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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정말 필요악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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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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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충식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2015년 말 터진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가 전 세계를 뒤 흔들어 놨다. 고리타분하리만큼 정직한 이미지를 가졌던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 사건을 일으킨 것이다. 세계는 경악했고 ‘클린디젤’ 기술은 피노키오 이미지로 둔갑됐다. 디젤엔진 차량을 소유한 소비자는 환경을 생각하지 않은 몰상식한 사람이 됐으며, 디젤엔진을 친환경자동차 기술개발 목록에서 배제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폭스바겐을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범죄적 사실은 단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스캔들로 얼룩진 과학적 사실은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혹 이와 같은 스캔들로 인해 현존하는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 변환 기술을 경외 시 하는 일이 발생할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자동차기술 기술개발(R&D)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우리 경제 및 에너지 안보를 결정하는 일이라 어렵지만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분석을 통해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미래 자동차 동력을 개발하는 것에 있어서 반드시 고려할 점으로는 에너지 안보, 경제성, 환경성, 기술성을 들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 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총 7번에 걸쳐 2050년 에너지기술전망(ETP ; Energy Technology Perspectives) 보고서를 발간했다.

처음에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근거로 ‘베이스라인(Base Line․기준점)’, ‘액트 맵(Act Map․실천 지침)’, ‘블루 맵(Blue Map․청사진)’ 3가지 시나리오가 제시됐고, 2010년 이들 3가지 시나리오가 각각 6DS(6℃ Scenario), 4DS(4℃ Scenario), 2DS(2℃ Scenario)로 변형된 후 이에 대한 분석이 이뤄졌다.

자동차 기술 시나리오 가운데 가장 현실적인 6DS는 내연기관 중심에 더해, 저탄소 연료 적용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 확대를 전망하고 있다. 반면, 가장 이상적인 2DS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 배터리 전기자동차, 수소 연료전지자동차 판매의 최대화를 전망하고 있다.

주목해야 될 점은 가장 이상적인 2DS도 최근 세계 주요 이슈에 의해 내연기관 확대를 반영하는 추세에 있다. 또한 미국에너지정보관리원(EIA ;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이 2016년 발표한 수송부문 에너지원 전망에 따르면 2040년에도 가솔린 33%, 디젤 33%, 천연가스 11%, 항공용 제트연료 14% 순으로 내연기관 비중이 높게 구성돼 있고, 나머지 9%가 선박용 중유, LPG 등 대체연료, 바이오 연료, 전기 동력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즉 석유가스계 연료를 위주로 하는 화석연료는 그 경제성과 에너지안보 중심축으로서 당분간 안방을 차지할 것으로 본 것이다.

현재 자동차 동력기관을 대표하는 가솔린엔진과 디젤엔진은 에너지 밀도가 높은 석유 연료를 이용해 저렴하면서 큰 힘을 내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00여년 동안 기술개발을 통해 가솔린엔진은 38%, 디젤엔진은 43%에 이르는 제동열효율을 달성할 정도로 기술적 성숙도 또한 높다.

이와 같은 보고서 및 과학적 사실을 기반으로 우리가 주목할 것은 디젤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내연기관 기술이 향후 에너지 변환기술에서 중추적 역할을 차지 할 것이라는 점이다. 한 기업이 저지른 부도덕한 행위로 인해 유한한 화석에너지를 가장 효과적/친환경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디젤엔진 기술이 사장(死藏)돼야 하는 기술로 오도(誤導)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

현시점에서 다시 한 번 ‘디젤 게이트’ 사건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 범죄적 사실과 과학적 사실을 분리한 성숙한 안목이 지식적 재산으로 국가 기반을 마련한 우리를 한층 발전된 미래로 인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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