019년 이후 급감할 수출 물량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르노삼성차는 대안을 내수 시장에서 찾으려고 한다.

박동훈 사장은 “2019년 이후 계속해서 로그 후속 모델을 만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는 보호무역주의 영향이 낳을 결과가 확실하지 않아 향후 자동차 시장을 전망하기 힘들다”며 “2015년까지만 해도 로그 수출이 르노삼성차를 먹여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내수에 집중하는 것이 길이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시장 상황에 맞춰 신축성 있게 대처할 수 있게 돼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 [사진=르노삼성차] 지난해 2014년 사상 처음으로 국내서 생산돼 북미 지역으로 수출된 닛산 로그

르노삼성차는 최근 몇 년 동안 ‘디젤 세단’과 ‘엔진 다운사이징’ 등 자동차 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면 다른 경쟁 업체가 쫓아왔던 상황을 근거로 회사 전략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올해는 물론 향후에도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내수 시장을 리드하겠다는 방침이다.

물론 이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르노삼성차의 모험에 가까운 도전이 시장에서 먹혀들어갔지만 앞으로도 이런 성공이 계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며 “실패해도 버텨낼 수 있을 만큼 견고하고 큰 업체가 아닌 만큼 다양한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 못지않게 ‘다변화’에도 신경을 써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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