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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도심물류의 모습은?
이재인 기자  |  koderi@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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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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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쉬코리아 이승엽 물류기획팀장 

왜 온라인으로 구입한 물건은 항상 옥천, 대전, 군포 등 특정 지역에서 하루 머무르는 것일까? 온라인 구매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한 번쯤 가졌을 법한 의문이다. 심지어 집 근처 우편취급국에서 접수된 물건도 여지없이 그 지역을 거치게 되는데 바로 물건을 받아볼 수는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첫째, 한국의 도심 물류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도심 물류라고 할 수 있는 배송 프로세스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메가 허브 앤 스포크 (Hub-and-Spoke)방식으로 출발지의 물량을 일괄적으로 모아 분류하고, 이후 최종 도착지까지 영업소들을 거쳐 배송하기 때문에 출발지 및 도착지의 거리와 무관하게 모든 물량이 특정 지역에 머물게 되는 것이다. 그로 인한 경로의 비효율성, 도심 교통흐름의 저해, 환경오염 등의 여러 비효율적인 요소들은 감수해야만 하는 것쯤으로 여겨지고 있다.

혹자는 도심 물량을 선별하기 위해 별도의 분류 단계를 추가로 두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간이 단축돼 오히려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반문할 수 있겠으나, 이는 간단한 질문으로 증명할 수 있다. ‘우리가 과연 10년 뒤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배송하고 있을 것인가?’ 쉽게 생각해봐도 분류 시스템을 통해 각 물량을 선별한 뒤 그에 최적화된 프로세스에 따라 배송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듯 배송 효율성을 위해서는 시스템 복잡성 상승을 수반하게 되는데, 메가시티화(化)와 다빈도 소량 배송의 급증은 비단 서울만의 이슈가 아닌 글로벌 추세다.

둘째, 비슷한 환경을 겪었던 다른 나라의 도심 물류 사례 자체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다. 일본은 2007년 일본 국토교통성에서 제정한 ‘도시물류 토탈플랜’을 통해 배송 거리, 시설 필요 유무, 납품처 중복 여부 등에 따라 수직적•수평적 물류 공동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도시교통 흐름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개선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도쿄의 마천루 센터들을 중심으로 한 수직적 물류공동화 방식과 지구 및 지역 중심의 수평적 물류공동화 방식은 우리나라에도 충분히 도입해볼 만하다.

유럽은 도심 내 물류를 공동화하는 LAMILO 프로젝트(참여국: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를 통해 전기자전거와 전기차를 활용하여 라스트 마일 배송에서의 효율성 확보하고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있다. 또한, SMILE 프로젝트(참여국: 그리스, 스페인, 프랑스, 크로아티아)를 통해서는 도심 지역에 친환경 이동형 컨테이너 기반의 소규모 분산 물류 시설 도입을 위한 테스트 중이다. 특히 프랑스는 UCC(Urban Consolidation Center), 집배송 포인트(Pick-up Point) 확산 사업 등을 통해 도시권 배송 물량 공동처리에 센(Seine) 강 수운, 건물 주차장 등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싱가포르도 Smart Nation 정책하에 클라우드 기반의 혁신적 물류 인프라 도입 및 도심 물류 고도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 역시 국토부, 한국교통연구원, 서울연구원 등 여러 기관에서 서울시 물류기본기획(2012)이나 수도권 도시물류시설 효율성 방안(2012)과 같은 여러 연구 결과와 방안들을 논의하고 있으며 일부 시행 중에 있다. 이를테면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택배 집하소를 운영해 각 택배 업체들의 물품을 일괄 수거한 뒤, 입주민이 직접 수령하거나 혹은 아파트 단지와 위탁 계약을 맺은 통합택배업체에서 직접 배송하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또한, 보안상 택배차량의 진입이 제한되는 정부청사는 2011년부터 종합청사 택배배송센터를 운영하면서 배송센터 담당자가 배송 물품을 일괄적으로 수령 관리하면서 고객에게 인계하는 배송을 시행 중에 있다. 그 외에도 고령 인력을 활용한 실버택배도 시행 사례 중 하나에 속한다.

다만 위 시행들은 관련 인프라 부족, 인식 개선 미흡, 비효율적인 프로세스 등이 여러 민원으로 이어져 활성화되고 있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배송업체 간 물량 정보 공유로 인해 민감한 부분까지 추론이 가능해지거나, 자신의 판매 실적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화주 측의 요청이 물류공동화의 근본적인 한계점으로 작용해 민간기업 중심의 방안들에 더욱 저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물류 선진국의 도심 물류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1990년대 초부터 도심 물류 발전 차원에서 각 도시의 특성과 시스템을 잘 활용하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식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우리도 기존의 한계점에서 벗어나 한국형 도심 물류를 시도해보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인프라 중 즉시 활용 가능한 것들을 열린 시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도심 길거리를 보면 커다란 배송 박스를 달고 다니는 이륜차들이 차고 넘친다. 단순히 음식 배송 중이겠다는 예상을 뛰어넘어 다양한 형태의 물건을 싣고 다니는 이륜차가 자주 눈에 띈다. 전체 물류 프로세스에서의 라스트 마일 배송 단계는 적은 투입 비용 대비 그 효과가 막대하다는 점에서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기에 적합하고, 이때 이륜차를 활용한 도심 물류는 꽤 괜찮은 선택지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출발 지점과 도착 지점을 최대한 직선에 가깝게 이어준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러나 이를 제대로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그 기저에 시스템 간의 유려한 배송정보 이동, 기사의 실시간 위치 및 현재 수행 중인 배송정보 파악, 머신 러닝 기반의 배송 라우팅 등 여러 최신 기술이 필요하다. 나아가 이륜차 물류는 고객과의 최종 접점을 담당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O2O 서비스 플랫폼화까지도 발전 가능한데, 일례로 인도네시아의 대표 물류 서비스 기업인 고젝(GO-JEK)은 이륜차를 기반으로 운송, 교통, 쇼핑, 음식 배달의 고객 접점 서비스를 모두 커버하고 있다. 라스트 마일 배송이 그 자체로 O2O 산업의 전제가 되어준다는 점에서 그 장기적인 영향력까지 확인할 수 있다.

시야를 조금 더 넓혀 서울 전체를 살펴보자. 동서를 가르는 커다란 한강이 있고, 도심 곳곳을 다니는 잘 갖춰진 메트로도 있다. 동서 간 물류를 수상 택시가 담당하고, 교통 체증 구간의 물류를 정시성을 최대 강점으로 한 메트로로 해결한다면 배송의 신속성뿐 아니라 정시성까지 보장할 수 있게 된다. 수상 택시 정류장에서 이루어지는 이륜차/사륜차 간 상하차와 메트로까지 결합된 물류는 실제로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메쉬코리아의 주도로 관련 기관과의 MOU를 통해 실현 가능한 도심 물류로 되어가고 있다. 구현된다면 도심 물류의 글로벌한 선례가 될 것이라 기대된다. 물론, 실질적인 도심 물류 인프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각종 기존의 규제들에 관해 서울시의 협조와 정부의 규제 완화가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도심 물류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더 많은 점을 더 자주 잇는 선들의 집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인프라와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기술의 융합을 통해 진정한 한국형 도심 물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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