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의 관광정책
상태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관광정책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17.02.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병권 교수의 관광대국론

ICT를 근간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혁명에 기반을 두고 물리적 공간, 디지털적 공간 및 생물학적 공간의 경계가 희석되는 한마디로 융합의 시대인 것이다. 기술융합을 통해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연결시키고 생산과 소비의 경계도 점차 없어지고 있다. 우리의 생활과 산업 전반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loT), 빅 데이터 등으로 대표되는 신기술이 상호 융합되어 새로운 부가가치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관광부문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지구 반대편에 있는 관광명소를 미리 볼 수 있으며, 박물관을 가지 않아도 유물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국립과천과학관은 석굴암 가상체험을 개발하여 3D로 만든 실제 크기의 석굴암 안을 직접 걸어다니면서 구경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는 가상현실(VR) 체험이 가시화되고 있으나 향후에는 여기에 증강현실(AR)을 결합한 혼합현실(MR)이 관광 분야로 활성화될 전망이다.

다행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관광부문의 일자리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영국의 BBC가 만든 웹사이트(로봇이 당신의 직업을 대체할까?)에 들어가 검색하면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다. 레저 및 여행서비스 직업군은 로봇의 대체가능성이 35%이며 전체 직업군 366개중 217위이다. 여행대리점은 26%로 231위이며, 호텔과 숙박경영의 경우에는 대체가능성이 0%로 거의 없어 365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의하면 향후 510년 안에 사라질 대표적 직업으로 소규모 여행사들이며, 여행가이드의 역할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잘 활용하여 관광산업을 혁신적으로 변모시킬 필요가 있다. 기존의 전통적인 관광에서 벗어나 하이테크와 하이터치에 입각한 스마트 관광의 형태로 진화될 경우 배낭여행, 가족여행, 나홀로여행과 같은 개별여행객들이 충분한 정보와 안전 서비스를 통하여 전국 구석구석에 골고루 분산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금년도에 문화체육관광부는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신기술 기반 콘텐츠를 발굴․육성하기 위해 관광 가상현실 콘텐츠 제작지원과 국내 주요 거점 체험존 조성을 추진한다. 이 정도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 2월 10일 문화체육관광부가 개최한 미래관광발전을 위한 토크콘서트의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관광산업도 4차 산업혁명에 적극 따라잡아야 한다고 주장을 폈다. 이에 따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정부의 관광정책도 좀 더 광폭행보를 펴야 할 시점이다.

첫째, 가장 시급한 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대비 관광종합계획이 수립돼야 한다. 현재까지는 이러한 시도조차 못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제조업 대비 서비스업 비중의 증가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는 점에서 관광산업의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ICT와의 융합을 통한 관광산업 콘텐츠를 개발하되 중장기적으로는 미래형 인재양성 및 일자리 발굴, 그리고 연구개발 투자확대에 주력해야 한다.

둘째, 중앙과 지방정부, 관광전문기관, 관광업계간 튼튼한 공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 전까지 약 3만 곳의 무료 와이파이 구역을 조성하고 빅 데이터 수집과 활용을 하여 관광정보를 철저히 분석하여 이를 지자체 및 여행업체 등에 제공할 계획이다. 우리도 관광공사에게 관광 빅 데이터 분석․연결․공유를 위한 기본적인 역할을 담당하게끔 하고 국가 소유의 데이터를 모든 수요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야 한다.

셋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관광산업이 대응하기 위해서는 발 빠른 공진화(共進化)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새로운 기술을 기존 관광산업으로 접목시키는 플랫폼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스마트관광 통합 플랫폼의 구축에 주력하는 것도 시의적절하다. 정부와 관광기업간의 중간지원기관들을 집합시켜 왕성한 서비스 기술을 발굴․개발하는 혁신지원시스템이 모색돼야 한다. ICT 분야의 중소기업, 소상공인, 청년사업가, 창업자 등을 규합하여 관광부문으로 더 끌어들여야 한다.

끝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관광정책의 방향은 새로운 고객가치의 창출과 품질개선에 두어야 한다. 단순한 관광정보 서비스 전달에 그치지 않고 여행 전체를 편안하게 만드는 ICT 연계 고객맞춤형 여행서비스를 창출하는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또한 여행의 전 과정을 상호 연결하는 ICT 플랫폼을 구축하여 여행 시 겪게 되는 불편과 애로사항을 발굴․해소하고 여행의 품질을 혁신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미래학자 피터 슈워츠는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고, 성공은 실천하는 자의 것’이라고 했던 것을 명심하자.

<객원논설위원-호원대학교 호텔관광학부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