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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KOTI 브리프] 조한선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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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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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에서 우회전 어떻게 해야 하나 ?
우리나라에서의 RTOR(Right-Turn on Red)

   
 

우리나라는 현재 대부분의 신호교차로는 특별한 지시사항이 없는 한 RTOR(Right-Turn on Red)로 운영 중에 있다. 즉, 신호교차로에서 직진방향이 적색일 경우 우회전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현장에서 보행자와의 상충문제로 인해 적색등화 시 우회전을 해야 할지 말아야할지 헷갈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본 글에서는 도로교통법 상 우회전하는 방법 및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검토하고 제시하고자 한다.

적색등화시 우회전을 가능(RTOR)하게 하는 것은 혼잡한 신호교차로에서 우회전 교통량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함으로써 교차로 전체의 교통흐름을 향상시키려는 시도로 상당히 효과적인 운영방안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도로용량편람(2013)’에서도 신호교차로 용량분석 시, RTOR이 허용될 경우 실제 우회전 교통량의 1/2만을 용량분석에 반영함으로써 RTOR의 효과를 명확히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RTOR 운영으로 인해 우회전 시 운전자들은 매번 혼란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한 잦은 교통사고가 발생해 부작용이 초래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는 도로교통법 상 신호교차로에서 우회전 방법을 모호하게 적시하고 있는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며, 또한 우회전 사고관련 판례는 도로교통법의 내용과 상이해 이용자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도로교통법에는 RTOR에 대한 조항이 별도로 없고 제25조(교차로 통행방법) 및 제27조(보행자의 보호)에 교차로 통과 시 운전자가 주의해야 할 점 들이 명시돼 있다. 이 두 조항에 따르면, 운전자는 우회전 시 신호에 따라 통행을 해야 하며, 특히 보행자가 횡단하고 있을 경우 이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 즉, 법에는 RTOR에 대한 정확한 의미 및 운전요령은 명시돼있지 않고, 이는 동법 시행규칙 제6조(신호기) ‘신호기가 표시하는 신호의 종류 및 신호의 뜻’에 적색등화의 의미로 ‘차마는 정지선, 횡단보도 및 교차로의 직전에서 정지해야 한다. 다만, 신호에 따라 진행하는 다른 차마의 교통을 방해하지 아니하고 우회전할 수 있다’라 명시돼 있다. 즉, 신호교차로에서 우회전할 때 신호가 적색일 경우, ‘신호에 따라 진행하는 다른 차마의 교통을 방해하지 아니하고 우회전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 조항이 바로 우리나라에 RTOR을 허용하는 근거인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차마’란 도로교통법 제2조(정의)에 명시되어 있듯이 보행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즉, RTOR 시 보행자와의 상충문제는 다루지 않고 있다.

<그림 1>의 경우가 운전자들이 흔히 경험하는 우회전 시 헷갈려하는 경우인데, 이 경우 우회전 전 횡단보도(A)가 녹색이기 때문에 보행자가 있을 수 있으므로, 운전자는 도로교통법 제27조(보행자의 보호)에 의해 정지선에 일시 정지해야 하고, 보행자의 통행을 방해해서는 안된다. 다시 말해 보행자가 없을 경우 우회전은 가능하다고 봐야한다.

그러나 최근 판례(2011년)의 경우,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차량 적색등화 시 우회전 후 보행자와 충둘사고가 발생한 것인데 이를 신호위반으로 처리했다. 이 경우는 도로교통법 상 당연히 우회전이 가능하니 신호위반이 아니라 보행자의 보호 불이행으로 처리돼야 할 것이다. 이 판례 이후로 경찰에서도 ‘차량신호 적색/우회전 직전의 보행신호 녹색 시 우회전은 불가능하다’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바로 도로교통법시행규칙에서 명시하고 있는 차량용 적색등화의 의미(신호에 따라 진행하는 다른 차마의 교통을 방해하지 아니하고 우회전할 수 있다)와 상충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법과 판례 또는 경찰청 견해가 다르다 보니 당연히 현장에서 운전자들은 헷갈려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엔나 협약에 따라 적색등화 시 우회전을 금지(RTOR 금지)시킬 수도 있겠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교통상황, 특히, 신호교차로에서의 극심한 교통혼잡상황을 고려해 볼 때 RTOR은 오히려 장려돼야 한다고 판단되며, 이를 위해서는 다만 RTOR에 대한 명확한 법적인 정리가 필요할 것이다.

즉, 그림 1의 경우(차량신호 적색/우회전 직전의 횡단보도 녹색 시) 도로교통법에서는 어디에도 우회전을 금지하는 조항이 없으며, 다만 법에서 명시하고 있듯이 반드시 정지 후 보행자에 방해가 되는 않는 범위에서 우회전을 허용하면 되는 것이다. 이를 보다 명확히 하기위해 적색등화의 의미에 ‘교차로 진입전 횡단보도 보행자용 신호 녹색등화 시 우회전 할 경우 반드시 정지 후 보행자에 방해가 되는 않는 범위에서 우회전 할 수 있다’라는 문구를 추가하면 될 것이다.

다른 대안으로, 현재 판례의 결과나 경찰청 입장을 수용하는 것으로 적색등화의 의미에 ‘교차로 진입 전 횡단보도 보행자용 신호 녹색등화 시 우회전 할 수 없다’라는 문구를 추가하면 될 것이다. 두 번째 대안이 보행자와의 충돌사고를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나, 보행자가 거의 없는 횡단보도에서는 교차로 운영효율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교차로의 특성에 따라 별도로 규제표지판을 설치해 각각의 특성에 맞게 적용하는 것도 생각해 볼만한 방안일 것이다.

이렇듯 우리나라에서의 RTOR은 분명히 문제가 있으며 하루속히 경찰과 관련 전문가들의 활발한 논의를 통해 어떤 식으로든 해결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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